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07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07년 제가 본 영화들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려합니다. 이름하여 "스테판's 초이스 무비 어워드"! 거창하지만, 말그대로 제 주관적인 판단과 기준으로 올해를 빛낸 영화, 그리고 배우들을 뽑아봤습니다.

스테판's 초이스 무비어워드

선정한 대상은 올한해 국내 개봉작 중 제가 극장에서 본 77편입니다. 영화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스테판이 2007년 본 영화들

가장 처음은 남우/여우 조연상입니다.

Best Supporting Actress
고주연 - 기담
"기담"에서 아사코 역을 맡은 고주연 양입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에서 공포감을 가장 극대화시키는, 거기에 연민을 자아내는 아사코 역을 훌륭히 소화했습니다.

Best Supporting Actor
박희순 - 세븐데이즈
영화 "세븐데이즈"의 박희순입니다. 굉장히 빠른 영화의 전개와 영상 틈에서 관객에게 잠시의 쉴 기회를 제공했던, 그리고 미워할 수 없는 비리형사 캐릭터 김성열 역을 맡은 박희순은 주연인 김윤진보다 더욱더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어지는 남우/여우주연상입니다.

Best Leading Actress
전도연 - 밀양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칸의 여왕, "밀양"의 전도연입니다. 보는 이까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그녀의 연기는 올한해 어떤 배우들의 그것보다는 빛났습니다.

Best Leading Actor
조지 클루니 - 마이클 클레이튼
"마이클 클레이튼"의 묵직한 주제를 훌륭할 연기로 이끌어나갔던 조지 클루니입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그의 표정. 올한해 영화 중 최고의 엔딩 중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다음은 선정하기에 가슴 아프나, 그래도 집고 넘어가야할 Worst 영화들입니다.

Worst Movies of 2007

순서는 순위와는 무관한, 한글 표기순서대로입니다.

디 워
디 워 (D-War)
개인적으로는 승천한 용도, 그렇다고 이무기도 되지 못한 영화였습니다. 심형래 감독님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능력은 확인했습니다. 간절한 바람이니 그 능력을 바탕으로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만 나서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엠
엠 M
고립되고만 70억짜리 실험영화 "엠"입니다.




므이
므이
"전설의 고향"을 왜 베트남까지 가서 찍었는지 대체 이해가 안되는 영화.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배우들의 연기까지 재앙에 가까웠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본 날이 여름 중복때였는데, 저는 이 영화를 '중복의 저주'라고 정의했더랬습니다.


Best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구분했습니다.

Best Animation of 2007

라따뚜이
라따뚜이 Ratatouille

픽사의 여덟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입니다.
왜 픽사가 대단한지를 다시금 증명한 영화입니다. 기술적인 진보도 물론 눈에 띄지만, 어른과 아이 모두를 아우르는 그들의 스토리 창작능력과 스토리텔링은 언제나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픽사...만세입니다!


Best Movies of 2007

순서는 순위와는 무관한, 한글 표기순서대로입니다.

본 얼티메이텀
본 얼티메이텀 Bourne Ultimatum
이 시대 최고의 액션스릴러 "본 얼티메이텀"입니다. 한편의 영화로 뿐만 아니라,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으로도 그 몫을 충실히 해냅니다. 또한, 올한해 여러편 개봉한 시리즈의 3편 중 가장 뛰어났던 작품입니다.


밀양
밀양 Secret Sunshine
'용서와 구원'이라는 묵직한 주제가 불편할 수도 있으나, 그를 표현하는 전도연의 연기와  못지 않은 송강호의 열연이 빛나는 영화입니다.



아메리칸 갱스터
아메리칸 갱스터 American Gangster
이 70세의 거장 감독에게 경배를!
1970년대의 실제 인물과 소재를 배경으로 미국의 그 이면을 파헤치는 영화. 감독의 연출력 또한 빛났지만, 두 배우의 연기 역시 훌륭했습니다.


원스
원스 Once
그와 그녀의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사랑이야기. 영화를 살아 숨쉬게 만든 음악들. 꾸준히 기억될 영화입니다. 또, 체코어로 사랑한다는 표현도 덤으로 배웠지요.



조디악
조디악 Zodiac
이 영화에 대해서는 한 잡지의 리뷰에 나오는 다음 문장이 가장 적합할 것 같습니다.
'데이빗 핀쳐는 이제 테크니션을 넘어 거장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8년 발매될 디렉터스컷을 기대해봅니다.


이 중 저의 올한해 Best 영화 를 꼽자면, 이 영화를 택하려합니다.
본 얼티메이텀

21세기 액션스릴러의 판도를 바꾸어 버린 "본 얼티메이텀"

2007년은 저에게는 참 많은 영화를 봤던 한해 였습니다. 그 중에 훌륭한 영화들을 보며 즐거워도했고, 반대의 영화로 인해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2008년에도 올해 못지 않은 재미 가득한 영화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벌써부터 그 기대감에 두근거리네요. 며칠 남지 않은 2007년 차분히 마무리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2008년을 맞이하도록 해요. 전 1월부터 또 극장으로 달려야겠네요^^

달리고 쫓고, 그리고 달리고 쫓고

영화 "세븐 데이즈"는 한국 영화에서 그 동안 흔히 볼 수 없었던 인상적인 오프닝이 끝난 후부터, 쉴 세 없이 달립니다. 때로는 그 가쁘고 빠른 영화의 호흡을 따라 잡지 못할 정도로 이 영화는 전체적인 호흡에 쉼표가 없이 빠르게 달리는 영화입니다.

스릴러라는 장르가 서서히 조여드는, 차곡차곡 쌓여가는 긴장감을 유지해나가는 과정의 중요성에 그 성패가 달렸다면, 기존 한국 스릴러물은 그런 과정에서 관객에게 오히려 지루함을 주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븐 데이즈"는 그간 한국 영화와는 정 반대의 방법을 택합니다. 관객에게 지루할 틈새를 주지 않는 전개와 어지러울 정도의 카메라 워크가 그것입니다.

세븐데이즈
이러한 시도는, 관객의 지루함을 유발하지 않는데에는 분명 성공했습니다. 지루함을 싫어하는 한국 관객의 취향에 적당한 시도로 보입니다만(저에게도), 개개인에 따라서 이런 호흡을 따라가지 못해 불편한 이들도 상당수 있는 걸로 봐서는 이 빠른 호흡이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약간의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증거찾기

"에이~ 증거도 없이 어떻게 믿어?" 영화 초반의 딸 은영의 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얼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끊임없이 그 증거를 찾습니다. 범행을 입증할 증거. 다양한 용의자, 증인들. CSI를 통해서 익숙해진 그러한 증거찾기를 이 영화는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이 바로 이 영화입니다. 용의자나 증인들 중 몇몇은 불필요하지 않나 할 정도의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증거 찾기 과정의 흥미로움은 그것을 상쇄시킵니다.


주연같은 조연, 박희순

박휘순

주연인 김윤진의 연기는 좋다고, 그렇다고 나쁘다고 하기에도 그런 평이한 편입니다. '로스트의 월드스타' 여서 인지 몰라도, 그녀의 한국어 연기는 어딘가 낯설게 다가옵니다. 그런 주연을 받쳐주는 조연이 있으니 바로 비리형사 김성열역의 박희순입니다. 박희순은 비리형사 김성열에 딱 맞는, 분위기를 이끄는데 있어서는 주연 이상의 연기를 펼칩니다. "너는 지금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고, 지금 묵비권을 행사하면 뒤지게 맞는다.", "비리비리 형사~" 등의 대사는 가쁜 이 영화의 호흡에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통해서 잠시나마의 숨쉴 공간을 줍니다. 비리형사라는 나쁜 이미지를 어느새 인식 못 할 정도로 그의 캐릭터의 흡입력 역시 상당한 편입니다. 박희순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없었다라고 한다면 지나친 과찬일까요?


Se7en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 그리고 마지막 들판장면, 테크니션에서 거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데이빗 핀쳐 감독의 1995년작 "세븐"과 굉장히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에 더해 영화 줄거리를 제외한 전체적인 스타일은 분명 "세븐"의 그것과 닮아 있습니다. 장르적 특성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세븐데이즈"는 "세븐"을 향한 오마쥬라고 할 정도입니다. "세븐"이라는 작품에 문외한인 관객들은 상관없지만, "세븐"을 아는 이들에게는 분명히 새로운 시도나 창의성에서는 분명히 아쉬운 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생각을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로 덮을 정도로, 그간의 한국스릴러물에서 크게 획을 그은 작품입니다. "목요일의 아이"가 뒤엎어지고 방황하던 프로젝트를 다시 맡아 짧은 기간동안 이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낸 원신연 감독에게 정말 큰 박수를 쳐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기세를 몰아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더 창의적인, 그리고 호흡의 강약 조절에 능숙한 영화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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