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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천사와 악마 (Angels & Demons, 2009)

천사와 악마
전세계적으로 팩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영화화 되었을 때, 흥행은 원작의 인기 만큼이나 만족스러웠지만 영화 자체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실 원작 자체도 과연 이게 그런 인기를 얻을 작품인가라는 회의가 우선 들었지만("성혈과 성배"에서 훨씬도 전에 제기됐던 소재만 가져와 자극적으로 포장했다는 것은 무시한다 하더라도 소절 자체도 개인적으로 그리 큰 재미를 못 느꼈기 때문입니다.) 톰 행크스와 론 하워드의 조합 때문에 기대를 품었고, 배신 당했습니다.

3년 후 나온 "천사와 악마"는 역시나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댄 브라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 자체는 소설 "다빈치 코드" 이전의 작품이지만 영화로 옮겨오면서는 "다빈치 코드" 이후의 이야기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스위스의 CERN에서 진행되던 빅뱅 실험 중 그 때 생성된 반물질이 사라지고, 과학자 실바노가 살해된체 발견됩니다. 그리고 그의 시체에서 사라진 비밀조직으로 여겨지던 일루미나티의 문장이 발견되고 그로 인해 로버트 랭던이 사건에 관여하게 됩니다. 반물질을 탈취한 인물은 4명의 교황 후보 추기경들을 납치하고, 그들을 살해하고 최종적으로는 바티칸을 파괴하겠다는 협박을 합니다.

원작 소설은 소설의 재미로만 친다면 "다빈치 코드"보다는 나았습니다. "다빈치 코드"보다 긴장감 있었고,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영화는 딱 그만큼만 전작 영화 "다빈치 코드"보다 낫습니다. 영화의 중심은 랭던 일행이 추기경들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바티칸을 구하기 위해 단서를 좇아 로마를 종횡무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 자체가 다른 어떤 여지 없이 일직선으로 진행되는 단순한 구조로 관객들에게 같이 생각할 여지를 주지않은 점이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나름 긴박감 넘치게 랭던 일행의 모습을 그립니다. 여기에 그 배경으로 비춰지는 로마의 모습은 또다른 볼거리로 작용합니다. (실내는 대부분 세트였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영화의 재미를 만드는데는 성공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무리에서 불만을 가지게 합니다. "다빈치 코드"의 마무리는 말 그대로의 허무함이었다면 이 영화의 마무리는 미심쩍음입니다. 영화는 소설과는 다르게 유언 맥그리거가 연기한 궁무처장과 관련된 중요한 에피소드 하나를 통째로 들어냅니다. 영화 초반에 보여주던, 교황을 아버지처럼 여기던 그의 모습와 더불어 영화의 마무리에 설득력을 실어줄 단서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영화의 런닝타임을 의식해서였을까요? 꼭 필요한 부분이 빠진지라 아쉬움이 더 큽니다.

이 영화가 분명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지만, 단 하나 크게 만족스러운 것은 하나 있습니다. 톰 행크스가 전작의 그 어색한 헤어스타일을 고수하지 않았습니다. 마..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