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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2009)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개인적으로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2007년 7월 블로그를 처음 개설하고 가장 처음 포스팅했던, 글 넘버 1이 바로 "트랜스포머"의 감상기였기 때문입니다. 그 때부터 2년이 지난 후, 마이클 베이와 샘 윗위키, 미카엘라, 그리고 로봇 친구들은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으로 돌아왔습니다.

"트랜스포머2"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후속작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소, 다양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한층 커진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서부에서 동부로, 그리고 이집트로. 전작에서 14기 뿐이던 등장로봇이 46기로 대폭 들어났으며, 그런 로봇들의 숫자에 대응하기 위해서인지 영화의 이야기 줄기에 발을 디딘 인간 캐릭터들의 숫자도 늘어났습니다.

이런 한층 방대해진 스케일을 가진 "트랜스포머2"는 결과적으로 말하면 더도말고 딱 마이클 베이의 장단점을 모두 극대화한 영화입니다. 단점이라면 역시나 마이클 베이는 이야기하기 보다는 보여주는 것에 더 능한 감독이기에 이야기를 풀기에는 너무도 서툴다는 것입니다. 1편은 주요 인간 캐릭터의 수도 적고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단선적인 이야기에 불과해 그 티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2편은 그 커진 스케일로 인해서 이야기기의 적당한 조절능력과 연결능력이 필요했습니다만 마이클 베이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이런 단점을 상쇄하기에 또 극대화한 한 것이 그의 장점인 보여주기 능력입니다. 이야기에 종속된 액션이 아니라 액션에 종속된 이야기로 영화는 끊임없이 거대 로봇들의 향연으로 눈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합니다. '로봇들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마이클 베이의 말처럼 클로즈업된 로봇들의 얼굴에서 드러나는 표정은 쇳덩이치고는 생생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액션신 중 특히 옵티머스 프라임의 숲속 혈투 장면은 어쩌면 이 영화의 장점이 가장 극대화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1:3으로 맞서 싸우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전투 장면은 이 영화의 한층 커진 액션 스케일을 볼 수 있으며 그 비장함은 이 영화의 주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후반부의 클라이맥스 전투도 그러하지만, 강렬함은 이 쪽이 우선합니다.)

1편이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 분)라는 소년의 성장이 그 주제였다면, 2편도 그 성장이라는 점에서 일치합니다. 1편의 감상기에도 적었지만,

"예쁜 여자 친구와 빨간 차도 갖고 싶었지만..." - 이승환 <덩크슛>

가 전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식축구부에서 망신을 당한 샘이 마치 경기장을 달리는 듯 큐브를 옆구리에 끼고 달려 메가트론의 가슴에 터치다운을 성공시키고 예쁜 여자친구와 소망했던 멋진 차도 갖게되는, 소년의 성장을 다룬게 1편이었다면 2편은 소년이 남자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작가들은 이 영화가 '집에서 멀어지는 이야기'(샘이나 트랜스포머들 모두)라고 하며 '독립'을 통한 성장을 이야기했지만 그보다는 감독 마이클 베이가 이야기했던 '희생'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인간 주인공인 샘의 달리는 행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거대 로봇들에 비해 아무 능력도 없는 보잘 것 없는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설득력이 있어보이는데 1편의 달리기는 말 그대로 욕구에 기반을 둔 소망의 성취를 통한 성장의 길이었다면 2편의 달리기는 '희생'에 그 의미가 닿습니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희생은 샘 윗위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후반부의 사막 전투에서 샘은 그의 아버지가 도망가라고 외치지만 도망가지 않고 디셉티콘 앞에 섭니다. 그리고는 그의 부모에게 '멈추지도 숨지도 말고 달려서 도망가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샘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달리 그 말을 처음에는 부정합니다. (영화 초반부에 집을 떠나는 샘에게 취하는 태도는 반대였습니다.) 이유는 그가 남자이자 아버지이자 가장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위한 희생의 책임과 의무는 우선적으로 '가장'에게 돌아갑니다. 영화의 시작부에 나오는 그 옛날부터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더없이 남성위주의 생각이지만 그러한 남성위주의 사고가 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그리 틀리지도 않습니다. 샘의 아버지는 '희생'의 책임과 의무를 샘에게 넘깁니다. 지켜야할 자신의 소중한 무언가를 위해 '희생'할 줄 알 게 되면서 그제서야 비로서 소년은 남자가 됩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샘에게 '운명' 지어진 길은 (철저하게도) 남성 입장에서의 그들의 길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가 (1편보다 더욱) 이야기를 위한 액션이 아니라 액션을 위한 이야기를 추구하다보니 사실 이러한 영화의 주제를 파악하기는 전작보다 더욱 어렵습니다. 애초에 기저에 깔려있던 의도대로의 연결 고리를 관객에게 충분히 제공해 주지 못합니다. 대신에 액션을 위한 이야기에 너무도 충실하기에 확실한 것은 이 영화가 보여주기 위한 목적의 헐리우드 액션 블럭버스터의 현재 정점에 올라있다는 것입니다. 후반부의 사막 전투는 그 보여주기를 극대화하고 있는데 데바스테이터의 등장과 피라미드를 두고 펼쳐지는 일련의 전투, 미군들의 정신없는 총격과 포격이 이어지면서 혼을 빼놓습니다. 그저 보고 듣고 있는 행위 자체에만 몰두하게 할 뿐이고 그 외에 다른 행위는 무의미하게 합니다.

전작까지는 그래도 주인공이 샘으로 느껴졌지만 이 영화에서는 완연하게 주인공이 옵티머스 프라임처럼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가 바로 보이고 듣는데만 모든 걸 집중하게 하면서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고, 그 한가운데에 옵티머스 프라임(혹은 트랜스포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음으로서 자신의 단점을 무마해버리는 이 영화는 어쩌면 헐리우드 블럭버스터가 그토록 원하던 것일 수도 있지만 달리 말하면 우려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최소한의 사고와 사유도 허락하지 않는 오락성. 과연 "트랜스포머3"에서도 마이클 베이는 사고와 사유의 불능을 야기하는 블럭버스터를 만들어낼까요? 기대도 있지만 다시 말하자면 분명 우려도 있습니다. 샘은 성장하고 어른이 되는데 영화는 오히려 보는 이들을 아이들로 만들려고 하니까 말입니다.

P.S 씨너스 이수5관(디지털), 코엑스 메가박스 M관(디지털), 용산CGV 5관(IMAX)에서 감상한 결과, 이 영화의 장점을 가장 극대화해 즐기기 위해서는 IMAX 관람이 절대적입니다. 특히 옵티머스 프라임의 숲속 혈투장면의 IMAX 관람의 감흥은 디지털 상영 관람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혹여나 보실 분들은 왕십리CGV IMAX관을 강력 추천해드립니다. 흔히 말하는 왕십리CGV IMAX관의 스윗스팟은 J/K열 가운데입니다. 그로부터 앞으로 갈 수록 점차 목이 힘들어지며, "트랜스포머2" 같은 영화에서는 영화 속 빠른 움직임을 쫓기가 무척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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