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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황시 (The Children Of Huang Shi, 2008)

황시
전쟁을 배경으로 인간애를 통해 감동을 자아내는 영화들은 많습니다. "쉰들러 리스트"나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영화들이 언뜻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 중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도 역시 여러 편 존재하는데, 영화 "황시"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황시"는 1937년의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군의 중국 침공과 난징학살이 자행되던 가운데, 종군기자 조지 호그(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분)는 적십자로 위장을 해 난징에 오게 됩니다. 그곳에서 일본군이 자행한 참혹한 광경을 보게 된 조지 호그는 일본군에 발각되어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게일라 활동을 펼치던 잭(주윤발 분)을 만나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호그는 잭의 권유로 '황시'라는 곳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전쟁의 상처로 인해 고아가 된 60여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영화는 난징에서 벌어진 학살의 모습과 더불어 곁가지로 잭의 입을 통해서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과의 관계도 살짝 언급합니다. 또한, 역에서나 피난 도중의 폭격 장면 등을 통해서 전쟁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배경의 모습을 그리면서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조지 호그의 행적입니다. 호그가 황시로 가 아이들을 만나고 어색한 반목의 갈등을 겪다가 서로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과 아이들에게까지 미치는 전쟁의 마수를 피하기 위해 멀고 먼 이주를 하게 되는 모습이 그것입니다. "황시"는 이 과정에서 그저 조지 호그의 행적 만을 따라갑니다. 호그가 가지고 있는 이상이나 마음가짐, 생각 등은 영화에서 크게 드러나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호그 뿐만 아니라 호그 주변의 인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잭이나 호그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 피어슨, 그리고 아이들. 그저 그들의 행적만을 그리는 영화는 어떤 감정적인 동요나 그에 따른 감동을 느끼기에는 조금 역부족인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영화는 그래서인지 엔딩 크레딧 부분에서 지금은 노인이 된 당시의 아이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여주는데, 그런 모습은 오히려 휴머니즘과 감동을 억지로 느끼게 하려는듯해 거추장스럽게 느껴집니다.

"황시"에는 영화가 주려던 의도에 못미친다는 이런 아쉬움 뿐만 아니라, 헐리우드에서의 아시아 배우의 사용가치가 어떤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또 다른 아쉬움을 느끼게 합니다. 그것이 주윤발, 양자경이라도 그들의 역할은 그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