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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화려한 휴가 (2007)

화려한 휴가 (2007)

한국  |  드라마  |  125 분  |  개봉 2007.07.25

감독 :  김지훈
출연 :  안성기(박흥수), 김상경(강민우), 이요원(박신애)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우리의 가슴 아픈 현대사인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영화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앞뒤의 다분히 정치적인 상황의 묘사보다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그 날을 하루씩 하루씩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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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초반부는 평화로운 광주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택시 운전을 하는 민우(김상경)과 그의 하나뿐인 남동생 진우(이준기). 민우가 짝사랑하는 신애(이요원)의 평범한 일상들. 초반부는 마치 <태극기 휘날리며> 같습니다.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에,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고 있는 우리는 그들의 평화가 위태로워 보이고, 안쓰러워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일상의 평화를 보내다 어느 순간, 그 평화가 깨집니다.

그 다음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발포를 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계엄군, 시민군들은 전남도청을 사수하려하지만, 끝내 계엄군의 진압에 그들은 목숨을 잃습니다.

영화는 그 5.18 민주화 항쟁 그 자체의 모습과 그 속에서의 개개인의 에피소드를 보여줍니다. 민주화 항쟁 전체의 진행은 그 각각의 에피소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이 영화는 5.18민주화항쟁이라는 우리의 아프지만 의미있는 역사를 보여주는 특별한 영화이지만, 아쉽게도 한국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진지하고, 용감하지만 때로는 엉뚱한 주인공.
꼭 두명이 콤비로 등장한는 개그 캐릭터.
끝으로 갈수록 극대화되는 신파.

영화의 진중한 분위기를 조금은 피하려는 것일까요? 인봉(박철민)과 용대(박원상)의 개그씬은 중간중간 영화의 흐름을 너무 끊습니다. 웃음은 유발하지만, 오히려 극의 전반적인 흐름에서는 마이너스 요소라고 할까요? 이들과 관련해서, 고증에 철저하다는 이 영화는 주연,조연 통틀어 사투리를 쓰는 인물이 인봉과 용대를 포함해 한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자주 나오는 배역은 이들 둘 뿐입니다. 왜, 항상 영화속에서 사투리는 개그적인 의미로만 쓰이는 걸까요?  굳이 개그 캐릭터에만 사투리를 쓰게 한 점은 의아할 뿐입니다.

또한 영화는 시민군과 계엄군을 철저하게 선과 악으로 구분짓습니다. 시민군의 장난스러운 야유에 웃음짓는 계엄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다른 여러 장면을 통해서 그런 모습보다는 완벽한 악역으로의 이미지로만 비춰집니다. 신애의 총에 죽은 계엄군도 결국은 극중의 나문희 같은 어머니를 둔 한 청년일텐데요. 구도를 만드는데 있어서 계엄군보다는 그러한 악역의 계엄군을 만든 그 문제의 인물들을 부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했다면, 너무 정치적인 영화가 됐으려나요? 하지만 5.18광주화운동이라는 정치색이 강한 현대사에 그러한 정치색을 제거하려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게 보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많은 영화이지만, 그래도 이러한 영화가 제작된 것은 크게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의 주기득권층은 그 날의 아픔을 만든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애가 확성기로 외치던그 말을 기억해야 됩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광주의 그 날의 아픔을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일로 치부할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에도, 미래에도 안고 갈 우리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P.S 개봉 전 논란이 됐던, 이준기의 샤기컷 머리는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비중이 작은 편인지라.

P.S2 김상경씨! 잡지에서 스포일러 발언을 하면 어떡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