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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볼트 (Bolt, 2008)

[Movie/Review]
볼트
디즈니가 최초로 3D 애니메이션을 자체 제작했던 "치킨 리틀" 부터 2007년의 "로빈슨 가족" 까지는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으로 쌓아왔던 디즈니의 명성답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한때는 공생관계였으나 지금은 한지붕 아래 같이 하게 된 픽사를 보면 더더욱 비교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디즈니는 극약 처방을 내렸습니다. 픽사의 수장 존 라세터를 "볼트"의 총제작자로 선택한 것입니다. 존 라세터는 인터뷰에서 처음 디즈니 스튜디오로 내려왔을 때의 모습이 다른 헐리우드 스튜디오와 마찬가지로 책임자가 리드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그 것을 바꿨다고 합니다. 애니메이터들이 그룹별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그 중에서 괜찮은 것은 작가에게로, 작가는 그것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작가는 그것을 감독에게 제시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픽사의 그것이겠지요?

결과적으로 보면, 디즈니가 존 라세터를 선택한 것으로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영화에는 픽사 그리고 존 라세터가 이루어내었던 결과들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놀라운 캐릭터, 극적 재미, 액션, 감동 등이 말입니다. 언제나 부족했던 디즈니 3D 애니메이션에게 더할 나위 없는 플러스 효과를 내었습니다.

영화는 TV쇼에서 슈퍼독으로 살아오던, 그래서 그것이 진짜인줄 알지 가짜 쇼인 것은 모르고 살아오던 저먼 셰퍼드 종 강아지 '볼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볼트는 사고로 스튜디오를 벗어나 뉴욕에 홀로 떨어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진짜 세계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그냥 일반 강아지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헤어진 자신의 주인 페니를 찾아 미국 대륙을 횡단합니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디즈니판 동물 "트루먼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루먼 쇼"와 "볼트"는 미디어 관련 강의나 사회사상사 관련 강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 실제가 없는 가상을 실제로 그리고 현실로 받아들이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현상을 풀이하는 이론 중 하나인 그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두 영화는 의도적으로 미디어에 의해 조작된 TV쇼라는 상황 속에서 그 모든 것을 현실로 믿고 있는 캐릭터들이 주인공입니다. "트루먼쇼"에서는 짐 캐리가 맡은 트루먼이었고 이 영화에서는 귀여운 저먼 셰퍼드 종 강아지, 볼트입니다. 분명히 같은 소재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이지만, 두 영화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트루먼은 시뮬라르크를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지만, 볼트는 분명 가상의 쇼임을 알고 그 안에서 벗어나지만 그 가상의 쇼 안에는 다른 허상들과는 다른 페니가 있고 그녀에게로 볼트는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미튼스가 '볼트' 광고판 앞에서 볼트에게 말하듯이 그 안의 쇼가 모두 허상이라면 "트루먼쇼"가 되겠지만, 페니라는 존재로 인해 그렇게 까지는 가지 못합니다. 흔히 그 이론에서 대표적으로 꼽는게 '디즈니랜드'라는 존재인데, 디즈니가 만든 애니매이션에서 그 모든 걸 부인할 수야 없었겠지요.

영화는 그렇기에 그런 점에서의 부각보다는 쇼와 현실에서의 차이를 볼트가 깨달아가는 과정을 유머러스한 상황으로 풀어가며, 볼트-미튼스-라이노의 로드무비 적 성격을 강화시키면서 그들의 우정과 용기, 페니와 볼트의 사이에서 반려동물과의 애정을 드러내는데 주력합니다. 이런 회피가 꼭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른 것은 아닙니다. 영화의 주력 연령대를 생각하면 적절한 선택이기도 하고, 영화가 애초에 바라보던 방향이 서로 다른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이야기가 사실 디즈니의 전문 분야지인지라(꾸준히 욕도 먹지만) 뻔한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질리지 않고 웃으면서 적절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존 라세터가 한 이 영화에 대해 언급 했던 것 중 월트 디즈니가 항상 말했다던, '
모든 웃음을 위해서는 그 안에 눈물 또한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앞서 존 라세터를 언급했듯이, 영화의 이야기가 식상함에도 즐겁게 했던 것은 디즈니이기 때문이 아니라 다분히 존 라세터와 픽사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반 카체이싱 장면의 스릴은 "인크레더블"에서의 그것, 유기동물의 슬픔을 나타내는 미튼스의 시퀀스는 "토이 스토리2"에서 제시를 떠올리게 하며, 영화에서 보여지는 유머들은 픽사의 그것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것들이 이 영화를 매끄럽고 풍성하게 만든 장본인들입니다.

이 영화는 디즈니가 최초로 성공적으로 만든 3D 애니메이션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성공 이후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디즈니가 3D 애니메이션에서 픽사의 영향과 아우라없이 독자적으로 혼자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그것입니다. 픽사와 디즈니가 지금은 같은 지붕 아래서 살고 있지만, 미래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렇기에 어쩌면 "볼트"는 디즈니가 픽사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한 그 첫 단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P.S 본문에 언급한 미튼스와 관련. 미튼스와 볼트가 다투고 난 후, 미튼스의 표정에서 바로 이 노래와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P.S2 그놈의 고집때문에-_-(디지털 3D 자막으로 보고 싶다는..) 3D디지털 더빙과 디지털자막을 둘 다 봤는데....더빙도 나쁘지가 않네요. 오히려 자막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생략이나 이런 부분이 더빙에서 더 적게 발견되더군요. 영화 자체가 연령대가 높지 않은 대상을 염두해 두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요. 둘 중에 고민이시라면 3D 디지털 더빙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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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혈고딩 [2009.01.01 2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3D면 안경쓰고 보는건가요?
    개인적으로 더빙은 별론데... 존트라볼타와 마일리사일러스목소리가 기대되기도하고...
    갈등되네요 -_-;;;

  2. BlogIcon 마스타 [2009.01.01 2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보려고 했던것이지만
    글을 보고 더 보고싶어졌네요~ ^^

  3. 아오시마 [2009.01.01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러네요 디즈니 자체제작 3D라 조금 망설여졌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조금 창피한 이야기지만 토이~ 저장면 처음 봤을 때 울었어요 ^^;
    DVD 나오자마자 구입해서는 ㅠ.ㅠ

    • BlogIcon Stephan [2009.01.01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토이 스토리2"의 저 장면은 정말 ㅜ_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앤디에게 돌아간 우디.. 하지만 세월이 흘러 앤디는 대학에 진학하고 우디와 친구들은 놀이방에 버려진다는 "토이 스토리3"의 스토리를 보면..또 다시 울컥합니다;;

  4. BlogIcon 우나기 [2009.01.02 2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읽고 갑니다.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참 기대되는 작품이라 자막을 만들면서 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재밌네요
    뭐랄까 글에서 나오는데로 확실히 픽사 작품이라는 성격이 강한 것 같군요.

    • BlogIcon Stephan [2009.01.02 2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 맞다면, 기대되는 작품이라면 자막을 만드시며 보는 것보다는 극장에서 즐기시는게 더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5. BlogIcon 아쉬타카 [2009.01.05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일반 자막으로 보게 되었는데, 역시 3D 디지털 버전에 대한 아쉬움이 남네요;;

    • BlogIcon Stephan [2009.01.05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3D 디지털이 연령대를 고려해서 그다지 크게 화려한 효과는 사용하고 있지 않아서요^^ 어찌보면 그냥 2D 자막으로 봐도 크게 무리는 없는 영화 같아요.

  6. BlogIcon bada [2009.01.14 1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괜찮긴 한데... 타켓 연령층이 너무 낮은거 같아요....

    • BlogIcon Stephan [2009.01.14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딱히 그런 생각을 안 들어서요^^ 다섯살짜리 아동용에, 어른도 다섯살의 눈으로 보라고 강요하던 <벼랑 위의 포뇨> 보다는 낫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