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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버터플라이 (Le Papillon/The Butterfly, 2002)

홍보사 측에서 시사회 자리를 제공해 주셔서 본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딱히 감상문에 영향은 없습니다.

버터플라이
영화 "버터플라이"는 한 노인과 8살 꼬마 아이의 동행을 다룬 영화입니다. 그들(정확히는 노인)의 여행 목적은 아름다운 나비, 이자벨을 찾기 입니다.

쥴리앙(미셸 세로 분)은 나비 수집가로,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가슴 한켠에 품고 쓸쓸이 살아가는 노인으로 그 아들이 보기를 바랐던 나비 '이자벨'을 찾기 위해 매년 짧은 여행을 떠납니다.

엘자(클레어 부아닉 분)는 9살 즈음이 된 꼬마 소녀로 빨간 머리에 주근깨, 그리고 그 조그만 입에서 또박또박 나오는 말을 듣노라면 마치 '빨간머리 앤'의 어린시절을 보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100주년을 기념해 어린시절을 다룬 애니가 나온다고 한 듯한...) 아빠 없이 엄마와 함께 사는 엘자는 일 때문에 바쁜 엄마 때문에 외롭고 속이 상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남을 갖게 된 (같은 건물에 사는) 쥴리앙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가 여행을 떠날 때 몰래 차에 숨어듭니다. 그렇게 이 둘은 짧은 여행을 함께 가게 됩니다.

고집 센 노인(혹은 어른)과 한 철부지(그러나 때로는 나이를 넘어선 영악함까지 가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사실 많습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이전 이야기들이 가진 상투성에서 그렇게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충실히 그러한 상투적인 면을 따른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이야기의 짜임새가 좋은 영화도 분명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그 단점을 크게 지적하지 않고 즐겁게 볼 수 있는 것은 영화가 크게 무리수를 두지 않는 안정적인 가족영화를 지향하고, 또 그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줄곧 쥴리앙과 엘자의 대화를 통한 유머를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갑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 흐르는 (두 주인공이 부른) 노래 'Le Papillon'의 가사 '- 예쁜 꽃들은 왜 지나요? - 그것도 그들의 매력이거든. / - 왜 악마와 하느님이 있어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의 얘깃거리가 되어 주려고.' 처럼  아이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에 대답을 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입가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거기에 꼬마의 나이답지 않은 영악함에는 '불행한 아이들은 조숙하려 든다'라며 엘자가 주는 웃음 뒤의 페이소스도 잊지 않습니다. 이런 영화의 배경으로 펼쳐지던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은 웃음과 더불어 한층 더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스크린 상에 비쳐지는 화질이 그리 좋지 않음이 그로 인해 더 아쉽긴 하지만...)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도 않은 가슴 따뜻해지는 웃음을 주는, 그리고 엘자의 귀여움으로 무장된 영화 "버터플라이"는 가족영화라는 카테고리에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P.S 영화는 국내에 오는 1월 15일 개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