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선
가장 최근에 본 견자단이 나온 영화는 "연의 황후" 였습니다. 영화 자체도 최악이긴 했지만, 무거운 철갑주를 입은 견자단의 모습은 그의 장점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습니다. 속으로 감독이 대체 생각으로 이런 짓거리를 했는지, 욕을 한바닥 했으니까요.

"도화선"은 견자단의 액션이라는 점에서는 "연의 황후"보다는 만족스럽습니다. 실전 격투에 이종격투기를 접목시킨게 가끔 황당한 면모를 보이긴 하지만, 빠르고 강한 힘이 느껴지는 견자단의 모습은 무언가 끓어오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물론 그와 합을 맞춘 예성도 견자단 만큼이나 칭찬할만 모습을 보이구요. 그렇지만 여전히 문제는 그런 견자단의 액션을 받쳐주지 못하는 전반적인 영화의 모습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기존의 경찰범죄드라마의 그것을 한치의 벗어남없이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하나같이 다 예상가능한 드라마는 영화가 주는 긴장감과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이런 이야기의 특성상 그 안에 캐릭터들도 깊이가 보여지기보다는 전형적이고 평면적으로 그려지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보여주려고 주력하는 것이 분명한 액션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견자단의 액션 장면이 보여지기 전까지는 제대로 된 액션이 전무하기에, 가장 처음 언급했던 이야기 상의 문제로 지루함만 유발할 뿐입니다.

견자단이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좀 제대로 된 영화에 출연했음 하는 바람만 간절합니다.

P.S 지금 찾아보니 런닝타임이 87분이었군요. 전 두시간은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제인 28일, 용산CGV에서 열린 "연의 황후" 시사회에 무대인사 차 온 주연배우 진혜림과 여명입니다.

진혜림 / 여명

진혜림 / 여명

진혜림 / 여명

영화는 좀 심하게 별로였네요..

P.S 이런 극장 내 무대인사 때 마다 정말 스트로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연의 황후
영화 "연의 황후"는 명백히 중국판 "엘리자베스" + "골든 에이지" 입니다. 왕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여자의 몸으로 황후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연비아(진혜림 분)와 왕의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권력 싸움과 반란. 그리고 그녀를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남자와 그녀에게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느끼게, 사랑을 알려주는 남자. 이어지는 전투 끝에 모든 아픔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황후가 되어 멋드러진 옷을 입고 서 있는 연비아의 모습을 보노라면, 첫 문장과 같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차이점이라면 허술할대로 허술한 이야기와 구조와 그에 기인한, 아무리 여자의 마음이 갈대라지만 제대로 갈피를 못잡고 관객마저 헛갈리게 만드는 극의 중심인 연비아의 캐릭터, 우리나라로 치면 '쌍팔년도식'이라고 불리울만한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 흐름. 또한, '이것이 대륙의 기개다.'라는 듯이 중국애들이 좋아라하는 일대 다수의 전투라는 허풍과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나 어색한 와이어씬 등이 있겠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결합이 되면서 결국에는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엘리자베스"(는 너무 좋았고), "골든 에이지"(전작보다는 별로였지만 중박 이상은 되는)와는 비교할 수 조차 없는 허름한 영화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결정타는 18세기, 정확히는 1783년 처음으로 사람을 태우고 하늘로 떠올랐던 열기구를 기원전 2세기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놀라운 상상력! 동북공정, 서북공정, 서남공정 등에 이어 이제는 전세계 과학기술 발전 흐름까지 바꾸어놓은려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입니다. (...영화라지만, 좀 적당히 하자.) ...그리고 연비아 역을 맡은 진혜림이 케이트 블란쳇 급의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거나 외모를 가지고(이게 포인트! 팬들에게 돌 맞으려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보통 감상기에 이런 말 안쓰는데, 왠만하면 보지 마세요.

P.S 여명과 진혜림이 내한해서 무대인사까지 했는데... 참 안됐네요.
P.S2 국내 개봉일은 오는 4월 9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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