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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포겟팅 사라 마셜 (Forgetting Sarah Marshall, 2008)

포겟팅 사라 마셜
"포겟팅 사라 마셜"은 제작자인 주드 아패토우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영화입니다. 주드 아패토우는 스티브 카렐이 주연했던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와 "사고친 후에"(Knoked Up)의 연출 및 앞의 영화와 그리고 "슈퍼배드"의 제작을 맡으면서 현재 헐리우드의 섹스 코메디 장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물입니다. 이번 영화는 그런 주드 아패토우 '사단'이 뭉친 작품으로, 주연을 맡은 제이슨 시겔이 각본까지 맡았습니다.

영화는 "C.S.I"를 패러디한 것이 분명해보이는 드라마 "범죄 현장"의 배경음악 담당 작곡가인 피터 브레터(제이슨 시겔 분)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범죄 현장"의 주인공인 잘나가는 여배우 사라 마셜(크리스틴 벨 분)과 5년간 사귀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그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이별을 고하고 피터는 말 그대로 처절하게 괴로워합니다. 이복형의 조언으로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하와이로 날아간 피터. 그런데 하와이에서 묵은 호텔에 사라와 그녀의 새로운 남자친구가 이미 묵고 있습니다. "포겟팅 사라 마셜"은 그 후에 벌어지는 소동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목에서도 아실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사랑의 배신과 실연의 아픔으로 몸부림치던 한 남자의 유쾌한 상처 극복기입니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된다는 단순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면서 말이죠. 사실, 이런 이야기는 좀 흔한 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흔한 영화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선, 영화에 등장하는 주조연들의 뚜렷한 캐릭터 성에 있습니다. 주드 아패토우 사단의 영화들이 그러하듯이 말이죠.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에서는 40살 동안 총각으로 살아온 피규어&게임 매니아, "사고친 후에"에서는 영화 속 베드씬 영상을 모은 사이트를 열어 돈을 벌어보려는 남자, "슈퍼배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어떻게든 총각딱지를 떼보고자하는 찌질이들. "포겟팅 사라 마셜"의 주인공인 피터는 작곡가란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며칠이고 집에만 틀어박혀서 뒹굴대기를 좋아하는 남자입니다. 그가 집에서 혼자 노는 모습이 참 압권입니다. 또한, 외모나 몸매에도 마치 커다란 곰돌이를 연상시키고 말이죠. 사라가 너무 과분한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그리고 이어지는 조연 열전. 사라 마셜의 새 남자친구로 나오는 영국 출신의 인기 최고의 락밴드의 리드싱어 알더스 스노우(러셀 브랜드 분)는 영국식 억양을 구사하면서  독특한 행동으로 눈길을 사로 잡으며,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사고친 후에", "슈퍼배드", 그리고 이 영화에까지 출연하며 주드 아패토우 작품의 전문 배우가 된 조나 힐은 알더스 스노우의 눈에 띄어보이려고 노력하는 웨이터 역으로 열연합니다. 거기에 더해 역시나 지난 주드 아패토우의 작품들에 출연했었던 폴 루드와 빌 헤더까지. 영화는 각 캐릭터들의 환상적이 조합과 맛깔스런 연기로 그 빛을 더합니다.(또 언급하지만 특히나 러셀 브랜드) 또 빼놓을 수 없는게, 참을 수 없는 유머와 조크들, 상황들, 그로 인해 터져나오는 폭소입니다. 필모를 보면 이 영화가 첫 시나리오인데도 불구하고 제이슨 시겔은 더없이 유쾌한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만들었습니다. 알맞는 때에 잘 배치한 회상씬들도 좋고 이런 모든 것을 잘 조율한, 이 영화가 첫 데뷔작인 니콜라스 스톨러의 연출력도 긍정적이구요.

이 영화가 개봉하면, 주저없이 보러 가십시오. 후회 안 할 영화입니다. 단, 섹스 코메디류에 거부감이 있으신분들이라면, 좀 그러실 수도 있지만.... 에이~ 몰라요. 이 영화 재밌다니까요.

P.S 북미 개봉은 오는 4월 18일입니다. 국내 개봉은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P.S2 영화 끝나고 바로 나가지 마시고, 아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쿠키가 남아있습니다.
P.S3 "슈퍼배드"에서 포겔의 가짜 신분증 등록지가 하와이였는데, 이번 무대가 하와이네요.
P.S4 "70's Show"에서 가장 좋아했던 밀라 쿠니스를 간만에서 봐서 더 좋았습니다.
P.S5 이 영화는 아마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일 거예요. 미국에서는 R등급이네요.
P.S6 주드 아패토우 사단의 "슈퍼배드"와 "사고친 후에"가 국내에서는 그대로 DVD로 직행해("사고친 후에"는 CGV 팝콘 페스티벌때 극장에 한번 걸리긴 했지만) 큰 아쉬움이 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개봉할 것 같아 참 다행입니다.
P.S7 사라 마셜의 드라마 이름을 그냥 '크라임 씬'으로 쓰지, '범죄 현장'으로 자막을 쓴건 좀 그랬어요. '사라'는 '새러'로 쓰면서...
P.S8 설문지에도 적어놓긴 했지만, 가능하면 원제나 원제를 이용한 제목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영화의 원제만으로도 영화에 대해 충분히 말하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는 진짜 아니에요. "봄날은 간다" 떠올리게 되면 이 영화에 안 어울려서 더 안 좋을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