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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포비든 킹덤 -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 (The Forbidden Kingdom, 2008)

포비든 킹덤
"포비든 킹덤"은 성룡과 이연걸이 한 영화에 처음으로 같이 출연하면서 큰 화제가 된 영화입니다.  이 두 배우의 명성답게 영화는 전형적인 소년의 성장스토리를 다루고 있지만 그런 소년을 돕는 인물로 분한 두 배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입니다. 최근에 이것과 비슷한 영화가 있었지요. "트랜스포머"라고 말이죠. "트랜스포머"도 찌질한 10대 소년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 분)가 로봇들과의 한바탕 소동을 겪게 되면서 예쁜 미녀의 사랑과 멋진 차까지 얻게 되는 성장스토리이지만, 실제로는 그 이야기보다는 로봇들에 더 큰 촛점과 재미가 담겨있었지요. 옵티머스 프라임, 범블비, 메가트론 등등을 성룡과 이연걸로 대체하고 배경을 판타지로 바꾼 것이 이 "포비든 킹덤"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듯 합니다.

홍콩영화에 심취해 살던 10대 소년 제이슨(마이클 안가라노)은 평소 자주찾던 전당포에서 여의봉을 발견하게 되고, 판타지 속 중국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알게 된 것이 자신이 500년동안 내려져 오던 전설의 주인공으로, 여의봉을 오행산 꼭대기에 돌이 되어 있는 손오공에게 건네주어 제이드 장군의 폭정을 끝내야 한다는 것. 그 전설을 실행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제이슨은 루얀(성룡 분)과 묵승(이연걸 분)과 스패로우(유역비 분)을 만나 그들을 도움을 받습니다.

사실, 어쩌면 이 영화는 성룡과 이연걸, 그리고 홍콩무협액션영화에 바치는 헌정영화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킬 빌"과 좀 다른 분위기의... 홍콩영화들의 포스터를 이용해 만든 타이틀 시퀀스부터 취권을 구사하며 영화 속에 처음으로(그 전에 분장하고 1인 2역으로 전당포 주인노인으로 등장하지만.) 모습을 보이는 성룡의 모습이나, 성룡과 이연걸이 서로 권법을 바꿔가면서 펼치는 액션장면들이 말이죠. 쇼브라더스(영화 중에도 한번 언급됩니다.)로 대표되는 과거의 홍콩액션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매우 얕은지라 이 정도 밖에 적을 수는 없지만, 홍콩영화 팬 분들이 보시면 재미나는 부분이 더 있을것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 언급했지만, 영화는 스토리의 식상함을 성룡과 이연걸이라는 배우들로 메웁니다. 기대했던 둘의 액션장면은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일단 둘이 영화 상에서 격돌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니까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칭찬할 부분은 두 스타 배우들의 격돌에서 누가 더 강하다거나, 약하게 보이지 않도록 그 강도를 잘 조절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배우 자신들에게도 문제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팬들에게도 큰 문제일테니까 말이죠. 어찌됐든 결판이 나야 한다는 분들에게는 실망일테지만 말입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딱 그뿐입니다. 성룡과 이연걸이라는 배우들을 걷어내고 본다면, 지극히 식상하고 뻔한 스토리에 평면적인 캐릭터들로 그득하거든요. 그렇다보니 두 배우로 간신히 그런 전체적인 영화를 틀어막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됐든 영화를 끌어나가는 중심 인물인 제이슨 역의 마이클 안가리노도 평범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구요. 찌질한 10대 소년의 모습과 능청스러움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며, 눈돌아가는 로봇들 사이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샤이아 라보프와 비교해 보면 더더욱 말이죠. 그렇다보니 마지막에 풋볼(풋볼부 들어가려다 시험봤으나 떨어졌던..)에서 터치다운하듯이 큐브를 들고 달리는 샘 윗위키의 모습과 같은 이펙트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맞은 놈이 힘 키워 때린 놈 때려 준다는 것은 심하게 뻔하잖아요. (샤이아 라보프. 뭐, 그러니 잘 나가는 스타지 괜히 스타겠냐만 말입니다.)

"포비든 킹덤"을 보실 분들은 이것 하나만 기억하세요. 성룡과 이연걸이 나온다. 그리고 그 외에는 모두 무시하세요. 그게 이 영화를 보는 방법입니다.

P.S 전설의 맛스타(응?)라... 과연 무슨 맛일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사과맛, 복숭아맛만 질리게 먹어서 가끔 나오던 포도맛 맛스타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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