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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다즐링 주식회사 (The Darjeeling Limited, 2007)

*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다즐링 주식회사"는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파트1인 "호텔 슈발리에"와 본편인 파트2, "다즐링 주식회사"가 그것입니다.

"호텔 슈발리에"는 본편의 전 이야기로 세 명의 형제 중 한명인 잭(제이슨 슈왈츠먼 분)과 그녀의 여자친구(나탈리 포트만 분)만이 나오는 12분의 짧은 영상입니다. 이 12분 동안에는 짧은 분량임에도 나탈리 포트만의 무게감과 그녀의 나신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탈리 포트만과 고만고만한 제이슨의 키도...

본편 "다즐링 주식회사"는 "호텔 슈발리에"에 나왔던 잭과 그의 형제들, 프랜시스(오웬 윌슨), 피터(에드리언 브로디)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이들 형제는 1년간 서로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맏형 프랜시스가 오토바이 사고로 죽을 뻔한 것을 계기로, 다른 형제들을 불러모으면서 인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오웬 윌슨의 붕대를 칭칭 둘러맨 처음 등장에서 피식.나이도 들만큼 들었고, 분명 형제이기도 한데 이들은 참 어리고, 거기다 사이도 좋은 편이 아닙니다. 한명이라도 없으면 없는 사람의 뒷담화를 하기 일쑤이고, 주었던 선물 도로 뺏기, 쓸데없이 뱀은 사가지고 들어와 소동을 벌이고..

다즐링 주식회사
영화는 이런 그들의 일종의 성장담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방황을 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결국은 신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커나갑니다. 황량한 사막 가운데에서 철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처구니없게, 그리고 의도치않게 길을 잃어버리는 열차처럼 인생에서 때때로 잘못된 길을 가고, 방향을 찾지 못할때도 있지만 그것도 결국은 성장과 성숙을 향한 디딤돌입니다.

철없기만 한 이들 형제는 결국 주먹다짐까지 합니다만, 같은 상황에 처하자 열차에 다같이 돌팔매질을 하며 처음으로 형제라고 느낄만한 동질적인 행동을 취합니다. 애초의 계획대로 어머니를 찾아 길을 가던 이 세 형제는 우연히 한 소년의 죽음의 목격하게 되고, 소년의 장례식에 참여하면서 정신적인, 마음의 성숙함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되고 여행의 최종 목적인,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어머니를 만나 후 그들은 더 이상 철부지가 아니고 서로를 멀리하지도 않습니다. 한명이라도 없으면 뒷담화에 비밀폭로하기 바쁘고, 왜 자기만 그 이야기를 몰랐냐고 불평등하던 그들이 이제는 다른 형제가 누구에게 전화하는지, 왜 그러는지까지 다 아는 사이가 된 것입니다. 찢어졌던 상처가 시간이 걸릴지라도 언제가는 싹 낫듯이 그들은 그렇게 형제애를 찾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세형제는 아버지에 얽메여있던, 여행 내내 무겁고 귀찮게 하던 11개의 짐들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모두 던져버립니다. 더 이상 그들은 철부지들이 아닙니다. 처음과 달리 하나의 짐도 없이 열차를 탄 그들은 이전과 달리 이제 진짜 어른으로 자신들의 길을 향해 갈 것입니다.

영화는 보는 내내 키득대게 하는 유머의 즐거움과 세명의 배우들의 앙상블을 맛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인도의 이국적인 정취와 색감은 덤이구요. 또 쓸데없이, 세 명의 형제가 성격도 틀리고, 나름 생기새도 틀리고, 성격도 다르지만, 코만 본다면 형제라고 느낄 수 있다는 묘한 생각도 한번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다즐링 주식회사는" 용산CGV, 강변CGV,상암CGV. 이렇게 단 세곳의 상영관에서만 만나기에는, 그래서 왠만해서는 개봉했는지 안했는지 모른채 스쳐지나가기에는 아까운 영화입니다.
다즐링 주식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