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공드리
Stephan
2011. 1. 22. 02:30
2011. 1. 22. 02:30
영화 "그린 호넷"은 부유한 신문사주의 철없는 아들 브릿 리드(세스 로건 분)가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후, 아버지의 자동차 정비공 케이토(주걸륜 분)를 만나 도시의 정의를 지키는 슈퍼히어로로 재탄생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세스 로건과 그의 단짝 에반 골드버그가 제작 및 각본을 맡은 영화로, 이전의 그들의 영화들과 궤를 같이 합니다. 히어로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주인공 브릿 리드는 몸만 어른이고 생각은 여전히 고등학생 같은, 세스 로건의 이름을 곱씹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런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 역시 세스 로건들의 이전 영화들처럼 농담가득한 대사들과 가벼운 분위기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딱히 심각한 생각없이 가볍게 즐기는 팝콘 무비적인 성격이 짙습니다.
하지만, 개연성 없는 이야기의 전개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겉도는 캐릭터들의 모습은 이 영화에 대해 그리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합니다.
세스 로건이 연기하는 브릿 리드는 영화의 주인공으로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지만 정의에 대해 깨닫고, 불의에 항거하는 그의 캐릭터로 변환 과정의 감정선이 너무도 급격합니다. 그에 따라 과정에 공감하기 어렵게 합니다. 주인공을 정의의 사도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그 목적을 위해 기본적인 개연성은 지워버린 것입니다.
또한, 세스 로건이 선보이는 시도때도 없는 가벼움은 필요한 시점에서 극의 중심을 잡아주지 못합니다. 세스 로건과 호흡을 같이하는 주걸륜의 케이토 캐릭터는 세스 로건의 그 가벼움에 휘말려 어떤 캐릭터로 정의내려야 할지 모르는 애매모호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아니, 세스 로건의 가벼움에 휘말렸다기 보다는 애초에 이 영화의 각본에서 케이토의 캐릭터에 대한 어떠한 방향성도 잡히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영화의 홍일점인 브릿 리드의 여비서 르노어 케이스역의 카메론 디아즈는 더욱 안타깝습니다. 브릿과 케이토 사이의 철부지스런 잠깐의 갈등을 만들기 위해서만 기능하는 르노어 케이스는 그 비중에서도, 중요성에서도 과연 카메론 디아즈가 맡았서야 하는지 의문이 들게 합니다. 카메론 디아즈가 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할만큼의 위치는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아 그 안타까움은 더 큽니다.
영화가 배우를 만드는 것이지, 배우가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님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것이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하는 이 영화 속의 악당 처드노프스키입니다. 이런 히어로물에서 중요한 것이 주인공에 대적하는 악당의 매력임이 분명함에도 처드노프스키는 시시껄렁한 농담과도 같은 가벼움과 멍첨함, 악당으로서의 존재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크리스토프 왈츠가 선보였던 최근의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에서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과연 같은 배우가 맞는지 의심을 품을 정도로 형편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좋은 배우를 데리고 이처럼 엉망으로 만들기도 참으로 힘들 것입니다.
"그린 호넷"은 애초에 케이토 역을 주성치가 맡고, 연출까지도 주성치로 내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성치가 하차하고 "이터널 선샤인"의 미셸 공드리가 감독직을 맡게 됩니다. 미셸 공드리가 이런 히어로물에 어울릴 것인가? 라는 물음은 결국 미셸 공드리는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로 귀결 되었습니다. "이터널 선샤인" 이후 초짜 예술가의 포트폴리오 같던 "수면의 과학"과 자전적인, 그래서 자신의 시네필적인 모습을 선보이기 위한 몸부림이었던 "비 카인드 리와인드"로 실망만 자아내던 미셸 공드리입니다. "그린 호넷"에서 미셸 공드리는 액션 연출에는 재능이 없으며, 그 자신의 능력만으로 영화의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붙이고 진행시킬 능력이 없음을 확실히 드러냈습니다. 찰리 카우프만의 각본같은, 제대로 된 물건이 없으면 그는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라쿠나社를 찾아 "이터널 선샤인"의 행복했던 기억을 지우고 싶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미셸 공드리에게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에게 가졌던, 마지막 남았던 일말의 기대감을 이젠 철회합니다.
Stephan
2009. 2. 25. 05:43
2009. 2. 25. 05:43
프로덕션 위클리(영화의 제작현황을 알려주는 일종의 유료 리포트)는 자신들의 트위터 채널을 통해서 "이터널 선샤인", "수면의 과학"의 미셸 공드리가 세스 로건이 각본 및 주연을 맡은 영화 "그린 호넷"(The Green Hornet)의 연출을 맡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린
호넷"은 1936년 라디오 드라마로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 코믹스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린 호넷"은 신문사와 방송사를
운영하는 재벌 브릿 레이드가 일본계 쿵푸 달인인 가토와 함께 범죄 소탕에 나서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미국인들에게 너무도
유명한 슈퍼 히어로의 원조격 캐릭터로 1966년 방영된 TV 시리즈에서는 무명이던 이소룡이 가토역으로 출연했습니다. 세스 로건은 이 영화를 위해 크게 감량을 하기도 했습니다.
세스 로건의
"그린 호넷" 프로젝트는 애초에는 주성치가 연출을 맡기로 하였으나, 외부적으로는 창작상의 견해 차이 및 주성치가 자신만의
슈퍼히어로를 제작하길 원해서 스케쥴 문제로 그가 감독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성치는 그린 호넷의 동료인 가토
역을 맡기로도 했었는데, 아직까지는 이 역은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는 북미기준 2010년 6월 25일 개봉 예정입니다.
미셸 공드리가 만드는 슈퍼히어로 영화라..과연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흥미진진합니다.
추가. 세스 로건이 MTV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한 이야기를 통해 이 소식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Stephan
2009. 1. 11. 15:48
2009. 1. 11. 15:48
Stephan
2008. 11. 26. 19:00
2008. 11. 26. 19:00
미셸 공드리의 "비 카인드 리와인드"의 배경은 미국 뉴저지 퍼세익입니다. 그 곳에 위치한 한 허름한 비디오가게가 주 무대입니다. 비디오 가게의 이름은 'Be Kind Rewind'로 영화의 제목과 같은데, '(VHS테이프를) 감아서 반납해주세요.' 라는 뜻입니다. 시대에 맞지 않게 그 비디오 가게는 DVD가 아닌, 여전히 VHS테이프만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장사가 잘 될 리가 있을려구요. (2005년도 기준으로 미국 가정 내 DVDP 보급률이 76.2%라고 합니다.) 시청의 도시환경개선정책에 의해 기준에 맞게 수리를 하지 않으면, 이 건물은 철거 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플레쳐 씨는 다른 대여업체의 운영상황을 조사하러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그리고는 가게점원이던 마이크(모스 뎁 분)에게 가게를 맡깁니다. 대신 절대 제리(잭 블랙 분)는 가게에 들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제리는 가게 근처의 고물상의 트레이너에 사는 괴짜입니다. 마을에 있는 발전소가 사람들의 뇌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머리에 쇠로 된 뚜껑을 덮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제리는 마이크를 꼬드겨 발전소를 정지시키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사고를 당합니다. 플레쳐 씨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 마이크는 제리를 가게에 들이게 되는데, 거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리가 만진 모든 비디오 테이프가 싹 지워집니다. 제리는 발전소에서의 사고로 자석인간이 된 것입니다. 뒤늦게 사실을 안 마이크와 제리는 손님들의 항의에 부딪히고, 결국은 그들이 직접 영화를 찍기로 결심합니다.
"이터널 선샤인", 그리고 "수면의 과학"에서 현실과 기억(상상)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미셸 공드리의 이 영화는 이전 작들보다는 더욱더 현실에 가깝습니다. 특히나 "수면의 과학" 바로 다음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변화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셸 공드리가 어디가지는 않는데, 발전소에 대한 괴상한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제리의 캐릭터는 분명 공드리의 그것입니다. 그러한 망상으로 인한 발생한 사고와 전기인간이 된 제리로 인해 벌어지는 모습은 분명 상상의 세계가 현실과 만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기억. 모두 다 지워진 비디오를 처리하기 위해 제리와 마이크는 기억 속 영화의 모습에 의지해 직접 영화를 찍습니다. "고스트 버스터즈",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우리가 왕이었을 때", "킹콩",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등이 그렇게 제작됩니다. 하지만 기억의 모습과는 다르게 현실의 각종 제약으로 인해 그들의 영화는 심하게 조악한데, 그 모습은 영화 속 제리와 마이크뿐만 아니라 관객의 기억 속의 그것들과도 심하게 비교되는 것으로 그러한 괴리감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미셸 공드리는 단순히 그 웃음으로만 그치지 않고, 그 웃음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제리와 마이크가 영화를 만드는 모습은 "수면의 과학"에서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비록 심하게 조악한 영화지만, 그 영화들은 사람들에게 불티나게 대여가 됩니다.(심지어 뉴욕에서 까지 찾아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제약 앞에 어려움을 겪다가 자신들의 마지막 영화를 찍기 위해 힘을 모으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에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를 보는, 그리고 가게 밖에서 그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영화 만들기의 (어려움을 동반한) 재미와 영화가 주는 즐거움과 공감대를 보여줍니다.
"비 카인드 리와인드"는 웃음과 훈훈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분명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영화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존재합니다. 천부적인 이야기꾼 찰리 카우프먼의 존재. 특유의 상상력과 그것을 옮기는 영상 감각만으로 공드리가 생각하는 즐거움과 공감대를 매끄럽게 선사하기에는 각본가로서의 모습은 그의 장점에 아직 못 미칩니다.
P.S 스폰지에서 수입해서 올초만 해도 5월에 개봉예정이라고 했었는데, 계속 밀리더니 영화제에서야 만나게 되었네요.
Stephan
2008. 5. 9. 09:28
2008. 5. 9. 09:28
미셸 공드리, 레오 까락스, 봉준호. 이 세명의 감독이 도쿄를 배경으로 찍은 각각 30분여 분의 영화 세편을 엮은 옴니버스영화 "도쿄!"(Tokyo!)의 티저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하지만, 딱히 정작 영화에 대한 내용은 없고 그저 각 감독들이 촬영하는 모습만 보여줄 뿐이서 참, 포스팅하기가 민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영화는 미셸 공드리 감독의 "아키라와 히로코", 레오 까락스 감독의 "광인",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 순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는 10년간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상태로 살아온 남자(카카와 테루유키 분)가 피자 배달부 여자(아오이 유우 분)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공식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국내에는 8월 중 개봉 예정입니다.
Stephan
2008. 1. 7. 13:50
2008. 1. 7. 13:50
"이터널 선샤인", "수면의 과학"의 미셸 공드리 감독의 차기작 소식입니다.
미셸 공드리는 MTV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The Return of The Ice Kings"라고 이름 붙인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화는 상당히 기묘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 지금 마시면 음악이 들리는 물을 발명하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이 이야기는 과학적인 이야기지만 또한, 아주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될 거예요."
또한 그는 이례적인 장소를 찾아야하는 한 장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등장 인물들은 영화 속에서 시간의 끝을 보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런 시간의 끝 처럼 느껴질만한 장소를 찾아 촬영을 해야지요."
미셸 공드리는 현재 작업 중인 시나리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하며, 배우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습니다.
"몇몇과 이야기를 나누기는 했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를 끝내는거예요."
미셸 공드리는 최근에 잭 블랙을 주연으로 한 "비 카인드 리와인드"를 연출했으며 영화는 오는 1월 23일 북미에서 개봉할 예정입니다.
2007/11/23 - [Movie/News] - 잭 블랙의 "비 카인드 리와인드", 포스터 공개
2007/10/21 - [Movie/Trivia] - 2008년 당신이 꼭 봐야할 영화 55편!
Stephan
2007. 11. 23. 15:37
2007. 11. 23. 15:37
잭 블랙 주연의 영화, "비 카인드 리와인드"(Be Kind Rewind)의 포스터가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 비디오 대여점에서 실수로 모든 비디오를 다 지워버려서, 잭 블랙을 비롯한 직원들이 유명 영화들을 직접 감독 겸 배우가 되어 촬영해 대여하기 시작합니다. 대여 후, 뜻밖에도 사람들은 이 비디오에 열광하고, 직원들은 동네의 유명인사가 되어버리게 됩니다.
"수면의 과학"의 미셸 공드리가 감독을 맡았으며, 잭 블랙이 주연을 맡은 "비 카인드 리와인드"는 2008년 1월 23일 개봉예정입니다.
2007/10/21 - [Movie/Trivia] - 2008년 당신이 꼭 봐야할 영화 55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