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일단 원작은 소설이긴 합니다만, 캐릭터나 전체적인 틀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 "탐정 갈릴레오"를 바탕으로 드라마 화되어 인기를 모은 "갈릴레오"에 그 기반을 둔 듯합니다. (왜 둔 듯 하다라고 하냐면, 제가 "갈릴레오"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판 "하얀 거탑"의 연출자로 알려진 니시타니 히로시가 드라마 "갈릴레오"의 연출에 이어 "용의자 X의 헌신" 영화판의 연출도 맡았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유카와 역을 맡았던 후쿠야마 마사하루, 우츠미 역의 시바사키 코우, 쿠사나기 역의 키타무라 카즈키가 영화에서 그대로 등장합니다.

원작과 영화는 자신을 끈질기게 찾아내 괴롭히던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야스코와 그녀의 옆집에서 살다 그 살인 사건을 알고는 철저한 계획을 세워 그녀를 보호하게 되는 재야의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그리고 또 다른 천재가 등장해 이시가미의 계획을 간파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야스코를 의심하며 사건을 조사하던 쿠사나기 형사는 풀리지 않는 사건으로 인해 대학 동창이기도 한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에게 이 사건을 이야기하고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대학 시절 안면이 있던 이시가미의 존재가 그 사건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유카와는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는 조사에 들어갑니다.

이 영화의 대한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다분히 일본 드라마스럽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가까운 느낌은 역시나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되었던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PiFan에서만 선보이고 국내개봉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는)입니다. 원작과는 다르게 주인공 캐릭터를 여자(다케우치 유코)로 바꾼 영화는 연속적인 수술 실패로 인한 환자의 사망과 그를 둘러싼 의혹을 다룬 스릴러 영화라기보다는 그저 병원을 배경으로 한 가벼운 의학드라마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영화 "용의자 X의 헌신"도 그러한데, 드라마에서 그대로 이어진 듯한(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드라마를 못 봤기 때문에) 괴짜스러운 면으로 코믹스러움을 자아내는 유카와의 캐릭터 설정도 그렇고, (드라마에서 등장했다는) 원작들에서는 없는 우츠미 역의 캐릭터들이 자아내는 모습은 원작 소설에서의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 소설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두 명의 대결과 그로 인한 긴장감, 그리고 이시가미가 세운 계획이 착각하기 쉬운 맹점을 이용했다는 것과 더불어 그 맹점이 결국은 독자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원작 소설은 마치 스릴러 같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궁극적으로는 로맨스 소설입니다.

영화는 상당히 애매합니다. 두 천재의 대결에서 오는 긴장감이 조여드는 순간에 유카와나 우츠미 캐릭터가 애초 의도는 윤활제 같은 것이겠지만, 결국에는 그 흐름에 방해를 놓고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이시가미는 연출 미스로 인해 원작과는 달리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웃음을 자아냅니다. (흐름상으로 전혀 웃음이 터질 상황이 아닌 때에 이시가미의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면 확실합니다. 물론, 나라간 관객 정서상의 차이 때문이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원작과는 다르게 평범한 모습을 취한 영화의 이시가미는 그 몇몇 연출의 오류로 인해 원작 속의 뚱뚱한 캐릭터보다 오히려 더욱 오타쿠스럽고 히키코모리적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 이미지로 인해 뜻하지 않은 불필요한 웃음과 더불어 그의 내면에 대한 궁금함을 불러일으키지 못합니다. 결국은 이러한 면들로 인해 마지막 최종적인 반전, 이시가미의 그 지대한 헌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도 그리 큰 이펙트가 발생하지 못합니다.

"갈릴레오"라는 드라마를 본 그 드라마의 팬 분이라면 모르겠지만, 단순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소설의 팬들이 본다면 이 영화는 다분히 실망스러운 영화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의 일본 영화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저에게는 그 실망은 조금 더 컸고 말입니다.

P.S 뭐, 따지고 보면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팬은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잘 팔리기는 하지만, 그렇게 크게 재미는 못 느끼는 편인지라.

P.S2 사실, 이 영화의 감상기에는 근본적인 오점이 존재합니다. 제가 시사회에서 본 상영본은 128분 원판이 아니라, 122분 정도의 몇몇 장면이 삭제된 버전입니다. 솔직히 좀 황당하기는 합니다만, 연락이 닿아 확인해본 결과 국내 정식개봉시의 상영본은 삭제되지 않은 128분 버전을 상영할 것이라고 합니다. (글 참조) 그래도 혹시 몰라서 적는데, 수입사의 어떤 금전적인 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 관객인 저는 모르겠습니다. (신경 써야 하는 이유도 없긴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식의 가위질은 정당하게 돈을 주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을 기만하고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P.S3 국내에는 오는 4월 9일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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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5 - [잡동사니] - 의심

* 관련해서 연락이 닿아 알아본 결과, 제가 본 것은 5분 가량이 삭제된 버전이 맞습니다. 다만, 국내 정식 개봉시 상영본은 128분의 원래 상영본이 될 것이라 합니다.

어제 "용의자 X의 헌신"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의 소설은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영화에 대한 감상은 추후 감상기에서 적기로 하고, 이 이야기는 영화 내용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시사회 상영 장소와 시간은 스폰지하우스(중앙) 6관, 8시 30분 이었습니다. 종로 쪽에서 집에 오는 버스 막차의 통과 시간이 대략 10시 30분 경.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영화 상영시간은 128분. 버스는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사회 같은 경우에도 딱 정시에 시작하는 경우는 없고 알려진 시간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하는 편입니다. 시작시간은 8시 31~2분 경.

영화를 보면서 줄곧 이상하게 느낀 것이 한 시퀀스에서 다음 시퀀스로의 전환과정에서의 편집이 매끄럽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일부 전환 과정에서는 소리가 씹히기도 하며, 때로는 그 넘어가는 사이에 순간 다른 장면이 보이기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뭐, 그것이야 아주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으니 일단 지나쳐봅시다.

영화가 끝난 후, 음악과 함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갑니다. 엔딩 크레딧도 끝나고 영화가 종료됩니다. 상영 중에 꺼두었던 핸드폰을 켭니다. 시간은 10시 33분.

영화의 런닝타임은 122분. 엔딩 크레딧 시간을 포함 안해서 영화 런닝타임이 짧게 표기되는 일은 종종 있습니다만 이것은 실제 런닝타임이 표기된 시간보다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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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분히 예민한 반응일 수도 있지만, 요즘 세월이 좀 수상찮아야지 말입니다. 최근의 "블레임 : 인류멸망2011" 이나 "킬러들의 도시" 같은 경우 때문에라도....

단순한 의심이긴 한데...에이~ 설마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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