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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디파이언스 (Defiance, 2008)

디파이언스
에드워즈 즈윅 감독의 신작 "디파이언스"는 2차세계대전 당시 나찌가 벨로루시를 침공했을 때 살아남기 위해 숲으로 도망쳐 유격대를 조직하고 나찌에 저항했던 비엘스키 형제와 유대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영화는 시작부터 이 영화가 실화였음을 강조하면서 시작합니다. 실화이긴 하지만, 역시나 대부분이 그렇듯이 적당한 윤색과 덧칠이 가미해지게 됩니다. 이런 영화는 극적이어야 하고, 감동적이어야 하니까 말입니다.

영화는 쫓기는 유대인과 그들을 쫓는 나찌의 이야기보다는 숲 속에 조직된 유대인 거주지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도자이자 맏형인 투비아(다니엘 크레이그 분)는 적들과 직접적으로 맞서기보다는 안전하게 생존을 유지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둘째인 주스(리브 슈라이버 분)는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입니다. 결국 둘은 크게 싸움을 하게 되고, 주스는 자기 사람들과 함께 소련군에 가담하게 됩니다. 이 후에 이 둘의 이야기는 각각 따로 전개가 되며 투비아의 거주지에서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안에서의 또다른 의견 충돌로 인한 갈등 등이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 갈등이란 것이 어떤 큰 위협이나 고비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그 부분부터의 영화의 전개는 늘어집니다. 더군다나 주요 갈등이라고 할 수 있는 투비아와 주스의 갈등 역시 갈등으로서의 역할을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영화에서 '살아남은 것이 최선의 복수다'라고 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는 투비아 편이나 혹은 주스 편을 들어주고 있지 않습니다. 양시론도, 양비론도 아닌 엉거주춤한 영화의 시선은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립니다.

영화 속에서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투비아와 주스의 캐릭터 역시 큰 매력을 느낄 수가 없는데, 서로 상반되는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로만 그치기 때문입니다. 이런 캐릭터들 사이에서 완충제로 작용할 캐릭터의 부재와 이런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들을 이용한 갈등조차 제대로 못 이끌어낸 영화의 시선은 이 캐릭터들에 대한 흥미를 거둬갑니다.

처음 시작과 같이 실화 바탕 영화의 공식이라 할 수 있는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다'를 사진과 자막으로 표기하며 마무리되는 "디파이언스"는 그러한 공식들처럼 그저 뻔한디 뻔한 감정만을 남겨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