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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댄 인 리얼 라이프 (Dan In Real Life, 2007)

댄 인 리얼 라이프
아침에 일어나면, 지난 밤 다된 빨래를 정리하고 세 딸들의 식사와 등교 준비. 아이들을 모두 학교에 보내고 난 후, 신문에 기고할 칼럼 쓰기. 4년 전 아내와 사별한 홀아비 칼럼니스트 댄 번즈(스티브 카렐 분)의 아침 모습입니다. 신문에는 ‘댄의 사는 법’(Dan in Real Life)라는 칼럼을 통해서 자녀 교육이라던지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 조언을 해주고 있지만, 댄의 생활은 그의 칼럼과 같이 좋기만 할까요? 면허를 딴 큰 딸이지만 ‘네가 운전하면 죽어.’라고는 절대 운전대는 만지지도 못하게 하고, 처음으로 사랑에 눈뜨는 나이인 둘째딸에게는 외출금지명령을 내리고, 막내딸은 그런 모습을 본지라 그에게 ‘좋은 아버지지만 좋은 아빠는 아니다’라는 말까지 합니다. 칼럼 속 그가 말하는 화목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가족의 모습만은 아닙니다.

그런 불만을 가진 딸들을 데리고, 1년에 한번 있는 가족 휴가지를 찾는 댄. 딸들과의 갈등 때문에 잠시 머리를 식히는 차 심부름 나온 서점에서 그는 마리(쥴리엣 비노쉬 분)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그녀에 대해 가족에게 이야기하자, 가족들은 호들갑을 떱니다. 부인과의 사별 후에 혼자 지내던 댄에게 경사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웬걸, 동생이 새로 사귄 여자 친구라고 소개하는 그녀가 글쎄, 마리입니다.

영화는 이 당혹스런 상황을 그린 로맨틱 코메디 물입니다. 동생의 여자 친구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마음먹으려 하지만, 댄은 계속 그녀에게 끌립니다. 댄과 마리의 이 지속되는 관계는 사실 조금은 진부한 편입니다. 하지만 진부는 할지언정,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스티브 카렐 특유의 진지한 듯 하면서도 그 속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와 영화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효과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이라는 말이 나와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는 헐리우드 특유의 가족주의가 깊게 내포되어 있습니다. 번즈 가족들이 매년 하는 것이라지만, 단란한 가족 학예회 모습이나 남자,여자 편나누어 게임을 하며 즐거움을 나누는 모습. 댄의 딸들과의 갈등과 그 속에서 서로 이해해 나가는 모습. 마지막 댄과 함께 세 딸이 마리를 찾아나서는 모습 등은 그것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엄마의 부재로 이 빠진 댄의 가족이 마리를 통해서 그 빈자리를 메꾸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서 갈등은 술술 풀린다는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결말입니다. 즉, 로맨틱 코메디 + 가족 코메디랄까요.

“댄 인 리얼 라이프”는 이런 가족주의적 내용의 진부함과 그에 따른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만 아니라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메디 물입니다. 말 그대로 딱 무난한, 좋지도 그렇다고 나쁜 편도 아닌 영화라고 할까요.

P.S 모니터 시사회를 통해서 봤는데, 국내에는 3월 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화이트데이를 겨냥하는 듯 한데, 위에도 적었듯이 댄과 마리의 로맨스도 있긴 하지만, 가족주의적 냄새가 좀 강하네요. 그리고 국내개봉명도 바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