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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스테판 in PIFF - 5

밤새 영화를 보고 나온 피곤함에 헤롱헤롱 대다가 5일 하루동안 볼 세편의 영화가 모두 롯데센텀에서 상영되기에 그쪽으로 이동했습니다. 3일날보다는 훨씬 적지만, 그래도 여전히 현장에서 표를 사시기 위해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저는 어차피 예매해놓았기에 벤치에서 가방 끌어안고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7시가 되어 실내로 입장한 후에는 관객 대기실의 의자에서 거의 졸도(-_-)... 그러다 일어나 5일의 첫번째 작품인 얀 트로엘 감독의 "영원한 순간"을 보았습니다.  얀 트로엘 감독의 말에 따르면 이 영화는 자신의 아내의 친척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1900년대 초의 스웨덴을 배경으로, 마리아라는 여성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잔잔하다고 할 수 있는데, 많이 본편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대체적으로 북유럽 쪽 영화의 감성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이 영화도 재밌게 봤다는 말이겠죠^^

스테판 in PIFF

GV에 참석한 얀 트로엘 감독입니다. (...갑자기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떠올라버렸던..) 영화의 색감이 뭐랄까, 세피아톤 이라고 할까요. 과거의 모습이라는 것을 드러내면서 따뜻한 느낌이 참 많이 들었는데, 얀 트로엘 감독의 말에 따르면, 조명기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 최대한 자연광을 이용해 찍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더군요. 16mm로 촬영해 35mm로 뻥뛰기 한 후 DI를 했기에, 자신이 생각하던 빛이나 색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어 본 영화는 클레르 드니 감독의 "35 럼 샷" 입니다. GV에서는 이 영화 제작 배경에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한 영화가 영향을 주었다는 말을 했는데, 찾아보니 오즈 야시즈로 감독의 49년작 "만춘"이 그것입니다. 사랑을 하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딸을 둔 부녀의 이야기. 영화의 주인공들은 흑인인데, 감독은 파리 안의 그들로 인해 그 모습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스테판 in PIFF

GV에 참석한 클레르 드니 감독입니다. 허스키한 목소리에 살짝 놀랐습니다^^ GV가 있었던 작품은 이 작품까지였고, 이전의 GV를 포함해서 감독("다다의 춤"은 배우도..) 분들의 싸인을 모두 받았습니다. 흐흐..

올해 PIFF에서의 제 계획의 마지막 영화, 아톰 에고이안 감독의 "애모". 그냥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소개된 시놉시스로만 추측하고 그 방향으로 기대한다면 낚인다랄까요.

이렇게 작품을 보고 저는 막차에서 두번째 KTX 열차를 타고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조금 넘겨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에서 떠나오기 전에

스테판 in PIFF

부산역도 찍어보고..  나름의 즐거움과 또한 나름의 아쉬움도 있었던 제 13회 부산국제영화제였습니다. 마지막 날은 밤샘여파로 계단 올라가는 것도 힘들만큼 많이 피곤했었는데, 그래도 서울 올라오니 다시 기운나더군요. 역시 집이란 게 좋은 건가 봅니다^^

5일 3회차 이후부터 상영해 아쉬운 영화들, "헝거", 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 "프로즌 리버", "해피 플라이트" 등등.. 남아서 보시는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ㅜ_ㅠ...

이후는 그냥 보너스 사진;

스테판 in PIFF

야외상영장 입구

스테판 in PIFF

3일의 남포동 PIFF 광장. 말그대로 사람들로 북적북적.

스테판 in PIFF

3일. 대영시네마 앞에 있던 시간표. 3/4일이 저렇게 거의 다 매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휴 마지막날인 5일은 여유가 많더군요.

사진을 못찍어 아쉬웠던 것 하나. "해피 고 럭키"를 보려고 앉아있는데 많이 앞 쪽으로 어떤 백인 남성이 들어오더군요. 검은색 티셔츠에 하얀색으로 '외국인'이라는 한글 세글자가 써있는 디자인 이더군요 :) 그래서 영화 끝나면 가서 사진 좀 찍자고 부탁하려고 했는데...(....음...뭐라고 말하지..고심고심... 익스큐즈 미~ 아이 해브 어 페이버 투 애스크 유. 캔 아이 테이크 어 픽쳐 오브 유.... 뭐 이런 식으로 계속 생각해놓고 있었는데...) 영화 끝나고 나서 바로 나갔는지 안 보이더군요..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