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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 2009)

셜록 홈즈
'셜록 홈즈'.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제 어린 시절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에게 셜록 홈즈는 모리스 르블랑이 창조한 '아르센 뤼팽'과 함께 열광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통찰력과 놀라운 두뇌 회전, 어찌보면 괴팍한 성격의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란...

가이 리치가 연출을 맡은 이번 영화 "셜록 홈즈"는 그런 소설 속 셜록 홈즈와 그의 단짝 왓슨과는 큰 틀에서의 설정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코넌 도일의 소설이 원작이 아니라 리오넬 위그램의 그래픽 노블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가이 리치도 자신의 영화 속 홈즈는 소설의 홈즈와는 다르게 액션 히어로가 될 것이라고 말해오기도 했고, 실제로도 그러합니다. 홈즈에게 초점이 맞춰지긴 했지만, 주드 로가 연기한 왓슨 박사 역시 소설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잠긴 문을 따려던 홈즈의 뒤에서 그 문을 걷어차는 왓슨이란...

영화는 어떤 면에서 보자면 이런 소설과 다른 캐릭터가 주는 매력과 그 앙상블이 재미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액션 블럭버스터로 변모한 "셜록 홈즈"에게 일종의 필요충분조건이었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캐릭터의 매력과 액션 장면이 주는 재미는 분명 있으나, 영화는 다소 심심한 감이 있습니다. 마크 스트롱이 연기하는 이번 작에서의 적 블랙우드 경의 캐릭터가 그 캐릭터의 상징성은 일단 뒤로 하고, 존재감이 셜록 홈즈에 비해서 심히 뒤쳐지면서 극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일 것이고 나름 선방하긴 했지만 가이 리치가 여전히 자신의 리즈 시절(?) 때의 그 감각을 다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이유일 것입니다.

이 영화가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했을 때, 분명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어서 상당히 애매하다 할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캐릭터의 매력을 알리는데는 성공했다는 것은 나름 위안거리이긴 합니다.

P.S 레이첼 맥아담스 비중만 늘려줬더라도 전 만족했을 겁니다!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