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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PiFAN 2008 리뷰] 미라지맨 (Mirageman, 2007)

미라지맨
영화 "미라지맨"은 칠레에서 온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슈퍼히어로물이라고 하지만, 영화 속에서도 언급되듯이 주인공 마코는 아이언맨도, 벽을 타는 스파이더맨도, 배트모빌을 모는 백만장자도 아닙니다. 그는 그저 가라데 등으로 단련된 무술유단자로 현실은 나이트클럽 기도입니다. 그가 무술유단자가 된 계기에는 과거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과거 그의 가족은 거리를 걷던 중 강도들의 습격을 당해 부모님은 돌아가시시고 자신은 부상당했으며, 남동생은 강간당해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그 이후로 그는 스스로를 단련해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코는 집을 터는 강도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제압합니다. 마침 그 집은 한 기자의 집이었으며, 그 소식이 뉴스를 타게 되고 그것을 본 마코의 동생이 약간의 회복 기미를 보입니다. 마코는 동생이 보이는 회복증세를 보고 정의실현에 대한 욕구를 느끼게 됩니다. 여타 슈퍼히어로들이 그렇듯 그도 복장을 갖추어야 합니다. 복면, 벨트, 쫄쫄이 등이 그것인데 그는 그것들을 구하는 일반 시장에서 구입합니다. 그렇게 복장을 갖춘 그는 본격적으로 악에 응징을 가하기 시작하는데 소매치기를 쫓아간 마코는 변신을 시도합니다. 마코의 변신은 슈퍼맨처럼 와이셔츠를 젖히며 S마크를 확 드러내는 그것이 전혀 아닌, 쓰레기통 뒤에서의 눈치보며 소심하게 변신하는 모습입니다. 나름 거구인 마코(마코 자러 분)가 쭈그리고 앉아서 낑낑대며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란... 어쨋든 첫 미션으로 소매치기들을 제압한 마코의 활약상은 이번에도 뉴스를 타게 됩니다. 뉴스 앵커가 마코에게 전하는 말이란 '여성스럽고, 우스꽝스런 복장. 슈퍼히어로께서는 복장을 좀 더 잘 갖추시라'는 지적입니다. 충격을 먹는 마코는 다시 코스튬을 재정비하고(그래도 파란 마스크에서 눈에 검은색 렌즈는 여전히 좀 어설픕니다. 그리고, 그 렌즈가 후에 코믹씬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다시 정의의 길에 나섭니다.

여기까지에서 느끼실 수 있듯이 "미라지맨"의 영웅은 헐리우드 슈퍼히어로들처럼 기막히게 멋있는 녀석이 아닙니다. 무술에 능하긴 하지만 다분히 평범한 인물입니다. 거기에다가 과묵한, 한 덩치의 마코가 보이는 어설픈 듯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흐름상 여타 다른 슈퍼히어물과의 그것과 다르지 않지만, 주인공의 이런 모습들과 뉴로빈(미라지맨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평범한, 그리고 우수꽝스러운 인물) 등은 그 아쉬움을 달래줍니다. 주인공을 맡은 마코 자러는 어릴 적부터 가라데, 태권도, 쿵푸 등을 수련한 무술인으로 이소룡을 존경해 이런 영화를 한번쯤 찍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액션신들은 마코가 와이어나 CG등의 도움없이 실제로 행하는 것들로 거구의 몸에서 나오는 액션은 색다른 느낌을 전해줍니다. 액션에 있어서 타격감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긴 하지만 말입니다.

미라지맨

어쩌면 영화 "미라지맨"에서 느껴지는 흥미란 것은 칠레라는, 그동안 접해보기 힘들었던 나라의 영화를 본다는 것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헐리우드의 전유물과도 같은 슈퍼히어로물 영화들 틈바구니에서의 조금은 다른 신선함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실상, 그로 인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나름 괜찮아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국제영화제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라는게 그런 것 아닐까요.)

P.S 우리나라도 슈퍼히어로물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예전엔 '에스퍼맨'도 있었는데...(그렇다고 뭐, 심감독이 나서라는 것은 절대 아님.)

P.S2 감독 어네스토 디아즈 에스피노자에 따르면, 영화는 칠레의 현실을 많이 반영했다고 합니다. 시청률에만 열을 올리는 언론의 모습이나 인신매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