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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3:10 투 유마 (3:10 to Yuma, 2007)

3:10 투 유마
“3:10 투 유마”는 간만에 등장하는 서부 영화로 전설적인 악당 총잡이인 벤 웨이드(러셀 크로우 분)와 가난한 절름발이 목장주 댄 에반스(크리스챤 베일)가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악명을 떨치던 벤은 결국은 체포되고, 댄은 그런 벤을 유마행 기차를 태울 역까지 후송하는 일에 자원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서부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정의로운 총잡이가 떠오르지만, 영화 속 댄은 그런 인물은 아닙니다. 그가 벤을 후송하려 하는 이유는 정의감이 아닌 빚을 갚기 위한 단돈 200달러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후송 과정에서 벤과 댄이 정서적으로 일종의 교감을 나누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 이 과정이 그리 설득력 있지가 못합니다. 거기다가 이 두 캐릭터는 또 뭔 과거의 기억이 그리 있는지... 벤이 왜 그렇게 성경 구절을 잘 읆는지, 그리고 댄은 남북전쟁 중에 어떤 이유로 다리를 잃게 되었고  또 왜 그것을 숨기려 하는 지 등. 이런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두 캐릭터가 가까워지는 계기를 또 한번 마련하려 한 것 같은데 이 또한 그다지 마뜩찮아 보입니다. 결국 이 영화에서 남는 것이라고는 마지막 15분의 총격 장면뿐으로,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지금까지 끌어온 것입니다. 총격 장면이 볼 만은 하지만, 사실 그것을 위해 끌어온 이야기들이 흥미를 잃으면서, 그 또한 색을 바랍니다.

요즈음의 대세가 단순히 선과 악으로 구분되는 캐릭터보다는 그 경계가 미묘한 캐릭터를 선호하는 것인데, 이 영화는 적어도 그러한 것보다는 차라리 확실한 선악 구별을 해주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만큼 두 캐릭터가 인상적이지 못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