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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강철중: 공공의 적 1-1 (2008)

강철중: 공공의 적 1-1
돈이 없다 그래서 패고 말 안듣는다 그래서 패고 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 나뻐 그래서 패고 이렇게 맞은 애들이 4열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바퀴인 그 형이 돌아왔습니다.


바로 전작은 어울리지도 않는 갑갑한 양복아래 갇힌 철중이 형 보는 것이 내내 껄끄러웠습니다. 그 형이 다시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 경사로 돌아온 것입니다. 강철중에게 가장 걸맞는 옷은 바로 이 형사 옷인 것 분명한데, 시간이 지나더니 살짝 변했습니다. 둘이었던 딸네미는 왠일인지 한명으로 줄어있고, 이래저래 약한 모습도 보입니다. 형~ 안 그러셨잖아요~ 그래도 경사 강철중은 강철중인지라, 기본은 갑니다. 캐릭터 영화로서의 전전작의 대성공의 아우라가 그래도 계속 이어지기는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작을 이용한 웃음코드의 사용도 적절한 편입니다. 고등학생 애들 데리고, 조폭 이야기로 썰을 풀려다보니 강철중이라는 캐릭터를 이끄는 힘 외로 욕설이 난무하고 또, 그것을 웃음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눈에 거슬리긴 합니다만...그래도 1편의 아우라는 대단합니다. 그게 이 영화를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세 편의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공공의 적들의 공통점, 이중성입니다. 1편의 적은 겉으로는 잘나가는 펀드매니저지만 진짜 정체는 천인공노할 패륜아였고, 2편은 번지르한 교육재단 이사장이나, 실상은 자본이란 이름하에 군림하는 제왕, 1-1은 거성기업이라는 이름을 내건 물류,유통, 건설 기업의 회장. 허나 진실은 수틀리면 바로 칼이 날아오는 조폭입니다. 이런 이중성이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 작품의 적은 조금 틀립니다. 장진의 각본 탓이겠지만 좀 인간적이라고 할까요. 좋게 말하면 악역 캐릭터에도 다층적인 면을 부여했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공공의 적"이라는 시리즈에서 본다면 강한 공분을 불러일으킬 포인트를 흐리게 합니다. 단순하기 하지만, 그게 이 시리즈의 핵심인데 말이죠.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영화의 시작은 변명입니다. 조폭이 멋있다고 아우성대는 아이들, 그에 한탄하는 강철중. '그게 다 드라마니까, 꾸며 낸거다' 라고 강변하지만, 결국 이 영화의 소재도 조폭입니다. 행동대장 문수는 차갑고 샤프하며, 이원술은 아이 데리고 주말농원 찾아가고 밤에 온 전화에 아내에게 눈치밥 먹는 아빠이기도 합니다. 공분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영화에 대한 변명, 또 조폭이야기라서 미안하다는 변명. 그게 영화의 시작입니다.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내뱉으면서도, 이 영화에 자체 평가로 Good을 달아버린 이유는 또 말하지만, 형사로 돌아온 강철중 때문입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달달한 유머에 살짝 변하기 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배급사의 막강한 지지력. 한국영화의 현 상황에 빗대면 주자 만루 상황에서 올라온 구원투수로, 잘하면 무실점으로 이닝 마무리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