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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Lars And The Real Girl, 2007)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리얼돌'을 여자친구로 여기는 소심남. 이 소재만 두고 본다면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마치 오타쿠의 삶을 다룬 영화로 착각할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만, 실제 영화는 그런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27년간 솔로인생을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나 만남을 낯설어 하고 창고를 개조한 집에서 살고 있는 라스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어색할 뿐이지, 참 착한 청년입니다. 그가 그렇게 사는 것은 자신의 탄생에 얽힌 일종의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한 것인데, 라스는 사람을 멀리하는 대신에 어느날 리얼돌을 알게 되고 그녀(?), 비앙카에게만 마음을 엽니다. 그리고 착한 라스를 위해서 비앙카를 마치 사람처럼 대해주고 이해해주는 마을 사람들.

이 영화는 '개인의 독특한 취향을 존중해주자.'라는 의미도(피규어를 좋아하는 라스의 동료, 곰인형이 죽음에 슬퍼하는 마고 등의 일반 사람들) 내포하고 있지만, 가장 큰 주제는 진짜 어른의 의미와 그 어른이 되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등의 다른 이들을 위한 결정을 하고 그런 결정에 끝까지 책임을 지는 모습의 어른 말입니다. 라스는 비앙카와의 만남과 그런 만남을 이해해주는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인해 이제 진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랑도 만났고 말이죠.

영화 속에서 '리얼돌'을 여자친구로 여기는 라스의 행동이 이상하게 비추어지지 않고, 관객에게 웃음과 함께 그의 변화가 마음 깊이 다가오는 것은 크게 과장하지 않는 이야기와 라스 주변의 인물들의 모습이 관객을 이 영화에 동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비앙카가 떠나는 것에 아쉬움을 똑같이 느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영화의 힘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말그대로 따뜻한 영화,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씨너스 체인에서 단독개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