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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 (赤壁: Red Cliff, 2008)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
사실 개인적으로는 삼국지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어쨋든 이 풍진세상 지나갔던 인간군상들일진데 사나이의 웅대한 기상, 꿈, 우정, 용맹 등으로 과대하게 포장시킨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거기다가 얼마전 개봉했던 삼국지 관련 영화인 "삼국지 - 용의 부활"(이하 용의 부활)도 그렇고 영화로 옮길때 '대륙인의 기개'(라고 쓰고 허풍이라고 읽습니다.)의 과도한 표현이 우려스럽기도 하고 말이죠. 말이 나와서 그런데 "용의 부활"이나 이번 오우삼의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하 적벽대전)이나 원작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는 않습니다. 나름의 변주를 하고 있지요. "용의 부활"은 조자룡이라는 인물 하나에 집중했던 작품이었다면, "적벽대전"은 "삼국지" 내에서 가장 큰 전투 중 하나를 다루면서 기존의 유관장 트리오가 아닌 제갈량과 주유에 집중한 작품입니다. 오우삼 작품의 중심인 남자들 사이의 우정, 형제애를 다루기에는 당연히 유관장 트리오 이야기가 더 쉬울테지만, 그건 너무도 많은 노출이 있었다는 것이 문제점이 있었겠지요.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부분은 "용의 부활"과 같은 부분입니다. 조운이 아두를 구하는 장면. 이번 영화에서 중심은 아니지만, 어쨋든 큰 인물들인 유관장 트리오 및 조운 등의 여러인물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그 장면을 선택했을테지만, 문제는 이미 "용의 부활"에서 다룬 장면이라는 것입니다. 그 간격이 큰 것도 아니고 근 몇달 사이에의 개봉작에서 이런 유사 장면이 그대로 보인다는 것은 사실 신선함면에서는 크게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이 장면이 "용의 부활"과 비교했을때 아주 확연할 정도로 획기적인 느낌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이런 시작을 지나서 영화는 전개되지만, 많이들 아시다피시피 이 영화는 두편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중 그 첫번째 작품입니다. 가장 중요한 적벽대전은 겨울에 개봉할 2편에서 공개되고, 이 작품에서는 그 시작 전의 모습까지만 그리고 있습니다. 중요한 2편을 앞두고 있는 작품으로 영화는 그 기반 작업, 대표적으로 캐릭터 구축 및 상황설명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기대하던 큰 스펙타클함 등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물론, 그러한 캐릭터구축과 설명이 이 영화에서 중심으로 가져온 제갈량과 주유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일조하기는 합니다만.)그나마 1편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구궁팔괘진' 장면도 생각보다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합니다. '구궁팔괘진'을 비롯한 영화에서 선보이는 다른 전투 장면들도 마찬가지이구요. 특히나 주요 장수들의 전장에서의 모습은 마치 코에이의 비디오게임 "진삼국무쌍"을 보는 것 같아 실망스럽습니다. (..저러다 무쌍난무 안하나 하는..)

사실, 이렇게 궁시렁대지만 이러한 모습을 그저 묵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직전에 언급했지만,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2편에 등장할 적벽대전으로 나머지는 모두 그것을 위한 사전 단계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1편만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아쉬운 작품임에야 분명하지만 겨울에 2편이 개봉 후, 둘을 합쳐 전체적인 하나의 작품으로 이해해봐야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 영화는 2편을 위한 떡밥이니까 말입니다.

P.S1 ...제가 생각하는 제갈량의 이미지는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음흉함'인데 말입니다. 언제나 제갈선생은 음흉함이 아닌 다른 멋진 무엇인가가 있게 그려져요.

P.S2 역시나 중국애들이 오늘날 벌이는 소림전투축구는 그때부터 전해져 오던 것인가 봅니다. 그 장면을 집어넣은 것은 어쩌면 우리가 '축구의 원조다'라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서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그리고...역시 축구는 군대스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