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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색즉시공 시즌 2 (2007)

5년만에 돌아온 "색즉시공 시즌2"는 전작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후속작입니다.

"색즉시공"에도 출연했던 조연 배우들은 그 후, 코믹배우의 이미지가 각인되어서 기타 다른 작품에서도 그 이미지의 배역을 계속 연기해왔었고, 심하게는 그로 인해 질린다는 느낌까지 들게 될 정도였습니다. 그런 배우들이 전작의 배역들을 후속작에서 소화하려다보니, 좀 더 세게, 좀 더 강하게 하려던 듯한 느낌이지만 (어차피 울궈먹을대로 울궈먹은 비슷한 캐릭터로) 웃겨보겠다고 억지로 있는대로 망가지려고 노력하는 배우들을 보고 있자니, 안쓰러움만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런 배우들의 안쓰러움만큼 웃음을 주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역시나 전작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 뻔한 웃음코드만을 생산해내는 영화는 '웃겨라도 줘' 라는 희망마저 날려버립니다. 영화대사 중의  "그게 웃기냐? 응?"을 그대로 돌려서 스크린에 내뱉고 싶은 심정이랄까요.

색즉시공 시즌 2
거기에 더해 이 영화는 한국코메디 영화의 고질적인 그 틀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초중반은 웃기고, 후반은 억지로라도 감동이라도 줘볼까. 하는 그 방식말입니다. 그런 코메디 영화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끊임없이 망하는데도 불구하고,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또한 이야기 속에는 마치, 통속적인 아침드라마(...설마 지금 시대에도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에나 나올 법한 어머니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대사까지 똑같아요. '내 딸아이를 사랑한다면,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자네가 물러나주게' 류의 대사. 그 후 전개되는 뻔한 상황.

이 영화는 마치 한국영화의 온갖 총체적인 문제점을 다 떠안고 있는듯 보입니다. 얼마전, 한국영화와 관련된 글에서 모 영화의 경우 애드립 잘치는 배우 데려다 놓고 대본에는 딸랑 '애드립'이라고 적어놓고는 촬영하고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영화가 아닐까 의심해봅니다.

한국영화 관계자들은 제발 관객탓 하지 말고, 자신들을 좀 돌아보기를 바랍니다. 정말 재밌는, 그래서 극장에서 보고 만족할 수 있는 그런 한국 영화들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