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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배냇저고리에 얽힌 추억.

인터넷을 떠돌다 "배냇저고리"라는 단어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단어를 보는 순간, 약 5년전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그에 대해 얘기하기에 앞서, 먼저 배냇저고리에 대해 알아보고 넘어가도록 하죠^^

배냇저고리의 어원은 배(즉 산모의 뱃속)에서 내어질때(출산될때)처음으로 입는 옷이라고 하여 배냇저고리라 불리웁니다.

신생아의 탄생을 상징하는 옷인 배냇저고리는 깃과 섶이 달리지 않고, 고름은 몇 가닥의 실로 만든 실고름으로 구성되었으며, 백색의 무명과 삼베로 만듭니다. 의복의 깃과 섶을 달지 않고 온전한 의복의 형태를 이루지 않은 것은 배냇저고리를 입는 동안이 온전한 삶이 아닌 불안정한 삶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불완전한 형태는 과거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시기에 아기들을 허술하게 생각함으로써 악령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주술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 것입니다.
 
- 이상 네이버 지식인

때는, 제가 수능 시험을 보던 2002년 11월 이었습니다.

...여느 수능날과는 다르게 수능한파도 없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전날밤 수능에 대한 긴장감으로 있는없는 히스테리를 다 부리고, 아침에 수험장으로 가려고 나서던 찰나, 어머니께서 교복 안주머니에 넣고, 시험 보라고 주시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 배냇저고리 였습니다.

배냇저고리

24년 된 제 배넷저고리입니다. 어머니말씀,브랜드는 "아가방"-_-a

어머니의 말씀. 원래, 배냇저고리는 버리지않고 잘 보관하고 있는 거라고, 그리고 큰 시험 같은 거 볼때 그걸 몸에 지니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그렇게 저는 제 배냇저고리를 교복 왼쪽 안주머니에 넣고는 시험을 보러 갔죠.

아, 배냇저고리만이 아니었네요. 왼손 검지에는 묵주반지 까지 끼고 갔군요-_-... 뭐랄까, 요상한 조합이랄까...

시험결과는 그 효험 덕분인지(이런게 바로 시너지 효과?!), 예상했던 것보다는 잘봤구요.

이렇게, 꺼내놓고 보니 참 작네요. 요만한 옷을 입던 녀석이 이렇게 컸으니... 참 인체의 신비란..(응?)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미래에 배냇저고리를 입고 웃고 있는 제 아이를 생각해보니 왠지 웃음이 나네요. 그 녀석도 저렇게 조그마한 옷을 입다가 어느새 훌쩍 크겠지요?

...아 갑자기 결혼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