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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아주르와 아스마르 (Azur And Asmar, Azur Et Asmar, 2006)

아주르와 아스마르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사실 볼 생각이 없었던 영화입니다. 미셸 오슬로 감독의 전작들인 “프린스 앤 프린세스”나 “키리쿠, 키리쿠” 등을 이름만 들었지, 실제로는 해당 영화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러다 오늘 자주가는 사이트에서 이 영화의 블루레이와 관련된 글을 봤는데, 영화의 색감이 굉장히 이채롭고 화려하다는 말에 관심이 가서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말에 볼까 생각했었는데, 오늘로 메가박스나 씨네큐브에서 모두 내리더군요. 그래서 급예매.

영화의 스토리는 흔한 동화이야기와 흡사합니다. 제난 아래서 자란 아주르(에게 제난은 유모)와 아스마르(에게 제난은 친엄마)가 성인이 된 후 제난이 이야기해 주었던 진의 요정을 구하러 모험을 떠난다는 스토리입니다. 이야기는 간단한데, 동화적 내용을 한꺼풀 벗겨보면, 영화는 현실에 대한 바람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주르는 백인, 제난과 아스마르는 아랍인입니다. 그렇게 피부색이 다른 둘이 제난이라는 어머니 밑에서 함께 자라고, 나중에 가서는 서로 돕고 힘을 합쳐 모험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모습은 현실의 백인으로 대표되는 서구와 아랍계의 갈등과 그 갈등의 봉합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요정과의 만남도 그와 이어지는 내용이구요.

(좀 살짝 노골적이긴 했지만) 동화를 통해서 현실을 그리는 이야기도 나름 괜찮았지만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이 영화 내내 펼쳐지는 이미지였습니다. 영화는 2D 같은 3D 애니메이션인데, 기존의 픽사 등의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이나 일본의 애니메이션과도 다른 독특한 맛을 냅니다. 거기에 더해 화려한 색감은 시각적 재미를 충분히 선사해 줍니다. 영화의 이야기를 떠나서 단순히 화면 만으로도 큰 만족을 얻었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필름 상영이다니 보니 디지털 상영에 대한 욕구가 생기더군요. 디지털 상영이었다면 더 깨끗한, 더 화려한 색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 그런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그래서 감독의 전작까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였습니다.

그나저나, 개봉 일주일만에 대부분의 상영관에서 내리는 것은 조금 아쉽네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괜찮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