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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해프닝 (The Happening, 2008)

해프닝
저는 영화 관람 후, 그 영화의 감상기를 거의 다 올리는 편입니다. 개중에 몇몇 올리지 못한 것들의 경우는 우선 시간이 없어서 작성을 못하고 시기를 놓친 경우가 하나, 아니면 정말 극도의 실망감에 다시 머리 속에 떠올리기 조차 싫어서 상종을 안하게 되는 경우가 하나가 있습니다. 전직 '낚시의 제왕', '반전의 마술사', M. 나이트 샤말란의 신작 "해프닝"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영화 본 직후에 제가 이렇게 서둘러 글을 남기는 이유는 지금 아니면 아예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려 노력하다가 작성을 안 할 것 같아서입니다. 또한 그것을 우려한 이유는 이 글을 보실 분들 중에서 혹여나 이 영화 관람을 마음에 두신 분이 있다면, 그 마음을 돌리고픈 마음 때문입니다.

"해프닝"은 미스테리스러운 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 뉴욕 센트럴 파크 한가운데 부터 발생한 이상한 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뭐, 당한다기보다는 스스로 자살을 해버리는 것이니...) 이 이상 현상은 점차 범위를 넓히며 퍼져나갑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이 죽음의 공포를 피해서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피난처를 향합니다.

이 영화는 총체적인 문제점을 두루 갖고 있습니다. 낚시스러운 오프닝을 뒤로 하고 한없이 늘어지고 지루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중반부,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장난이었다는 듯이 경악을 금치 못할 분노를 자아내는 어처구니 없는 마지막 마무리. 거기에 여주인공인 주이 디샤넬을 비롯한 전 출연진들의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연기까지 더해지면 애초에 볼거리 없는 시나리오의 문제점에 감독의 디렉팅 능력 등 전방위에 걸쳐 그 책임의 화살이 돌아갑니다. 즉, 시나리오에 연출까지(거기에 제작도 참여) 맡은 샤말란의 종말을 이 영화 하나로 보실 수 있다는 것이죠.

올 한해 많은 영화들을 봤지만, 혹여나 최악의 영화를 누군가가 묻는다면 전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이 "해프닝"을 꼽겠습니다. 예전 딴지일보 식으로 '현시간부로 쉣 무비 경보령이 내려졌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