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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디 아이(The Eye, 2008)

디 아이
이런 도시괴담은 어릴적에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 눈먼 이가 각막이식을 통해 세상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다시 세상을 보는 순간 그는 산 사람 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도 보게 되었다. 그것때문에 불안에 떨던 그는 수소문 끝에 각막의 원주인을 찾는데... 원주인은 한 무당의 딸로, 신내림을 받기를 거부하다가 끝내 신열로 죽게되고, 그녀의 각막이 그에게로 이식된 것이다.'

2002년 작 홍콩영화인 팽 브라더스의 "디 아이"를 리메이크 한 이 "디 아이"의 소재에 대한 설명은 위의 도시괴담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원작 "디 아이"도 사실 그다지 만족스럽게 본 편은 아닙니다. 소재에 대한 호기심은 불러일으켰지만, 영화는 공포를 유발시키는 연출이나 그 외의 영화 속 이야기들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웠거든요. 리메이크된 "디 아이"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헐리웃으로 오면서 전체적인 때깔은 좋아졌지만 말입니다. 거기다가 여주인공도 헐리웃의 섹시아이콘 제시카 알바로 탈바꿈. 하지만, 그러면 뭐합니까. 영화의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거의 원작의 주요 소재들을 별다른 변화없이 그대로 재활용할 뿐인데요. 거기다가 음악이나 효과음을 통한 가장 기초적인 방법으로 공포를 유발시키려 합니다. 그와 동반된 시각적인 연출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한도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공포감이 전혀 들지가 않구요. 그렇다고 이 영화가 무슨 대단한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 호러영화적으로든 다른 것으로든 그다지 좋게 볼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이 리메이크판 "디 아이"가 원작 "디 아이"보다 나아보이는 것은 원작이 3류 트랜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의사와 환자의 사랑을 뜬금없이 크게 부각시켜나갔다면, 리메이크 "디 아이"는 그런 정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원작만큼 크게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작의 여러 소재들 중 그것까지 따왔다면 욕했을지도 몰라요.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작품이어서인지 몰라도, 대체 알바 양은 언제 셀러브리티로서의 명성에 비례하는 괜찮은 작품에 출연해 배우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쌓을지...참 걱정됩니다.

P.S 영화는 오는 6월 5일 국내에 개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