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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東京ゴッドファ-ザ-ズ: Tokyo Godfathers, 2003)

곤 사토시 감독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올해 SICAF에서였습니다. "파프리카". 평소 재패니메이션에는 관심이 없는지라, 감독의 이름도 알지 못했고, 작품 또한 몰랐지만 온라인에서의 열기가 대단했던지라, 관심이 갔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예매는 매진. 가까스로 당일 현장판매 분을 끊어서 보게 되었던 영화였습니다. "파프리카"는 온라인의 관심만큼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시각적인 즐거움의 향연. 기대치 않은 곳에서 의외의 발견을 한 느낌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원제는 도쿄대부, 이하 도쿄대부)은 곤 사토시 감독의 2003년 작입니다. "파프리카"에서도 극장 간판에서 이 "도쿄대부"를  찾을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영화는 세 명의 홈리스들이 크리스마스날, 버려진 아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프리카"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였다면, "도쿄대부"는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세 명의 홈리스들은 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행운들을 겪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만나게 되고 그 상처를 치유받게 됩니다. 영화 후반부에 현실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기적'이 일어나지만, 이 영화는 기적은 그런 실질적인 기적보다는 현실 속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게 하는 희망이야말로 '기적'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도쿄대부"는 "파프리카" 같이 화려하고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차분함 속에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찾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세 명의 홈리스 긴, 하나, 미유키가 과거와 마주하게 되는 그 과정과 이야기를 적절히 녹여내고 극을 이끄는 감독의 연출력 또한 일품인 작품입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홈리스,호모, 가출소녀, 버려진 아이가 주는 따뜻한 마음을 느껴보세요.

P.S 올해 "로빈슨가족" 이후 영화관을 전세 내 본 두번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