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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클로버필드 (Cloverfield, 2008)

클로버필드
"앨리어스", "로스트", "미션임파서블3"의 '토끼발' 까지... 헐리우드 내에서 떡밥의 제왕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J.J.에이브럼스가 제작하는 몬스터 영화라는 것만이 공개되었던 "클로버필드". 제작자의 그 명성답에 과연 이 영화도 낚시인가가 큰 관심거리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클로버필드"는 낚시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_-) 이런 표정으로, 뭐냐? 라고 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기존의 몬스터 영화들에서처럼 괴물의 발생 및 정체,최후 등을 기대하신다면 "클로버필드"는 낚시 영화 자체일 테니까요. 반면에 이 영화가 의도한 것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에게 습격당한 도시의 생존자로서의 그 느낌을 '체험'하는데 순응하신다면, 그 보상을 충분히 해주는 영화입니다.(많은 호기심을 자아냈던 괴물도 조금씩, 조금씩, 그리고 나중에는 제대로 보여줍니다.)

영화는 시사회 직후부터 각종 매체에서 이야기하는 유튜브 세대를 위한 재난물이라는 말이 어쩌면 가장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부에도 베스가 이야기하지만, "이거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거지?" 같은 말들에서도 그것은 드러나구요. 기존에 공개된 정보처럼 영화는 캠코터로 촬영된 듯한 영상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영화는 파나소닉 HD 캠코더로 촬여되었습니다. 중간중간 CG를 위해서 고해상도의 다른 카메라가 사용되긴 했지만) 마치 아마츄어가 찍은 듯( 영화 속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정신없이 흔들리고, 줌인-줌아웃에서 초점이 안맞는 모습 등... 지난해부터 큰 화두로 주목되던 UCC를 연상케 하거든요. 그것을 통해서 영화는 재난의 한가운데 있는듯한 생생한 느낌을 제공해줍니다. 긴장감을 능수능란하게 조절하는 감독의 연출력도 눈에 띄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이 촬영기법일 것입니다.

이런 '재난의 체험'에 있어서 또 하나의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영화의 사운드입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느껴지는 묵직한 중저음. 거의 영화 내내 이어지는 효과적인 사운드는 심리적으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진주 엠비씨네에서는 SDDS로 상영한다니, 근처분들은 찾아가 보심이..)

영화가 쫓는 대상이 몬스터에 의해 피해를 입은 개인들이라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괴물"과 연관지을 수도 있습니다만(중간에 "괴물"을 연상케하는 장면이 나오기는 합니다.) 두 영화는 몬스터 영화라는 소재 외에는 다른 영화입니다. "괴물"이 한 가족의 괴물에 대한 대항을 외부의 시선으로 그렸다면, "클로버필드"는 괴물에게 피해를 입은 개인들을 그들의 시점에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낚시라고 생각될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했던 괴물의 정체나 최후 등이 드러나지 않는 것도 그렇구요.

어떤 매체들에서는 이 영화가 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에게 심어진 무차별테러에 대한 잠재적 불안감을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 공화당 부시 정부의 정책에 동조하는 건 아니냐고 하지만 이전의 몬스터 영화들이 미소 냉전관계에서 오는 핵폭탄에 대한 불안감, 미국내 불안요소들의 표출이었다는 점을 봤을때, 영화가 제작되는 당시의 시대상황 요건이 그저 반영되어졌다고 봅니다. 시대와 그 때 만들어지는 영화는 때어놓을수 없는 관계고, 9.11 이전이든 이후이든 아마 어떤 식으로든 사회와의 연관성을 찾았을 테니까요.

"클로버필드"를 통해서 그냥 영화 속 재난의 한 가운데에서 그 상황이 주는 스릴과 공포를 접하세요.그뿐입니다. 그리고 괴물의 최후가 드러나지 않는,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나오는 쿠키를 통한 J.J.에이브럼스의 떡밥에 다시 한번 낚여보자구요.

P.S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나오는 쿠키의 내용은 이것이라고 합니다. 스포일러이므로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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