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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20세기 소년 (Twentieth Century Boys, 2008)

20세기 소년
우라사와 나오키의 원작 "20세기 소년"이야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전세계에서 2000만부가 넘게 팔린 작품이고, 국내에서도 역시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한 작품이니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무리가 좀 용두사미 격이 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지만, "몬스터"에서 큰 인상을 받았던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이고, 마무리 전까지는 꽤나 흥미로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인기 작품을 다른 매체로 옮기기까지에는 물론 많은 고민이 노력이 동반되었을 것입니다. 만드는 사람의 부담 역시 컸을 것이구요. 영화판 "20세기 소년"은 총 3부작으로 이번에 개봉한 작품은 그 중의 첫편으로 '1장 강림'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감독인 츠츠미 유키히코는 원작을 영화화하는데 있어서 '원작을 완벽하게 카피하자고 생각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는 어떤면에서는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으로도 작용합니다. 원작과 똑같다 라는 것입니다. 원작 자체도 마치 영화와 같은 장면 구성과 점프컷 등이 이야기와 더불어 호평을 받았는데, 영화는 그런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원작과의 일백프로 싱크로율을 바란 팬들에게는 만족스러운 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원작이 '영화와 같은'이라는 찬사가 붙었던들, 코믹스와 영화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전에 이런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국내의 봉준호 감독에게도 이 프로젝트 연출직에 대한 제의가 왔으나, 원작자의 강한 입김과 애매한 편집권때문에 결국은 고사했다고. 츠츠미 유키히코의 '원작을 완벽하게 카피하자고 생각했다'라는 말은 어쩌면, '내가 한것은 그저 레디~액션과 컷 밖에 없다'라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자존심인지 아니면 안일함인지, 그저 원작을 변형없이 충실히 스크린으로 옮겨온 이 작품은 원작을 봤다는 전제와는 무관하게 전혀 흥미롭지 않습니다. 원작과는 같은데, 원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재미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똑같은데, 지루해.'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원작자가 맡은) 각색과 촬영현장에서도 이어진 원작자의 간섭이 부른 참극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코믹스와 영화는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 착각. 코믹스의 연출은 영화에는 결코 맞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화제를 모았습니다만(...저는 일본 드라마/영화는 잘 몰라서 모르겠지만.) 감독의 연출력의 실패인지, 그들의 연기는 너무도 어색합니다. 일본영화특유의 밋밋함과 또 특유의 오버스러운 모습이 제대로 합쳐지지 못한체 비틀대면서 그 안의 배우들도 같이 흔들리는 듯 보입니다. 또한 600억의 큰 제작비가 들어갔음에도 전체적 때깔은 TV 드라마 수준을 벗어나지를 못하며, CG는 너무도 어색합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이제 돈 들어가면 어느정도 그만큼의 때깔은 나오는 수준인데, 이번 작품도 그렇고 일본영화는 돈 들어간만큼의 무엇이 나오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대규모 블럭버스터보다는 소소한 영화들이 더욱 빛을 내는 그런 분위기가 아닌가 합니다.

3부작 중 1부일 뿐이지만, 원작에 비해 초라한 영화, 원작을 망친 영화 같은 리스트에 올라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P.S ...몇몇 캐릭터들은 마치 코스프레를 하러 나온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오쵸나 만죠메는 그냥 그렇다쳐도 마지막 칸나의 등장에서는....

P.S2 자막으로도 나오지만, 엔딩 크레딧이 끝나면 2부 예고편이 나옵니다. 그런데, 봐도 별 기대가 안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