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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10 PiFan 리뷰] 사랑스런 그대 (The Loved Ones, 2009)

사랑스런 그대
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이하 PiFan)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올해 PiFan은 인도영화의 약진과 여전히 강세인 일본영화들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만 반대로 가장 PiFan 다운, 장르 영화에 대해서는 너무도 인색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그래머까지 추천작이라고 낚아 버리는...)

그 와중에 "사랑스런 그대"는 그 실망에서 건진 거의 유일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그대"는 CF 감독 출신인 숀 번의 연출 데뷔작인 호주 영화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실의에 빠져 지내고 있는 브렌트(하비에르 사무엘 분)는 학교에서 존재감없고, 예쁘지 않은 여학생 롤라(로빈 맥리비 분)의 댄스파티 파트너 요청을 거절하게 되고 그것은 곧 불행으로 이어집니다.

영화는 댄스파티에 대한, 섹스에 대한 십대의 욕망과 짝사랑의 소유욕, 정신나간 피의 광기, 그리고 일종의 섹스코메디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영화 "미져리"와 "쏘우" 등의 잔영이 느껴집니다. 댄스파티가 시작되기전 숨고르기를 하던 영화는, 핑크 드레스를 갖춰입고 메이크업을 한 롤라의 모습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빠르게 전개 됩니다. 브렌트의 발에 식칼이 꽂혀 피가 흘러내리고, 일반적인 성장통인 마냥 아무렇지도 않게 전기드릴를 사용하는 롤라의 모습은 제목 중 '사랑스런'의 역설적인 의미를 드러냅니다. 영화는 중간중간 캐릭터의 심리나 상황을 설명하는 음악을 삽입하는데, 도식적이긴 하지만 음악 선곡의 탁월함이 눈에 띕니다. 특히 롤라의 테마곡인 케이시 챔버스의 'Not Pretty Enough'가 그러합니다.

감독 숀 번은 영화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잘 통제하면서, 썩 훌륭한, 재미난 호러 영화를 완성시켰습니다. 또한, 영화의 주인공인 하비에르 사무엘과 로빈 맥리비의 연기 역시 인상적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앞으로 눈여겨 볼 신인감독을 찾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올해 PiFan 상영작 중 PiFan에 가장 어울리는 피칠갑 영화 "사랑스런 그대"가 부천에서 상하나 건져가길 기대해봅니다.

P.S 예고편 및 케이시 챔버스의 'Not Pretty Enough'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