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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할람 포 (Hallam Foe, 2007)

할람 포
영화의 제목 "할람 포"는 극 중 주인공의 이름입니다.

"할람 포"는 나무 위에 만들어놓은 집이라는 자신의 공간에 스스로를 가두고, 관음증에 탐닉하며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안고 살던 할람(제이미 벨 분)이 런던이라는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되고 그 곳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이 만든 미성숙의 틀을 깨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망원경을 지닌체, 자신의 마을 사람들을 몰래 훔쳐보며 그것을 일기에 기록해나가는 할람. 아직 어머니의 죽음을 잊지 못하는 할람은 새 어머니인 베리티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고 생각하며, 그녀를 증오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한편으로는 그녀에게 성적으로 끌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게 불안한 할람의 정신 세계만큼 그의 관계도 혼란합니다. 결국, 베리티와 있어서는 안될 일을 겪고서 할람은 집을 나옵니다. 무일푼으로 시작된 런던 생활. 어머니를 닮은 케이트를 보고는 이끌려 그녀의 직장에서 일하게 된 할람은 런던에 와서도 여전히 관음증을 떨치지 못합니다. 케이트를 훔쳐보며 할람은 그녀와 점차 가까워지고,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런던에 찾아온 베리티의 말 한마디에 할람은 무너져 내립니다. '어머니와 자니 좋니?' 이성을 잃은 할람은 그녀를 죽이려 하지만, 끝내 그러지 못합니다. 그는 안 것이지요. 이제 자신은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자랐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모든 진실이 자신의 상상 속의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안 할람은 어른이 된 자신과 함께 앞날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며 빙그레 웃을 수 있습니다.

근친상간, 관음증,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키워드로 한 소년의 성장담이라고만 한다면, 이 영화가 무척이나 어두울 것 같지만 그런 편은 아닙니다. 런던에서의 할람의 모습은 딱 그 나이 때의 소년의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으니까요. 그 사이의 조율에 한 몫을 하는 것은 역시나 주연배우 제이미 벨의 공도 큰 부분을 차지 할 것입니다. 근래 아역 배우 출신 중 이만큼 훌륭하게 자라난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이미 벨은 잘 자랐다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호수에서 베리티를 던지고서 돌아나오다 멈추었을때, 그의 눈빛을 무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또한, 영화에서 사용된 여러 곡들이 영화의 내용 뿐만 아니라 극의 분위기와도 맞아떨어지면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게 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의 요소만으로 모든게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나저나, 아무리 나이 어린 동생이라도 헤이든은 제이미한테 좀 배우지 뭐 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