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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 (Ice Age: Dawn of the Dinosaurs, 2009)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신작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는 그 소재로만 보자면 이 시리즈의 이야기거리가 더이상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1편에서는 세 명의 주인공이 만나 제목처럼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을 모험했고, 2편에서는 그 눈과 얼음이 녹아갑니다. 제작진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3편은 시리즈의 제목과는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3편의 주요 소재는 공룡의 등장입니다. 아니, 빙하기도 다 끝나가는 마당에 어떻게 공룡이?! 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지만 뭐, 안되는게 어디 있겠습니까? 음모론에 흔히 등장하는 지구공동설을 끌여들여와 매니, 시드, 디에고, 엘리, 스크랫 등은 공룡들이 활보하는 녹색 가득한 공룡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됩니다. 새하얀 눈과 얼음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닙니다.

매니는 임신한 엘리를 돌보고 아기의 보금자리를 준비하기 위해 여념이 없고, 먹이감을 쫓다가 금새 현기증을 느끼고만 디에고는 자신이 홀로 서야만 과거의 야생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친구들 곁을 떠나려 합니다. 시드는 우연히 발견한 공룡알을 돌보고는 알에서 깨어난 공룡들의 어미 역할을 합니다. 이 세 명의 친구들이 각자의 길을 걸으려는 순간, 그들은 공룡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되고, 그 안에서의 모험을 통해서 친구들은 우정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소재 고갈의 흔적이 역력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번 3편은 적어도 기본은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유머와 액션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제가 본 상영본이 3D 상영용이 아니었던지라, 확신해 말할 수는 없지만 3D 상영으로 보았을 때 흥미로울 것으로 보이는 액션 시퀀스들이 존재하니 시각적인 측면에서의 즐거움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기다 이번 3편에서는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이자 보배라고 여기는) 스크랫의 활약상에 더해서 스크랫의 여자친구까지 합세해 새로운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스크랫은 여전히 최고입니다.

기본은 하고 있는 영화지만, 반대로 그 기본만 하고 있을 뿐이지 큰 새로움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최대의 단점입니다. 스크랫의 여자친구나 사이몬 페그가 감칠맛 나게 목소리 연기를 한 벅 등의 새로운 캐릭터를 가세시키고 있긴 기본적인 갈등관계 등의 이야기 측면에서는 지난 시리즈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을 뿐입니다. 색다른 아이디어를 통한 돌파구가 아쉬울 따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무난한 가족영화로는 손색이 없긴 하지만 말입니다.

얼마전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 4편의 제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언급했던 소재고갈 때문인지, 이제는 장소뿐라 아니다 시대까지 건너뛸 계획이라고 합니다. 시드/매니/디에고 등이 얼음 속에 갇혀있다가 현대의 박물관에서 깨어나는 것이 4편의 주요 줄거리입니다. 이거..."아기공룡 둘리" 인데요?

P.S 시사회를 통해 미리 접한 영화로 국내에는 오는 8월 12일 개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