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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 2010)

[Movie/Review]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지금 시점에서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그리고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스크린으로 옮기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감독은 바로 두말할 필요없이 팀 버튼일 것입니다. "가위손", "비틀쥬스", "배트맨",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에서 그가 선보였던 비정상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비쥬얼로 인해 말그대로 '이상한'(그래서 더욱 매혹적인) 루이스 캐롤의 기념비적인 이 아동소설을 그가 어떻게 표현해냈을까 큰 기대를 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원작 그대로를 따르고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영화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섞어놓은, 아니 그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원작에서 앨리스가 7살 6개월의 어린아이였다면, 영화의 앨리스(미아 와시코우스카 분)는 흔히 말하듯 말만한 숙녀입니다.

앨리스는 자신을, 그리고 여성을 바라보는 시대의 관습과 시선을 불편하게 여기는 캐릭터로 갑작스레 받게된 귀족 자제의 청혼을 부담스러워하다 하얀 토끼를 따라 땅 속 세계에 발을 딛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CG의 손길을 받기 시작한 이 이상한 나라는 '팀 버튼'의 그것과 유사하다할만 하지만, '팀 버튼'에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무난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팀 버튼의 페르소나 조니 뎁이 연기하는 미친 모자 장수와 팀 버튼의 반쪽 헬레나 본햄 카터가 연기하는 왕대가리의 붉은 여왕, 지나친 우아함이 코믹함으로 다가오는 앤 해서웨이의 하얀 여왕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괴팍하고, 창의적이며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무엇을 기대했던 분들에게는 실망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루이스 캐롤의 상상력, 그리고 원작의 거대함이 팀 버튼을 압도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원작이 어떤 개연성 없이 그리고 목적없이 앨리스의 땅 속 세계, 그리고 거울 속 세계에서 겪었던 일을 그려냈다면 영화는 원작의 넌센스 시인 "재버워키" 속 기사의 모험담을 앨리스에게 주입시킵니다. 좋마운 날에 날뜩한 칼로 재버워크를 죽이도록 정해진 것이 바로 앨리스라는 것입니다. 정신없는 내러티브의 원작을 영화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선택한 이 각색은 결과적으로 썩 좋은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이야기의 무난한 흐름은 가져왔을 지언정, 루이스 캐롤 원작이 가지는 매력은 사라져버렸으며, 나아가 근래의 "나니아 연대기" 같은 고난을 겪고 성장해 영웅으로 거듭나는 주인공을 그리는 헐리우드 판타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영화는 그런 영웅 앨리스가 현실로 돌아와 하는 일이 서구 제국주의 확산에의 일조라는 데에 다다르면서 그 실망을 배가시키게 됩니다.

모자 장수는 자신에 대해 갈등하고 고민하던 앨리스에게 '너에게는 전에 있던 무엇인가가가 없다.'라고 충고합니다. 그것은 앨리스에게 하는 말임과 동시에 팀 버튼이 만들어낸 이 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게 하는 말입니다.


본 포스트에 포함된 이미지와 영상 등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영화의 제작/배급사 및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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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다는건 [2010.03.08 1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긴 볼 텐데 심히 갈등이 되는 영화가 되어버린....

  2. 니아 [2010.03.09 0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윗님이랑 상황이 심히 비슷합니다.

    전애는 있었던 무언가가 없다.....
    젠장 그걸 바랬것만

  3. BlogIcon henry [2010.03.09 0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팀 버튼 감독에게서 어떤 비판 정신을 바란 것은 아니었고 그의 영화는 대개 내면의 컴플렉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제게는 오히려 이 영화가 적게나마 비판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스테판 님의 관점에도 상당히 공감하게 되는 것은 비판을 진짜로 제대로 할 줄 아는 영화 역시 봤기 때문일 겁니다. 무난하다는 인상은 플롯이 너무 쉬웠기 때문이 아닌가 싶군요. 매끄러운 진행이긴 했지만 너무 쉬운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제쪽에서는 트랙백이 되지 않아서 링크해 갑니다.

  4. tekkenpunch [2010.03.11 1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크 나이트 리뷰 보러 왔다가 싹 돌고 갑니다!

    스테판님 좋은 리뷰와 정보 감사합니다 ^^

  5. BlogIcon montreal florist [2010.03.24 0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다 재밋다고 하드라구여, 스토리를 아는영화인데도 참 재밌나봐여

  6. tekkenpunch [2010.03.28 2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실망이었다는;;;; 다만 붉은 여왕의 연기만이 저는 좋았더랍니다....- ㅅ-

  7. BlogIcon 검은괭이2 [2010.04.27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즈음에 마음에 여유가 없어 영화를 잘 못 보구 있네요 ㅎ 이 영화 꽤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흠.. 팀 버튼의 느낌이 강하지 않다면 왠지 약간 망설여지기도 ㅎㅎ 글 잘 보구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