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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연의 황후(江山美人: An Empress And The Warriors, 2008)

연의 황후
영화 "연의 황후"는 명백히 중국판 "엘리자베스" + "골든 에이지" 입니다. 왕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여자의 몸으로 황후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연비아(진혜림 분)와 왕의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권력 싸움과 반란. 그리고 그녀를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남자와 그녀에게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느끼게, 사랑을 알려주는 남자. 이어지는 전투 끝에 모든 아픔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황후가 되어 멋드러진 옷을 입고 서 있는 연비아의 모습을 보노라면, 첫 문장과 같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차이점이라면 허술할대로 허술한 이야기와 구조와 그에 기인한, 아무리 여자의 마음이 갈대라지만 제대로 갈피를 못잡고 관객마저 헛갈리게 만드는 극의 중심인 연비아의 캐릭터, 우리나라로 치면 '쌍팔년도식'이라고 불리울만한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 흐름. 또한, '이것이 대륙의 기개다.'라는 듯이 중국애들이 좋아라하는 일대 다수의 전투라는 허풍과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나 어색한 와이어씬 등이 있겠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결합이 되면서 결국에는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엘리자베스"(는 너무 좋았고), "골든 에이지"(전작보다는 별로였지만 중박 이상은 되는)와는 비교할 수 조차 없는 허름한 영화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결정타는 18세기, 정확히는 1783년 처음으로 사람을 태우고 하늘로 떠올랐던 열기구를 기원전 2세기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놀라운 상상력! 동북공정, 서북공정, 서남공정 등에 이어 이제는 전세계 과학기술 발전 흐름까지 바꾸어놓은려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입니다. (...영화라지만, 좀 적당히 하자.) ...그리고 연비아 역을 맡은 진혜림이 케이트 블란쳇 급의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거나 외모를 가지고(이게 포인트! 팬들에게 돌 맞으려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보통 감상기에 이런 말 안쓰는데, 왠만하면 보지 마세요.

P.S 여명과 진혜림이 내한해서 무대인사까지 했는데... 참 안됐네요.
P.S2 국내 개봉일은 오는 4월 9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