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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들 각자의 영화관 Chacun son cinéma, To Each His Cinema (2007)

[Movie/Review]

그들 각자의 영화관
여러분에게 '영화관'이라는 장소와 그 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떤 의미인가요? 옴니버스 영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지난해 칸영화제의 6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거장이라 꼽히는 35인의 감독들이 그 물음에 대한 각자의 대답을 담은 33편의 단편(마이클 치미노와 코엔형제의 작품 경우 자신들의 이 영화가 상업적인 용도에 쓰이지 않았으면 해서, 그들의 작품은 빠져있습니다. 즉 31편)을 담은 영화입니다. 칸영화제의 생일을 위한 참 특별한 선물인 셈이지요.(작년 선물이긴 하지만요.)

그 중에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작품 몇개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각각의 단편의 내용들이 있습니다.)

-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3분"(Three Minutes), 구스 반 산트의 "첫 키스"(First Kiss)
"3분"은 극장에 들어선 한 여자가 보이며 시작합니다.  그녀는 계속 누군가를 찾아 헤맵니다. 그리고는 결국 찾던 남자를 발견합니다. 스크린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자. 그녀는 그에게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앵글 밖에서 들려오는 한마디. '컷, 3분 다 됐어요.'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사람들은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그 속으로 빠져듭니다. 영화관이 주는,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바로 그 순간을 말하고 있는 단편입니다. "첫 키스"는 극장에서 영사 준비를 하는 한 소년을 보여줍니다.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시원한 바닷가, 그리고 그 안의 아름다운 여인. 어느새 소년은 스크린 안에 들어가 아름다운 그녀와 키스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 단편 역시 현실과 영화의 그 경계를 지우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제목인 "첫 키스"와 소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를 통해 영화관에서 이뤄지는 성장의 모습도 말하고 있습니다.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애나"(Anna), 첸 카이거의 "자전거 모터"(Zhanxiou Village)
이 두 작품은 공통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영화라는 것이 그저 시각적인 방식으로만 소통되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애나"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 한 여자를 비춥니다. 영화가 계속 되는 도중 옆에 있는 남자가 그녀에게 영화의 내용을 조그마한 목소리로 설명해줍니다. 여자의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영화관을 나온 그녀는 뒤따라 나온 남자에게 묻습니다. '영화가 흑백이었나요?' "자전거 모터"는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여줍니다. 그러던 중 배터리가 나가게 되고, 아이들은 자전거를 발전기 삼아 영화를 봅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쫓아내는 한 사내. 하지만, 아직 도망가지 않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가 사내에게 묻습니다. '영화 끝까지 보면 안되요?' 이때까지 흑백이던 영화는 컬러로 바뀌고, 앞이 보이지 않는 나이든 사내가 영화관 의자에 앉습니다. 이 사내가 그 어린 소년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 난니 모레티의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의 일기"(Diary of a Movie-Goer)
이 단편이 어쩌면 가장 일반적인 의미의 영화관에 대한 이야기이지도 모르겠습니다. 난니 모레티는 영화관에 얽힌 자신의 추억담을 이야기합니다. 이 극장에서는 어떤 영화를 보았고, 아들과는 영화관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친숙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였습니다.

- 장예모의 "영화 보는 날"(Movie Night)
어떤 산골마을에 간이영화관이 설치됩니다. 들뜬 마을의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 설레여보이는 한 꼬마가 보입니다. 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다리는 꼬마의 모습이 참 귀엽게 느껴집니다. 영화를 보고 싶은 순수한 어린이의 모습을 잘 표현해낸 단편입니다.

- 라스 폰 트리에의 "그 남자의 직업"(Occupations)
극장에 앉아있는 한 남자. 그리고 그 옆에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보입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옆의 그 남자는 몸을 비비꼬더니 라스 폰 트리에에게 계속 말을 겁니다. 자신이 영화평론도 하지만 또한 잘나가는 사업가라는 둥, 앞으로 가죽사업이 비전이 있다는 둥...계속 라스 폰 트리에의 신경을 건듭니다. 그의 마지막 질문, '당신의 직업은 뭐요?' 라스 폰 트리에가 답합니다. '살인자'. 그러고는 장도리를 꺼내어 그를 무참히 두들겨, 조용히시키는 라스 폰 트리에. 이제는 조용히 영화 감상할 시간입니다. 이 정도까지의 수위는 아니지만, 이런 생각을 유발하게끔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지요.

- 마누엘 데 올리비에라의 "독특한 만남"(Sole Meeting)
구소련의 후르시초프 서기장과 교황 요한 23세가 한자리에서 만납니다. 후르시초프의 보좌관의 묘하게 설득력있는 설명으로, 그는 교황을 동무라 부릅니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오는 교황. 교황은 후르시초프의 배를 만지며, '우리도 공통점이 있네요.'라고 말합니다. 영화가 빗어낼 수 있는 유쾌한 상상력을 그린 단편입니다.

- 월터 살레스의 "칸느에서 8,944km 떨어진 마을"(A 8,944km de Cannes)
프랑소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가 상영 중인 극장 앞에 서있는 두 명의 남자. 그 두 남자는 티격태격 신나는 노래판을 한바탕 벌이면서 칸영화제의 60회 생일을 축하합니다.

-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최후의 극장에서 자살한 마지막 유태인"(At the Suicide of the Last Jew in the World in the Last Cinema in the World)
지구상에서 남은 최후의 극장의 남자화장실에서 자살하려는 최후의 유태인과 그의 모습을 해설하는 두 명의 캐스터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이 단편은 권총을 머리, 눈, 입으로 옮기면서 쏠까 말까 하는 유태인(데이빗 크로넨버그 그 자신!)의 모습을 통해서 그 짧은 3분의 시간동안 극도의 서스펜스를 유발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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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쉬타카 [2008.05.21 18: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확실히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더군요.
    그 외에도 전부 다 자신들만의 색깔은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멋진 에피소드들 이었던 것 같습니다~

  2. BlogIcon 신어지 [2008.05.21 2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더니, 소문에 부끄럽지 않게
    엄청난 포식을 하게 해준 영화였어요. ^^

  3. BlogIcon comodo [2008.05.25 04: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코엔 형제의 작품이 궁금하더라구요. 워낙 좋아하는 감독인지라..
    정말 좋은 영화였어요. 자기소개 하는듯한 각 작품들 :)

  4. BlogIcon 달려라 멀덥 [2008.05.27 2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게 본 영화감독의 잛은 이야기를 보았지만 그래도 몇편밖에는 눈에 안 들어오더라구요. 평론가한테 망치질을 하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하고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다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과 장 예모 감독의 영화보는 날과 가슴으로 본다는 이야기 등등.. 그렇게 몇 편의 짧은 이야기만에 제 가슴에 남고 그밖의 이야기들은 지루하더라구요..

  5. BlogIcon 딸기뿡이 [2008.06.01 2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작품이 워낙에 많다 보니, 저마다 좋았던 작품들이 다르네요. 상대는 어떤 작품이 좋았을까 하고 보는 재미도 쏠솔하고요. 중간중간에 지루하지 않게 반전이 있는 재미난 작품들이 있어서 참 고마웠답니다!

  6. BlogIcon giantroot [2008.06.02 1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로넨버그,라스 폰 트리에,엘라이 슐라이먼, 마누엘라 드 올리비에, 구스 반 산트(적어도 [엘리펀트]보다 덜 난해하고 잘 다가왔습니다.) 원츄. 나머지는 그럭저럭.

    반대로 이 영화에서 최악은 바로 유세프 사힌일듯 싶습니다. 그 자화자찬에 비웃음을 날릴 수 밖에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