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부활"은 나평안과 조조의 손녀 조영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서 조자룡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조자룡의 등장과 활약, 그로인해 얻은 명성. 그리고 그의 노년의 최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조자룡의 활약은 눈부십니다. 아두를 구한 장판파 전투나, 후반의 봉명산에서의 전투 등. 중국 특유의 무협스러운 모습이 보이기는 합니다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삼국지" 속의 거물급 명장의 실력이라고 본다면 그런 허풍은 눈감아 줄만합니다. CG와 물량공세를 적절히 사용한 스케일도 괜찮은 편이구요.
문제는 흐름입니다. 영화는 단순히 조자룡의 삶을 쫓기만 합니다. 그냥 그런 일대기 같은 모습일 뿐 조자룡이란 인물의 개인적 면모를 크게 조명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거기에 너무 뻔한 배신 끝에 최후에 '인생무상'이라는 네 글자를 스크린 가득 채우며, 적진을 향하는 조자룡. 그간의 이야기 속에서는 마지막의 그런 감흥을 크게 다가오게 할 요소가 부족합니다. 그렇다보니 사실 그런 마무리가 심하게 쌩뜽맞은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죠. 어차피 큰 각색을 취하고, 가상의 인물까지 투입한 마당에 이런 식의 이야기는 실망을 자아낼 뿐입니다.
주연인 조자룡 역을 맡은 유덕화는 말그대로 멋있습니다. 게임 "삼국지"에서 꽃돌이로 보이는 조운의 모습에 '꽃돌이 중년'(?) 유덕화의 모습이 겹쳐지는 느낌이랄까요. 나평안을 맡은 홍금보는 그다지 비중이 없는 편이고, 조영 역을 맡은 매기큐는 그 이국적인 외모가 조금 어색해보입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이런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모두 평면적이고, 단선적인지라 인물의 매력도는 그다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차라리, 잠깐 등장하는 제갈량에게 더 관심이 간달까요..(두 영화적인 연계성은 전혀 없으나, "적벽"에서는 제갈량을 조금 더 볼 수 있겠죠?)
가장 먼저 적었지만, 이 영화는 원 "삼국지"의 내용은 잊으시고, 유덕화의 멋드러진 모습에 취해 보시면 됩니다. 깊은 생각은 하지 마시구요~
P.S 그런데, 부제가 왜 "용의 부활"인지...설마, 그냥 이름때문에...
P.S2 개봉일은 오는 4월 3일입니다.
유덕화
- [리뷰] 삼국지 - 용의 부활 (Three Kingdoms: Resurrection Of The Dragon, 2008) 2008.04.01 10
- [리뷰] 명장 (The Warlords, 2007) 2008.02.01 12
[리뷰] 삼국지 - 용의 부활 (Three Kingdoms: Resurrection Of The Dragon, 2008)
[리뷰] 명장 (The Warlords, 2007)
힘든 전투 끝에 그들은 점차 큰 세를 이루지만 나아갈수록 그들의 이상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갈등은 피로 맺었던 형제의 의까지 져버릴 지경에까지 이릅니다. 영화는 이런 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로 이어지는 캐스팅도 눈에 띄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전투 장면입니다. 그간에 중국의 이런 류의 시대극에서는 와이어를 이용한 화려한 액션이 주를 이루었지만, “명장”은 전장의 그대로를 보여주려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산’군이 첫 승리를 거두는 서성 전투인데, 마치 “브레이브 하트” + “라이언일병 구하기”를 연상시키는 이 전투는 중국 영화에서만 가능할 수 있는 대량의 인원동원으로 그 스케일을 한껏 더 배가시키며 전장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는 듯 과감하고 처참한 전투의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이런 전투를 계속 거치며 승리하지만, 그럴수록 그들의 눈에서 보이는 것은 승리자의 그것이 아니라 패배자의 절망과 후회입니다.
영화의 시작에도 나왔지만, 이 때의 혼란으로 2차 세계대전 사망자보다도 많은 7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런 가혹한 현실에서 승리는 말 그대로의 올곧은 승리일리 없을 것이며, 이상이란 그런 혼란한 현실에서 부질없는 허상일 것입니다. “명장”은 그런 아픔을 묵묵히 그리고 때로는 잔인하게 담아내는 전투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