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작년 이즈음, 여느때처럼 해외 영화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가 선댄스영화제서 상영된 이 영화에 대한 호평들을 보았습니다. 애초에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인 조셉 고든-레빗과 조이 데샤넬이 주연하는 영화라 눈에 갔지만, 그 호평들을 보자하니 과연 어떤 영화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갔습니다.

그리고 그 때로부터 1년 후 그 영화를 봤습니다. "500일의 썸머"는 (남자라면) 누구나 겪는, 그런 보편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나레이션을 통해 그것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그런 사랑 이야기를 머리 속 가득 헝클어진 기억의 파편들처럼 비순차적으로 섞어놓으면서도 또한 그런 조각난 파편들이 나름의 흐름을 갖추며 이어져나가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기억, 나쁜 기억 그렇게 머리 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것이 바로 지난 사랑입니다. 대부분의 헐리우드 로맨틱 코메디물이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갈등을 빚지만 결국은 Happily ever after 로 마무리 되는 공식을 따른다면 이 영화는 그 지점에서 통상적인 로맨틱 코메디물과 궤를 달리합니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남자 톰 헨슨(조셉 고든-레빗 분)은 운명적인 사랑 따위는 환상이라 믿는 여자 썸머 핀(조이 데샤넬 분)에 첫눈에 반하고, 그 둘은 사랑에 빠집니다. 그런 그들의 좋았던 기억, 그리고 권태기의 기억들은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집니다. 톰의 가슴 떨림, 그리고 톰의 절망은 지극히 평범한 치수(?)의, 그러면서도 독특한 썸머를 통해서 보는 이들의(적어도 남자들의) 머리 속 또다른 썸머와의 기억을 끄집어냅니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남자가 여자를 만나고, 남자와 여자가 헤어진다는 이야기의 보편성(우리 모두는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보편적이고 평범한 만남과 이별, 그 500일의 이야기는 특별해집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특별함에 의미를 두지 말라합니다.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을 것 같은, 그 특별하다 생각하는 우리네들의 그 날들이 돌아보면 각자 인생 수만일 중의 하루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자연스러운 일상이라고 말입니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이 영화가 마치 사랑에 대해 냉소적일 것이라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물론 그것은 아닙니다. 사랑은 운명이다라는 것만을 믿고 하나의 사랑에 집착하기보다는 지나간 사랑은 지나간 사랑으로, 사랑은 운명이되, 그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따스한 희망의 메세지를 던져주는 것이 바로 이 영화입니다. 톰은 그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알아야겠죠.

뮤직비디오 출신 감독답게 마크 웹은 비쥬얼인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영화의 감각적인 기호와 호기심을 증폭시킵니다. 뮤직비디오 출신 감독들이 내러티브에 있어서의 취약성을 종종 드러내고는 하는데, 시간상으로 분절된 이야기를 연결해나가는 시나리오의 특성인지 몰라도, 그런 면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특성이 마크 웹이란 감독에게 잘 부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이터널 선샤인"의 미쉘 공드리가 떠오르는데, 이후 미쉘 공드리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들이 기대치에 못미쳤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마크 웹에 대한 평가는 적어도 차기작까지는 지켜봐야 할 듯도 싶습니다. (발표된 바로는 "스파이더맨" 시리즈 리부팅작의 감독으로 내정되었습니다.)

골든 글로브 코메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조셉 고든-레빗은 노미네이션에 그친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입니다. (골든 글로브가 흥행성에 더 비중을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의 연기가 당연히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브릭"에서 처음 본 이후 눈 여겨 보고 있는 배우인데, 인디영화와 블럭버스터를 넘나드는 그의 필모는 꽤나 흥미롭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까지 그를 택한 걸 보면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우리의 썸머, 조이 데샤넬은 어쩌면 연기적인 부분보다는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주는 신비함으로 기억되는 배우로, 이 영화에서도 역시 그런 그녀의 이미지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해프닝" 같은 거 찍지 말아요. 하한선은 "예스맨" 정도로.) 비록 우리 모두에게 비수를 꽂은 썸머이지만 조이 데샤넬이 사랑스럽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처럼 누구나 사랑을 합니다. 톰이 느낀 썸머와의 관계는 500일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일자는 의미가 없습니다. 각자가 채워야 할 숫자니까 말입니다. () Days of Summer. 자 여기에 빈칸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썸머와 채웠던 날들, 그리고 어텀과 함께할 날들을 하나씩 카운팅해보세요.


조이 데샤넬

헐리우드 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예스맨", "500 데이즈 오브 서머"의 조이 데샤넬이 나탈리 포트만, 대니 맥브라이드, 제임스 프랑코가 출연하는 코메디 영화 "유어 하이니스"(Your Highness)에 캐스팅되었습니다.

"파인애플 익스프레스"의 데이빗 고든 그린이 연출을 맡은 "유어 하이니스"는 게으르고 거만한 왕자(대니 맥브라이드 분)가 아버지의 왕국을 구하기 위한 퀘스트 수행을 그의 영웅스러운 동생(제임스 프랑코 분)가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탈리 포트만은 대니 맥브라이드가 분한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맡았으며, 조이 데샤넬은 제임스 프랑코가 분한 왕자의 순결한 신부 역을 맡았습니다.

"유어 하이니스"는 이번 달부터 북아일랜드에서 촬영에 들어가며, 2011년 개봉 예정입니다.


"예스맨"의 주이 디샤넬과 "브릭"의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메디 "500 데이즈 오브 서머"(500 Days of Summer)의 포스터가 공개되었습니다.

일단, 정식포스터는 아니구요, 배급사인 폭스 서치라이트가 이 중 어떤 포스터가 가장 나은지 온라인 유저들에게 판단을 내려, 투표해달라고 공개한 포스터들입니다. 현재는 투표가 종료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아래 네 장의 포스터 중 어떤 포스터가 가장 나은신지요?
영화는 진실한 사랑이 존재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 여자 서머(주이 디샤넬 분)와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남자 톰(조셉 고든 레빗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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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데이즈 오브 서머"는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마크 웹이 연출을 맡았으며, 지난 2009 선댄스 영화제에서 선 보인 후 호평을 받았습니다. 정식 개봉일은 북미기준 7월 24일입니다.


"예스맨"의 주이 디샤넬과 "브릭"의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메디 "500 데이즈 오브 서머"(500 Days of Summer)의 정식 극장용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는 진실한 사랑이 존재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 여자 서머(주이 디샤넬 분)와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남자 톰(조셉 고든 레빗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500 데이즈 오브 서머"는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마크 웹이 연출을 맡았으며, 지난 2009 선댄스 영화제에서 선 보인 후 호평을 받았습니다. 정식 개봉일은 북미기준 7월 24일입니다.


"데어 윌 비 블러드"의 폴 다노와 "예스맨"의 주이 디샤넬이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메디 영화 "자이갠틱"(Gigantic)의 포스터가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매트리스 상점 직원 브라이언(폴 다노 분)은 헤리엇(주이 디샤넬 분)이라는 여성과 만남을 가져보려는 중에 중국에서 아기를 입양하려고 하는데, 그 때한 부랑자가 그들을 죽이려고 합니다.

자이언틱

"자이갠틱"은 북미기준 2009년 봄 개봉 예정입니다.


"예스맨"의 주이 디샤넬과 "브릭"의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메디 "500 데이즈 오브 서머"(500 Days of Summer)의 예고편이 폭스 서치라이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는 진실한 사랑이 존재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 여자 서머(주이 디샤넬 분)와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남자 톰(조셉 고든 레빗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500 데이즈 오브 서머"는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마크 웹이 연출을 맡았으며, 현재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2009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정식 개봉일은 북미기준 2009년 7월 24일입니다.

예스 맨
짐 캐리의 신작 "예스맨"을 접하기 전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의 이전 출연작인 "라이어 라이어" 였습니다. "라이어 라이어"에서는 아들의 기도로 '거짓말'을 못하게 되었다면, 이번 "예스맨"에서는 한 강연회를 계기로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Yes!' 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한다는, 그래서 다분히 현실성을 띄게 되었다는 것이 좀 다른 점입니다. 현실적. 주체할수 없는 비현실적인 안면근육의 움직임으로 우리에게 폭소를 자아냈던 짐 캐리의 코메디 신작은 현실적입니다.

아내와 이혼 후, 많은 것이 달라진 은행 직원 칼 엘런이 짐 캐리가 분한 역할인데, 그는 이혼 후 주변사람들과 어울리기도 꺼려하고 혼자 있기 좋아하는 성격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한마디와 이전에 알고지내던 사람의 추천으로 한 강연회에 가게 된 칼은 그 곳에서 그간의 그의 생활패턴을 바꾸고자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간의 부정적인 마음가짐과 비사교적인 모습을 지우고 만사에 'Yes'를 외치는 긍정의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면서 그는 새로운 여자친구도 만나게 되고, 그의 생활도 점차 나아집니다.

"예스맨"은 영화를 보기 전에도 대략 어느 정도 이야기의 줄거리가 예상될 정도로 어쩌면 뻔한 이야기입니다. 무조건 'Yes'만을 외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상황들로 인한 코믹함과 결국은 무조건 'Yes'라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사람을, 그리고 생활을 바꾼다는 결론까지 말입니다. 고된 생활과 스트레스로 지치고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긍정의 힘을 통한 즐거움을 주겠다는 것이 이 영화의 모토입니다. 영화에서 긍정을 통한 결과는 전적으로 좋은 결과만을 낳고, 모토대로 즐거움을 줍니다.

주제나 이야기 면에서의 식상함을 가벼운 즐거움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은 전적으로 짐 캐리의 몫입니다. 짐 캐리가 우리의 기억 속에 박혀있는, 그런 폭발적인 웃음을 이 영화에서 선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존재 자체로도 이 영화를 유쾌하게 굴러가게 할 정도로 그는 자기 몫을 충실히 합니다. "해프닝"에서는 영 안 어울리는 모습으로 극을 망쳤던 주이 디샤넬은 그녀의 오묘한 눈동자가 보이는 그것만큼이나 이 영화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을 선보입니다. 이들 주변의 인물들이 간간히 선보이는 웃음도 양념으로 적당하고 말입니다. "브레이크업 - 이별후애"에 이어서 페이튼 리드는 일상적인 현실 속의 가벼운 웃음을 다루는 데에 재주가 있어보입니다.

어쩔 수 없이 뻔한게 최대 단점이지만, 짐 캐리의 엉덩이를 보며 이 팍팍한 현실에서 잠깐 웃음을 지어보일 수 있기에, 어쩌면 이 영화는 그 역할을 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짐 캐리 주연의 영화, "예스맨"(Yes Man)의 새로운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는 데니 월래스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평생을 'No'라고 대답하던 사내가 한 강연회에 참석한 후에 마음을 바꾸어 모든 일에 대해 'Yes'라고 말하기로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예스맨"은 "브링 잇 온", "다운 위드 러브", "브레이크업 - 이별후애"를 연출한 페이튼 리드가 감독을 맡았으며, 국내에는 오는 12월 18일 개봉예정입니다.


해프닝
저는 영화 관람 후, 그 영화의 감상기를 거의 다 올리는 편입니다. 개중에 몇몇 올리지 못한 것들의 경우는 우선 시간이 없어서 작성을 못하고 시기를 놓친 경우가 하나, 아니면 정말 극도의 실망감에 다시 머리 속에 떠올리기 조차 싫어서 상종을 안하게 되는 경우가 하나가 있습니다. 전직 '낚시의 제왕', '반전의 마술사', M. 나이트 샤말란의 신작 "해프닝"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영화 본 직후에 제가 이렇게 서둘러 글을 남기는 이유는 지금 아니면 아예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려 노력하다가 작성을 안 할 것 같아서입니다. 또한 그것을 우려한 이유는 이 글을 보실 분들 중에서 혹여나 이 영화 관람을 마음에 두신 분이 있다면, 그 마음을 돌리고픈 마음 때문입니다.

"해프닝"은 미스테리스러운 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 뉴욕 센트럴 파크 한가운데 부터 발생한 이상한 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뭐, 당한다기보다는 스스로 자살을 해버리는 것이니...) 이 이상 현상은 점차 범위를 넓히며 퍼져나갑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이 죽음의 공포를 피해서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피난처를 향합니다.

이 영화는 총체적인 문제점을 두루 갖고 있습니다. 낚시스러운 오프닝을 뒤로 하고 한없이 늘어지고 지루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중반부,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장난이었다는 듯이 경악을 금치 못할 분노를 자아내는 어처구니 없는 마지막 마무리. 거기에 여주인공인 주이 디샤넬을 비롯한 전 출연진들의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연기까지 더해지면 애초에 볼거리 없는 시나리오의 문제점에 감독의 디렉팅 능력 등 전방위에 걸쳐 그 책임의 화살이 돌아갑니다. 즉, 시나리오에 연출까지(거기에 제작도 참여) 맡은 샤말란의 종말을 이 영화 하나로 보실 수 있다는 것이죠.

올 한해 많은 영화들을 봤지만, 혹여나 최악의 영화를 누군가가 묻는다면 전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이 "해프닝"을 꼽겠습니다. 예전 딴지일보 식으로 '현시간부로 쉣 무비 경보령이 내려졌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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