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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글러브 (GLOVE, 2011)

글러브
강우석 감독의 근래의 필모그래피를 보자면 영화 "글러브"는 조금은 이질적인 영화입니다. "공공의 적" 이후의 그의 작품들이 사회적 이슈에 천착한 소재를 담았다면, "글러브"는 스포츠를 소재로한 휴먼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음주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왕년의 프로야구 스타 김상남(정재영 분)이 자숙 차원으로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성심학교’ 임시 코치직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강우석 감독의 영화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되는 어떤 정치색은 이 영화에 없습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인, 요즘 영화같지 않은 왠지 옛날 영화같은 때깔과 투박해보이만 에두르지 않는 연출은 그대로 입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강우석이 변했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정치색이 없다고, 사회적 이슈에 칼날을 세우지 않았다하더라도 후자의 이유로 강우석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140분의 런닝타임 동안 이런 스포츠 드라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클리셰'로 범벅이 되었다 할 수 있는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감동을 자아내기 위한 주인공의 웅변조 연설 역시 강우석 영화답게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그리고 즐기는 스포츠냐, 승리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스포츠냐라고 서로 주장하던 주원과 상남의 말다툼의 결론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영화는 아이들의 분투와 눈물에만 그 초점을 맞춥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 긴 런닝타임동안 적절한 완급조절 함께 관객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그렇기에 그 수많은 클리셰와 억지스런 감동 만들기가 큰 무리없이 이야기 속에 녹아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커다란 감동이나 그에 따른 감흥은 없을지언정(모든 단점을 상쇄할 그 무언가가 없지만) 강우석이 영화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은 목적지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듯이 영화에서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20여년의 세월 동안 강우석이 감독으로 국내 영화판에 굳건히 서있는 발판이 아닐까 합니다. 좋든 싫든, 강우석은 그런 감독입니다.

P.S 정재영은 동치성이 더 어울립니다.
P.S2 LG Twins 만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