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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경축! 우리사랑 (2008)

경축! 우리 사랑
'한솥밥을 먹다 눈 맞아버린 봉순씨(김해숙 분)의 21살 연하남과의 발칙한 로맨스를 다룬 코미디 영화.' 라는 것만 본다면, 이 영화가 중년여성의 진정한 사랑 찾기 류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실제 영화는 그와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영화는 일반적인 남자의 불륜과 그로 인해 잉태되는 아이, 그로 인한 갈등이란 공식에서 남자를 여자로 바꾸고 있습니다. 보통의 이야기에서라면 이런 이야기는 아침 드라마에 나올듯한 가슴 답답한 내용인데요, (하희라, 김윤석 주연의 "있을때 잘해" 같은..김윤석의 '내 사랑을 불륜이란 이름으로 모독하지마' ) 이 영화는 성역할(?) 변화라는 요소를 통해서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 변주 속에서도 여전히 남자가 바람을 피긴 하지만요.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그 웃음이 답니다. 붕순 씨(김해숙 분)와 구상(김영민 분) 사이의 로맨스가 너무 급작스럽게 연결이 되어서, 어리둥절할 뿐이고(영화에도 나오지만, 구상 입장에서는 X 밟은 격이죠.), 마지막까지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무리수를 둔 느낌입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가족이니 이해해야지.'라며 딸을 설득하는 남편의 대사와 그로 인한 봉합은 억지스런 헐리우드의 가족주의 이상의 거부감을 들게 합니다. 중년 여성의 사랑 찾기라는 의미를 부여하기에도 역부족이구요.

이 영화를 보고나서 떠오른 책 한권이 있습니다. "아내가 결혼했다"인데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에서 일처다부제로의 변혁(?)을 꾀하는 내용입니다. 이 책은 초,중반부는 신선하고, 유쾌하고 재밌으나 마무리로 가면서 궤변을 일삼으며 무너져내리는데, 그 정도의 차이와 하는 이야기는 다르지만 이 영화는 그 흐름과 참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주인공도 아내고...

"경축! 우리 사랑"은 물론 웃음을 주는 영화입니다만, 열린(?) 마인드와 열린(?) 가치관의 소유자가 아니시라면, 웃고 끝나기에는 조금 불쾌한 느낌을 주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전혀 '경축!' 할만한 가족도, 사랑도 아니예요. 영화 시작 크레딧에 나오는 투자 펀드의 이름에서처럼, 다양한 문화는 존중해야하겠지만요.

P.S 전혀 딴 소리지만, "아내가 결혼했다"가 베스트셀러에 이어, 영화화까지 되는게 도저히 이해가 안되요.
P.S2 혹시 오해하실까봐, 그렇다고 남자의 외도가 차라리 더 낫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남자든 여자든 불륜은 아니예요.
P.S3 정식 개봉일은 오는 4월 10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