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동사니

알로이시어스 수녀의 흥미로운 의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다우트

아카데미 시상식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이번주를 기점으로 암울했던 극장가에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이번 주에는 아카데미 13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데이빗 핀처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남/여우조연상, 각색상 후보에 오른 "다우트"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딱히 따로 추천의 글을 적지는 않는 편인데, 두편의 영화를 시사회를 통해 미리 접한 입장에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이 영화들은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이 없으셔서 한 편 밖에 보러 갈 시간이 없으시다구요?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이 두편 모두 보러가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반영한 것이 바로 이 포스트의 제목인 "알로이시어스 수녀의 흥미로운 의심"(The Curious Doubt of Sister Aloysius)이랄까요-_-?

데이빗 핀처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같은 경우는 북미권보다는 우리네 정서에 더 맞지 않을까 합니다. 벤자민(브래드 피트 분)과 데이지(케이트 블란쳇 분)의 애잔한 사랑을 부각시키면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흐르는 그 애잔함이 우리 관객들에게 사랑받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홍보 기사들에서는 분장과 CG로 탄생한 브래드 피트의 노인 모습에 주목을 하고 있지만 사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년기의 브래드 피트의 모습입니다. 메이크업과 후보정 처리가 당연히 뒤따랐겠지만 그의 뽀샤시한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극장 안에는 순간 숨 멎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을 정도니까요. (차암~ 잘 생겼다~)

연극의 원작자이기도 한 존 패트릭 셰인리가 연출을 맡고 아카데미 수상자인 메릴 스트립과 필립 셰이모어 호프먼,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되었던 에이미 아담스가 출연하는 영화 "다우트" 역시 무척 매력있는 작품입니다. 소문이 자자한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두말할 나위가 없구요("레이첼 결혼하다"나 "프로즌 리버",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를 보지 못했지만, 메릴 스트립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을 수상하기 바랄 정도로), '의심'이란 소재와 그 갈등을 통해서 단순히 그 상황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종교적, 그리고 사회적인 면 같은 다층적인 갈등을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라하는 에이미 아담스가 나와서 더더욱 좋았다나 뭐래나...

다음 주에는 샘 멘데스의 "레볼루셔너리 로드"(그러고보니 이 작품도 시사회로 미리 접한...)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인 26일에는 앤 해서웨이의 호연이 인상적이라는 "레이첼 결혼하다", 3월 5일에는 론 하워드의 "프로스트 vs 닉슨"이 개봉하는지라 기대가 큽니다. 그나저나 "레슬러"와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언제 개봉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