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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세븐 파운즈 (Seven Pounds, 2008)

세븐 파운즈
한 남자가 911에 전화를 겁니다. 그리고는 앰뷸런스를 보내달라고 합니다. 사람이 죽었다고. 자신이 자살을 할거라고. 영화 "세븐 파운즈"는 후에 있을 어떤 결과를 보며우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러한 결과를 향해 흘러갑니다. 국세청 직원이라고 자신을 밝히는, 처음 시작에서 등장한 남자 벤(윌 스미스 분)은 눈이 먼 돼지고기판매원에게 전화를 걸어 시비를 걸었다 전화를 끊고 가슴 아파하고, 심장병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한 여자를 찾아가보기도 합니다.

그의 행동을 쫓고 있노라면 의문스러운 생각이 가득 듭니다. 국세청 직원인 벤은 대체 왜 이러고 있는 걸까? 그가 어쩌다가 자살을 하게 되는 걸까? 그와 그의 친구가 이야기하는 계획은 무엇이길래 친구는 저리 힘들어하는 걸까? 시작에서 주어진 그가 자살을 결심한다는 동기를 영화는 마지막에서야  드러내 보입니다. 동기에 대한 의문을 감춤으로써, 그의 행동을 쫓으면서 어떤 긴장감을 형성하려고 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나 계획의 시작과 그 의도는 좋습니다. 정작 결과가 안 좋아서 문제지 말입니다. 영화는 시작한지 20분도 지나지 않아서 눈치빠른 관객이라면 벤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 단순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 의도가 파악된 순간부터 영화는 의도했던 긴장감을 잃어버리며, 오로지 영화에서 기대했던 것은 그 긴장감이었던 것처럼 맥이 풀리고 지리한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영화에서 벤이 자살을 결심하고 그 계획을 실행하게 된 것은 일종의 죄의식으로 인한 괴로움과 속죄입니다. 그는 그러한 속죄를 위해서 직접 '착한 사람'을 찾아서 그들에게 선물을 줍니다. 그런데, 과연 착함/선함이란 것이 벤에 의해 판단될 수 있는 것일까요?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테스트를 위해 상대를 조롱하고 비아냥대면서 그의 성품을 알아보는 것일 뿐입니다. 그가 한 테스트를 합격한 사람도 있고, 탈락한 사람도 있습니다. 마치 그것과 같습니다. 산타클로스가 누가 착한 아이인지, 나쁜 아이인지 판단하는 것 말입니다. 벤의 행동과 그 기준은 보는 이에게 동의를 얻어내기에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충분히 예상했던 결말을 보기 위해 달려온 시간은 너무 깁니다. 의미도 없고, 지루합니다. 속죄를 결심하기까지 벤이 겪었을 절망과 심리적 고통은 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부각되지 않으면서 벤의 결심에 대한 동감도 불러내지 못합니다. 억지스러운 강요된 감동은 사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