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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핸드폰 (2009)


핸드폰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 무엇일까요? 기본부터 확실히 하자라던가 중간이라도 하자 아닐까요? 참 말은 쉬워보이고, 그래 보이지만 또 막상 해보면 그렇지도 않으니까 말입니다.

한 매니지먼트 대표와 그가 잃어버린 핸드폰을 주운 정체불명의 남자가 옥신각신 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핸드폰"은 휴대폰이라는 너무도 익숙하고 현대인의 생활에서 떨어질 수 없는 문명의 이기를 가지고 현대사회에 만연한 소통의 부재와 사람과 사람사이의 기본적인 배려의 부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휴대폰을 통해 너무도 쉽게, 그리고 즉각, 아무리 멀리 떨어진 다른 누구와도 직접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정작 때로는 가장 소중한,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는 하지 못하는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영화는 잃어버린 핸드폰을 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그것을 조명합니다.

소재와 그 주제는 좋습니다. 문제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스릴러란 장르를 통해 저 주제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너무도 실망스럽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협박을 당하는 오승민(엄태웅 분)의 예의없고 거친 행동들을 보여준 이후에 그를 협박하던 정이규의 정체를 드러내보입니다. 그리고는 정이규의 배경을 보여줌으로써 주제를 결부시켜나가며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당위성을 부위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당위성을 향한 노력은 정이규라는 존재에 대한 동정으로 변모할 소지가 다분하며 이 둘에 대한 시각차이가 순식간에 변해가는 상황은 관객들에게 두 명의 캐릭터에 대한 정의 자체에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는 전개과정에서 꼭 필요한 각종 사건에게도 너무 부차적인 상황의 설정과 겉도는 이야기가 많아서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을 주며, 그 필요한 사건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작위적인 느낌을 입힘으로 인해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쫓고 쫓기는 느낌이 주는 재미는 흐지부지한 상황에서 끝까지 별 필요없는 부차적인 반전의 시도는 안쓰러워보이기까지 합니다.

이 영화는 상업영화입니다. 그리고 장르영화입니다. 이러한 조건에 따라 갖추어야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그 장르가 주는 쾌감과 재미를 관객에게 먼저 제공하는 것입니다. 왠지 의미있고, 거창해보이는 주제? 그건 일단 이 기본부터 해결한 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