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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박물관이 살아있다 2 (Night at the Museum: Battle of the Smithsonian, 2009)

박물관이 살아있다 2
전작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영화적인 상상력을 잘 살린, 그리고 그에 가족주의라는 진부하지만 무난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주제를 결합시킨 가족 대상의 오락영화였습니다. 그런 편안함 때문인지 흥행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후, 그 후속편, "박물관이 살아있다2"가 개봉했습니다. 이번 편은 역시나 속편의 법칙답게 한층 커진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영문 원제의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작의 자연사 박물관을 벗어나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그 배경을 옮깁니다.

더 큰 박물관으로 무대를 옮김으로 인해 캐릭터들도 추가되었습니다. 전작의 테디 루즈벨트, 제레다야, 옥타비아누스 등에 이어 아멜리아 에어하트, 사악한 파라오 카문라, 나폴레옹, 알 카포네 등이 등장합니다.

이런 규모적인 확대가 볼거리에 있어서의 기대를 품게 할 수도 있지만, 이런 말을 바탕으로 예상하는 것에 비해 실제로 보이는 모습은 그 활용도나 재미에 있어서 전작보다 오히려 처지는 느낌입니다. 영화는 그저 늘어난 캐릭터로만 승부해보려는 모습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영화상에서 크게 무게를 가지고 극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순간순간만을 위해 잠깐 활용되고 마는 식입니다.

주제에 있어서 영화는 전편과 그 궤를 달리합니다. 전편이 처량한 이혼남의 자랑스러운 아빠로 거듭나기 프로젝트로 요약될 수 있는, 가족주의적 성향이 강했다면 이 영화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진정한 자아 찾기라는 조금은 거창한(어차피 진부하긴 매한가지지만)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생각해보자면 이 영화가 성인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오락물이 아니라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영화라고 봤을 때 가족주의 코드가 빠져버린 이 영화는 마치 앙코 없는 찐빵, 김빠진 맥주 같은 꼴입니다. 또한, 그러한 가족관람객을 타겟으로 한 가족주의라는 코드는 영화의 유치함을 적당히 상쇄해주는 역할도 하는데 그 코드를 무시함으로써 이 영화는 큰 타격을 입습니다.

결국 "박물관이 살아있다2"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없다는 시쳇말을 다시금 증명하는 영화입니다. 아주 대단한 작품을 바란 것도 아니고 그저 편안하고 무난한 작품을 원했을 관객들을 배신하는 영화입니다. 제게 이 영화는 그저 '에이미 아담스'가 출연했다는 가치만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