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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잉크하트: 어둠의 부활 (Inkheart, 2008)

잉크하트: 어둠의 부활
'"반지의 제왕" 뉴라인시네마의 판타지 3부작'. 영화 "잉크하트: 어둠의 부활"(이하 잉크하트)의 홍보문구입니다. 뉴라인시네마는 2012년 "호빗"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그 때까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판타지영화들을 준비해놨는데, "잉크하트" 그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요? "황금나침반" 입니다. 원작소설을 "잉크하트"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황금나침반"의 전례를 봤을 때는 분명 원작의 재미와 매력을 크게 반감시켜놓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소재는 소리내어 책을 읽으면 책 속의 캐릭터가 현실 세계에 등장하게 되는 '실버통'이라는 능력입니다. 책수선전문가인 '모'(브렌든 프레이저 분)는 이러한 능력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데, 그 때는 이미 자신의 아내는 책 속으로 들어가고, 대신 그가 읽은 '잉크하트'라는 책 속의 캐릭터들이 현실 속으로 뛰쳐나온 후였습니다. 모는 그 때부터 '잉크하트'라는 책을 하나 밖에 없는 딸과 같이 찾아다니며 10년을 보내고 마침내 한 헌책방에서 그 책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을 책 속으로 돌려달라고 부탁하는 '더스트핑거'(폴 베타니 분)에 의해 또 다른 책 속의 캐릭터이자 악당 '카프리콘'(앤디 서키스 분)에게 붙잡혀가게 됩니다.

읽는 것이 현실이 된다는 소재 자체는 분명 흥미롭습니다. 영화는 그 소재를 이용해 유니콘이나 미노타우르스, "오즈의 마법사" 속 캐릭터들을 영화 속에 등장시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딱히 영화 속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단순히 '실버텅'이란 능력에 대한 소개 용도로만 그치고 맙니다. 영화는 크게는 카프리콘과 모, 그리고 모의 딸 메기와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데 그 밖에 더스트핑거, 모의 이모 엘레노어, 또 다른 책 속에서 튀어나오게 된 파비오, '잉크하트'의 작가 등의 인물들이 그에 합세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집니다. 영화의 주배경은 카프리콘의 성으로 성에서 탈출했다 잠입했다 도망치다를 반복하는 단촐한 이야기에서 복잡스런 캐릭터들을 담아내기에는 무리입니다. 또한, 탈출과 잠입이란 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어떤 긴장감을 찾아보기에도 힘듭니다. 공간 자체가 제약적이라 영화의 스케일은 상당히 작게 느껴지며 사용되는 CG 역시 평이한 모습으로 시각적으로 매력을 뽐내지도 못합니다.

어린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어른들의 관심은 더욱더 끌지 못하는 영화 "잉크하트"는 "황금나침반"에 이은 뉴라인시네마의 또다른 판타지 실패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