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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2007)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외적으로 상당히 끌리는 영화입니다. 코미디로 한가닥 하는 김상진 감독과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국민 어머니(?)로 떠오른 나문희 씨의 조합이기 때문이지요.

영화는 생계형 납치(?)범인 세명의 일당이 국밥집 재벌 권순분 여사를 납치하며 시작됩니다. 하지만, 어리바리한 납치범들은 오히려 권순분 여사에게 처음부터 휘둘리게 되고, 어머니가 납치를 당한 상황에서도, 어머니보다는 자기의 일만 생각하는 권순분 여사의 4남매 때문에, 화가 난 권순분여사가 자신의 납치극을 진두진휘하게 됩니다.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추석시즌을 노리는 극장 영화로써, 매력적인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코메디라는 장르에 나문희 라는 어머니 상을 전면에 내새우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해도 중견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는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듯이 나문희 씨는 영화 속에서의 어머니 상을 충분히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납치범들과 천연덕스럽게 밥을 먹으면서, 오히려 그들을 자식처럼 걱정해주는 어머니의 모습은 참 정감어리고, 때로는 아주 코믹적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어머니 상을 크게 오버하지도, 퇴색케하지도 않는 영화 속에서 원하는 적절한 선을 지키고 연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세명의 납치범들은 기대에 못미칩니다. 충분히 예상케하는 웃음 코드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영화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실망감이 든다고 할까요.

그외의 캐릭터인 안재도, 안선녀 남매는 등장 배경 자체가 모호합니다. 안재도는 왜 그렇게 친자식들보다 더 권순분 여사를 아끼는지, 안선녀와 권순분 여사는 어떤 관계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안재도는 그냥 납치범들을 쫓는 경찰 측 캐릭터가 필요했기 때문에, 안선녀는 코믹함을 주려는 의도 외에는 없는 인물로 비쳐집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조직으로서의 웃음을 유발하는기보다는, 순간순간의 상황에서 오는 단편적인 웃음에 치중하고 있습니다.(대표적으로 류해진의 극속 이름을 말하는 장면이 있겠습니다.) 상황에 따른 웃음보다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웃음이 아쉽습니다. 또한 '효'라는 이야기를 이끌어감에 있어서의 진부한 구성도 아쉬운 점 중 하나입니다.

아쉬운 점이 분명한 영화지만, 추석 시즌의 극장용 코메디라는 괜찮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아쉽다고 재미없는것은 아니거든요. 적어도, 신물이 나서 토가 올라올것 같은 조폭 코메디가 아닌 가족을 대상으로 한 코메디이기에 그렇고, 또한, 중견 배우를 내세우면서도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영화가 만들어졌기때문에 그러합니다. 그러기에 올시즌 추석 코메디 영화로는 이 영화가 가장 나은 선택이 아닐까 감히 말씀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