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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Trivia

2008 스테판's 초이스 무비 어워즈 (2008년의 영화들을 정리해보는 시간)

2008 스테판's 초이스 무비 어워드

지난 해에 이어서 올해도 다시 돌아온 스테판's 초이스 무비 어워즈입니다. 말그대로 2008년 동안 제가 본 영화들을 대상으로 제 멋대로 정리를 해보는 시간입니다. 즉, 슈퍼초울트라메가톤급 주관적 시선으로 작성되는 포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포샵질이 동반된..)

올해 정리를 해보니, '세르지오 레오네 회고전' 이라든지, '사운드 필름 페스티벌' 등을 통한 기존 상영작들 및 중복관람편수을 제외하고, 올해 국내개봉작/부천국제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메가박스유럽영화제/삼색영화제 등을 통해 감상한 영화들을 추려보니 총 179편의 영화를 관람하였습니다. 그에 추가로 올해가 가기 전 감상해야할 "쌍화점"과 "볼트"가 마지막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편을 보게되면 181편으로 마무리를 하겠네요. 그 영화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딱 맞아떨어져야 하다보니 맨마지막에 "Mr. 후아유"가 한번 더 들어갔군요.)

영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영화들이 기준이 됩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올해 제가 가장 즐겨찾았던 극장 소개가 있겠습니다. (...뭔 상관이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영화를 관람하는 장소인 극장 역시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올해 스테판's Favorite Movie Theater 는 용산CGV 입니다. 총 65차례 용산CGV에서 관람을 했네요.

용산CGV를 자주 갔던 이유는 우선은 가까워서이고, 두번째로는 전체 관들이 IMAX 관들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의 표준화가 잘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어느 관이 확 튀게 잘되어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 관이 튀게 못나지도 않은...  2009년도 일단은 CGV RVIP는 확정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최악의 악재가 닥쳤습니다. 어떤 이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디지털 상영을 오로지 골드클래스 관에서만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냥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에 따라서 거리상으로 마찬가지로 가깝고, 사운드 역시 좋은 씨너스이수를 점점 더 많이 찾게 되었습니다. 씨너스이수는 꼬박꼬박 디지털 상영을 해주기 때문이지요. 내년도 용산CGV의 이런 정책은 유지될 것 같은데, 그럴 수록 용산CGV에서의 관람은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은 씨너스이수가 수위에 오르게 될지...

또 하나의 불만은 CGV 자체에 대한 것인데, VIP가 그저 이름뿐인 허울입니다. 국내 3대 영화관체인인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CGV 중 CGV의 VIP 혜택이 가장 허술합니다. 일단 VIP 기준 자체가 너무 낮고, 그에 따라 VIP 가 발로 채일 만큼 많다보니 그에 따른 혜택도 그저 평이할 뿐입니다. 2009년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2008년도 VIP 쿠폰복은 정말 쓸데 없는 종이 낭비였습니다. VIP가 VIP 답기를 바라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가,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순서는 순위와 무관합니다.)

Best Actors of 2008
히스 레저

조연으로 분류되는게 이상할 만치 "다크 나이트"를 지배했던 조커, 그가 없었다면, 분명 지금의 "다크 나이트"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슬픕니다. 그의 오스카 수상을 기원해봅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다니엘 데이-루이스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 욕망에 얼룩진 다니엘 플레인뷰를 그야 말로 기막힌 연기로 표현해낸, 아닌 다니엘 플레인뷰 그 자체였던 다니엘 데이-루이스 입니다. 화염에 휩싸인 유전를 바라보던 그의 뒷모습, 그리고 볼링장에서 이제 '다 끝났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도 기억에 남습니다.

비고 모르텐슨
(팬들 사이에서)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 2부작'에 연이어 출연한 비고 모르텐슨입니다. 러시아억양을 완벽히 구사했다고 하던데, 러시아말이라고는...'라이터'(-_-) 말고는 모르는 제가 그걸 파악할 수가 없겠지요. 하지만, 그것을 느끼지 못하더라고 이 영화에서의 그의 연기와 존재는 충분히 알 수가 있습니다. 극 중 목욕탕 씬에서는 그의 숨결이, 아픔이 절절히 다가오더군요.

하비에르 바르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사이코나 다름없는) 킬러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 입니다. 정신줄을 놓은 듯한 헤어스타일(-_-) 만큼이나 세상에 다시 없을, 악마의 모습을 연기해냈습니다.
김윤석

올 한해 받은 남우주연상 트로피만 6개. "추격자"로 시상식을 휩쓴 김윤석에게 굳이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올해는 김윤석의 해였습니다.

하정우
배우들이야 원래 다 그렇다지만, 올해의 하정우는 관객인 입장에서는 정말 희안했습니다. 연초에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지영민으로 모두를 소름 돋게 했던 그가 초가을에는 돌려막기의 달인, 능글맞은 조병운을 또 완벽하게 연기해내는 것을 보자니, 정말 같은 사람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습니다. 올해는 그의 연기가 제대로 피어나기 시작한 해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부터 그의 모든 작품은 필관람입니다.

Best Actresses of 2008
공효진
비호감의 절정, 삽질의 대가 양미숙, 공효진입니다. 29세라는, 여배우에게 있어서의 갈림길에서 그녀가 한 선택은 옳았습니다. 그녀의 20대가 지나고, 30대의 또다른 모습에 기대가 됩니다.

엘렌 페이지
사랑스러운, 그리고 당찬 미혼모, '주노' 엘렌 페이지입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과연 누가 주노를 연기할 수 있었을지 상상도 안됩니다. 아직 나이도 어린 배우이기에 그녀의 앞날이 더욱더 기대가 됩니다. 엘렌 페이지 만세!
케이트 윈슬렛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주연을 맡은 케이트 윈슬렛입니다. 50년대 미국 교외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 주부로 살아가는, 자신의 꿈을 접고 살아가는 그 권태로움에서 치미는 슬픔과 잠시나마 품었던 희망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의 아픔을 절절히 표현해내었습니다.

Worst Movies of 2008

개인적으로 최악이었던 영화 10 입니다. 순서는 순위와 무관한 한글 순입니다.

10,000 BC


10,000 BC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스티븐 스트레이트, 카밀라 벨, 클리프 커티스, 조엘 버겔

"투머로우"로 부활하나 싶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다시 나락으로 굴러떨어진 영화입니다. 롤랜드 에머리히는 항상 거대한 스케일을 승부수로 띄우고는 하는데, 어처구니 없는 스토리 전개와 결말에 더해서 기껏 강조해 놓은 스케일을 동반한 볼거리도 시원찮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절망의 영화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2012"는 어떨지...

맥스


 맥스 페인 (Max Payne)

감독: 존 무어
출연: 마크 월버그, 밀라 쿠니스, 보 브리지스, 루다크리스

역대 비디오게임 원작의 징크스를 그대로 보여준 작품입니다. 밋밋한 전개, 볼거리 없는 액션에 한물지난, 별 특색없는 불렛타임은 말그대로 시간가 공간이 정지해버린 듯한 지루함을 연출해냅니다. 나의 '맥스 페인'은 이렇지 않아 라고 절규하는 수맣은 게임팬들의 외침이 들려오는 듯 합니다. 쿠키 영상에는 마치 후속작을 염두해둔 듯한 인상인데...피해주세요.




숙명

감독: 김해곤
출연: 송승헌, 권상우, 김인권, 박한별  

한류 스타 둘을 불러모아서 결국에는 일본 아줌마들이나 그들이 나오는 것 때문에 만족할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남자들의 우정, 배신, 승부. 이야기하는 것은 좋은데, 쌍팔년대 식으로는 좀 하지 말지요. 거기에 더해 두 주연의 연기 역시도 민망했던 영화였습니다.

스타워즈 : 클론전쟁


스타워즈 : 클론전쟁 (Star Wars: The Clone Wars) 

감독: 데이브 필로니
출연: |목소리| 맷 랜터, 애쉴리 에크스타인, 제임스 아놀드 테일러, 디 브래들리 베이커

스타워즈 팬으로써, 팬심은 그냥 돈벌이로만 치부되는 구나 해서 씁쓸한 기분이 들어 더욱 실망감이 컸던 영화입니다. TV판 100부작을 위한 맛보기를 굳이 극장에 걸 필요가 있는지에 의구심이 듭니다. 아.."스타워즈" 여..


신기전


신기전

감독: 김유진
출연: 정재영, 한은정, 허준호, 안성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한반도"의 조선시대판 이야기. 그 안의 내용 때문에 극도의 거부감이 든 영화입니다. 그 것을 논외로 하더라도, 영화의 편집이 그 정도가 과하게 느껴질 정도록 뚝뚝 끊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여주인공 한은정의 캐릭터는 여러 영화의 여성캐릭터가 짬뽕이 되어서 매번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그 때문에 배우조차도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감을 못잡고 같이 흔들립니다. 마지막은 대포동 미사일?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AVPR: Aliens vs Predator - Requiem)

감독: 콜린 스트라우스, 그레그 스트라우스
출연: 스티븐 파스퀄, 존 오티즈, 레이코 아일레스워스, 자니 루이스

그냥 이제 둘은 각자의 삶을 살게 놔둡시다. 더 이상은 피곤하네요.

연공 : 안녕, 사랑하는 모든 것


연공 : 안녕, 사랑하는 모든 것 (Sky of Love)

감독: 이마이 나츠키
출연: 아라가키 유이, 미우라 하루마, 코이데 케이스케, 카리나

다분히 10대들의 감성을 겨냥한 영화이긴 한데, 그 이야기가 꼭 이처럼 국내에서 한물간 트렌디드라마나 막장 아침드라마 식일 필요는 없잖아요. 한류가 쓰잘데기 없는 영향을 준건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들더군요. 영화는 이모냥이지만 들리는 말로는 드라마는 봐줄만 하다고 하네요.


연의 황후


연의 황후 (江山美人: An Empress And The Warriors)

감독: 정소동
출연: 진혜림, 여명, 견자단, 곽효동

처음에 바랬던 것은 중국판 "엘리자베스 + 골든 에이지" 였을텐데, 정작 나온 결과말은 그 발끝에도 못미치는 초라함이었습니다. 견자단은 무것운 갑옷에 짓눌려 허우적대고 있던지라 자신의 장점을 반의 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다른 편에서는 여명이 중국이 열기구를 기원전 2세기에 만들었다며 동북공정 저리가라의 구라신공을 펼쳐보이시니...정말 설마했었는데...


카멜레온


카멜레온

감독: 사카모토 준지
출연: 후지와라 타츠야, 미즈카와 아사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입니다. 주연을 맡은 후지와라 타츠야는 "올드보이"의 최민식을 모티브로 해서 머리 스타일을 연출했다고 하더군요. 최민식을 따라 했다고 해서 영화가 올드보이" 같으면 참으로 좋으련만... 밑도 끝도 없이 제멋대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갑자기 이야기는 커지더니 배후에 있는 정부의 음모로까지! 최소한의 개연성 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무시무시한 전개를 볼 수 있습니다. 주연 배우 생긴건 "올드보이"인데, 마무리는 왜 "본"인 거야?! B급 영화를 지향한다 여기고 웃으며 보려해도 대체 그럴 여지를 주지 않는 영화입니다.

해프닝


해프닝 (The Happening)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마크 월버그, 주이 디샤넬, 존 레귀자모, 애슐린 산체스

영화의 내용도 그냥 허공에 붕뜬 해프닝이고, 관객의 반응 역시 그저그랬던, 모든게 제목따라 간 영화입니다. M. 나이트 샤말란은 이제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이 영화에서 유독 눈에 튀던 주이 디샤넬의 어색한 연기도 한 몫을 하긴 했습니다만.

베스트로 들어가기 전 막간을 이용한 잠깐의 딴 주제~

허풍쟁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The Good, The Bad, The Weird)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칸 영화제에서의 기립 박수, 되풀이되는 천만관객 소리... 큰 제작비를 맞추기 위해서 행한 과장 섞인 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된 영화입니다. 사람들의 기대감을 너무 올려놨었지요. 넓게 펼쳐진 황야을 질주하는 세 놈들의 모습만으로는 그 기대를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오락영화로의 즐거움만은 좋았지만 말입니다. 씨너시 이수 5관의 빵빵한 사운드의 위력을 듬뿍 느끼기도 했구요. 천만관객 소리를 했으면 그래도 뭔가 남을 영화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칸영화제 버전은 뭐 틀린가 하는 궁금함에 요상한 마케팅에 낚인 1인)

의외의 발견

과속스캔들


과속스캔들

감독: 강형철
출연: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황우슬혜

영화보기 전에 나오던 예고편을 보면서, '차태현은 또 별 차이 없는 캐릭터네. 내용도 별로일 것 같고..' 하며, 말 그대로 별 기대를 안 하고 버리는(?) 영화였습니다. 그런 0으로 수렴하는 기대치도 한몫했겠지만, 영화는 의외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박보영의 매력도 빛났고, 왕석현 어린의 귀여움도 좋았구요. 그간 한국코메디의 불필요할 신파와 질질끌기가 불만이었는데, 간만에 재미나게 본 한국코메디 영화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의 신인
올해의 신인

역시나 제 멋대로 선정해본 올해의 신인배우입니다. 남자배우들이 안 보이는 것은 앞서 말했듯 제 맘대로 이기 때문이지요~ "미쓰 홍당무"의 서우/황우슬혜와 "과속 스캔들"의 박보영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올해의 이 기세를 몰아서 계속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 보여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이제 Best 영화 10+1 이 이어집니다. 역시나 한글 순이며, +1이 개인적인 제 Best of Best 입니다.

Best Movies of 2008

4개월, 3주... 그리고 2일


4개월, 3주... 그리고 2일 (4Months 3Weeks & 2Days)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
출연: 안나마리아 마링카, 로라 바질리우, 블라드 이바노브

낙태 시술을 하는 한 여성을 좇는 영화는 과할 정도로의 가감없는 모습으로 인해 극중 인물들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의 리얼리티성을 구축하는데, 그 감정들이 밀려오면서 극의 긴장감을 이끕니다. 영화의 시선은 더 없이 차갑고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는데, 그로인해 도덕성에 대한 불감, 생명에 대한 경시에 대한 생각들이 반대급부적으로 더 크게 두드러집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감독 :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켈리 맥도널드

코 엔 형제가 만들어낸 사막같이 황량함. 그래서 절로 목이 타는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입니다. 운명과도 같은 '악마성'의 화신 안톤 쉬거와 물욕에 인해 그 악마에게 쫓기게 된 모스, 그리고 그들을 쫓으나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어 무력함을 깨닫는 보안관. 그들의 관계는 시종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습니다.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마이클 케인

'슈퍼 히어로' 영화의 흐름을 바꾼 그 영화. 2시 30분의 런닝타임동안 한순간도 눈을 떼게 할 수 없는 압도적인 기운. "다크 나이트" 입니다. 놀란 신이여~ 어서 "배트맨3"를!


데어 윌 비 블러드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다니엘 데이 루이스, 폴 다노, 케빈 J. 오코너, 시아란 힌즈

폴 토마스 앤더슨이 펼쳐놓은 미국 건국 신화 이면에 감춰진 욕망의 그 검은 유전. 다니엘 데이-루이스의 강렬
한 연기가 특히나 두드러졌습니다.

렛 미 인


렛 미 인  (Let the Right One In)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출연: 카레 헤데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페르 라그나르, 헨릭 달

스웨덴에서 날아온 섬찟한, 그리고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 헐리우드에서 이 작품이 어떤 식으로든 변질 되기 이전에 보게 된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나의 침묵


로나의 침묵  (The Silence of Lorna)

감독: 장-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
출연: 제레미 레니에, 아르타 도브로시, 파브리지오 롱기온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치고(부산에 머물던 때에는 상영을 안해서) 안타까워하던 중 메가박스유럽영화제에서 상영을 해 보게 된 영화입니다. 이번 영화에서 다르덴 형제는 사랑과 그 결실인 결혼까지도 돈으로 거래되는 현대사회를 말그대로 관조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가 그들의 시작이었던 것 처럼 영화상에도 그들의 시선은 대상에서 이만치 떨어져서 조용히 바라봅니다. 한 시퀀스 안에서의 컷 전환 없이 대상의 움직임을 조용히 따라가는지라, 있는 그대로 하나의 상황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지만, 알몸으로 클루디와 마주한 로나가 그를 품듯이 다르덴 형제는 인간의 본성 자체는 선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그녀가 선택해야 했던 침묵과 그로 인한 죄책감은 더욱 더 크게 다가옵니다.

감상기를 쓸 타이밍을 놓쳐서...자책하고 있습니다.



멋진 하루

감독: 이윤기
출연: 전도연, 하정우, 김혜옥, 김중기

능글맞은 남자와 한껏 뿔난 여자. 이 한때 연인이었던 두 남녀의 하룻동안의 동행을 스쳐지나가나는 서울의 다양한/그리고 소소한 면면들과 함께 지켜보며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하정우와 전도연의 연기 앙상블도 한 재미였고 말이죠.


미쓰 홍당무


미쓰 홍당무

감독: 이경미
출연: 공효진, 이종혁, 서우, 황우슬혜

대체 이 영화가 왜 50만 밖에 안들었을까요? 2008년 최고의 코메디영화 "미쓰 홍당무"입니다.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비호감의 끝, 양미숙의 이야기를 너무도 발칙하게 그려낸 영화로 여성 감독에 공효진-서우-황우슬혜의 여성 배우가 빛난 영화였습니다.


이스턴 프라미스


이스턴 프라미스  (Eastern Promises)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
출연: 비고 모르텐슨, 나오미 왓츠, 뱅상 카셀, 아민 뮬러-스탈

역시나 메가박스유럽영화제에서 봤는데, 이후 정식 개봉후 또 한번 본 영화입니다. 흔히 말하듯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 2부작' 중 한 편입니다. "폭력의 역사"에서 톰 스톨이란 인물과 그의 과거를 통해 한 폭력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갔던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이번에는 영국 런던으로 무대를 옮겨 "대부"가 연상되는, 러시아 마피아단의 세계와 평범한 일반인인 안나의 세계, 그리고 그 접점에서 일어나는 충돌의 문지기인 니콜라이 루진을 통해서 폭력의 과정과 그 이면의 의도가 과연 폭력 자체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니콜라이 역의 비고 모르텐슨이 알몸으로 피범벅이 되어 뒹구는 사우나씬은 알몸이 갖는 무방비성에 더해져 충격적으로 관객의 목을 조입니다.

추격자


추격자 (The Chaser)

감독: 나홍진
출연: 김윤석, 하정우, 서영희, 구본웅

올한해 한국영화 중 가장 강렬한 작품. 올한해 가장 걸출한 신인감독의 영화. 이처럼 어두운 장르영화가 500만이 넘는 흥행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극 중 김윤석, 하정우의 무시무시한 연기도 있었겠지만, 글자 그대로 영화 자체가 재밌었기에, '4885 너지?' 라는 그 한마디에서부터 시작된 그 긴장감의 끊이지 않는 연속이 관객들을 의자에서 꼼짝도 못하게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매매 포주인 엄중호가 정작 공권력인 경찰도 못해낸 일을 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경찰이 아무일도 못하는게 당연하다고 느껴지고 도덕적으로 인정할 수 없는 엄중호가 일종의 영웅으로 보일 때, 우리네의 공권력에 대한 불신의 정도에 섬칫하게 됩니다. 문제는 올 1월에도 그러했지만 한 해가 지나다는 이 때에도 그런 불신의 골은 더 깊어지면 깊어졌지 그 반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떡찰/견찰에 권력의 지팡이 경찰...  "추격자"에서 가장 무서웠던 것은 지영민이 아니라 엄중호와 지영민, 경찰을 통해 드러나는 우리사회의 모습이었습니다.

+ 1
월-E

월-E (Wall-E)

감독: 앤드류 스탠튼
출연: |목소리| 벤 버트, 프레드 윌러드, 제프 갈린, 시고니 위버

개인적인 제 2008년 최고의 영화는 픽사의 "월-E" 입니다. 로봇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다구요? "월-E"를 안 보셨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월-E와 이브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디스토피아가 인간과 기술의 이상적인 만남으로 또다른 유토피아적 삶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득 안겨 준 영화였습니다. 위의 Best 명단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체적으로 너무 어두워요. 새해에는 모두들 월-E&이브 같이 행복한 사랑 나누시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