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상반기

원래 이런건 연말에 할려고 했는데, 올 상반기에 작년한해 본 영화보다 많은 영화를 본지라 하게 되었네요. 이름햐야 2008년 상반기 스테판's Best&Worst Movies 라고..쿨럭..

뭐, 별거는 없습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상방기 동안 정말 괜찮았다라는 작품들, 이건 심하게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작품들을 나열하는 글입니다. 선정후보작들은 2008년 상반기에 제가 극장에서 본 영화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 중에서 "말타의 매", "미션", "킹콩" 등과 같은 특별 상영형식으로 재상영된 경우와 워크프린트 버전으로 본 하반기 개봉예정 한국영화 두편은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위의 총 93편이 대상입니다.

먼저 Wosrt 6 입니다.(..왜 6편이냐구요? 3편/5편인 일반적인 선정수에 대한 나름의 파격?!은..아니고, 그냥 이유없어요~)

Worst

표기 순서는 개봉일 순입니다.

10,000BC
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 스티브 스트레이트, 카밀라 벨, 클리프 커티스

부활의 낌새를 보이던 롤랜드 에머리히, 헐리우드의 심감독으로 전락하다

숙명
감독 : 김해곤
출연 : 송승헌, 권상우

일본 아줌마들을 위한 영화

88분
감독 : 존 애브넷
출연 : 알 파치노

"의로운 살인"까지 심히 불안해진다

가루지기
감독 : 신한솔
출연 : 봉태규, 김신아

영화도 제목따라 간다. 아주 풍비박산을 내는구나.

해프닝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 마크 월버그, 주이 디샤넬

디즈니가 씹다버린 껌딱지.

연공 *국내 미개봉작입니다. 시사회로 접한..
감독 : 이마이 나츠키
출연 : 아라가키 유이, 미우라 하루마

한류의 악영향인가. 구태의연한 한국 트랜디드라마의 클리셰 모음집

이어지는 Best 6입니다.

Best

표기 순서는 개봉일 순입니다.

클로버필드
감독 : 맷 리브스
출연 : 리지 캐플란, 제시카 루카스, T.J. 밀러

잊지 못할 사운드. 내가 바로 그 현장에 있다

추격자
감독 : 나홍진
출연 : 김윤석, 하정우

한국영화에서 간만에 느껴보는 떨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감독 :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이 한마디만. 코엔 형제의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
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 다니엘 데이-루이스, 폴 다노

자본과 신앙. 그 끝없는 욕망의 어두운 하모니

아이언맨
감독 : 좀 파브로
출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테렌스 하워드, 제프 브리지스, 기네스 팰트로우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탄생을 알린 유쾌한 히어로물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해리슨 포드, 케이트 블란쳇, 카렌 알렌, 샤이아 라보프

나이가 들어도 녹슬지 않은 존스 박사. 울려라 레이더스 마치여

상반기도 이제 끝나가고, 이제는 하반기를 준비할 때이지요. 개인적인 하반기 기대작들입니다.

하반기 기대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개봉일 : 7월 17일
감독 : 김지운
출연 :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김지운 감독의 장르실험. 그 돈에, 그 배우에.. 과연 결과는?!

월-E
개봉일 : 8월 7일 (북미 - 6월 27일)
감독 : 앤드류 스탠튼

2008년 첫 퍼펙트한 작품, 픽사 역대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월-E"...국내에는 8월이나..

다크나이트
개봉일 : 8월 7일 (북미 - 7월 18일)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 크리스챤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남은 한해 단 한편의 영화만 보라고 한다면...바로 이 영화!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개봉일 : 8월 14일
감독 : 류승완
출연 : 임원희, 공효진, 박시연, 류승범

'유언치곤 꽤 지루하구나. 오늘 네놈에게 오동나무 코트를 입혀주마'..이번에도 과연?!

헬보이 2 : 골든 아미
개봉일 : 9월 중 (북미 - 7월 11일)
감독 :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 론 펄먼, 셀마 블레어

길예르모 델 토로의 상상력. 그에 대한 기대감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개봉일 : 국내 미정 (북미 - 12월 19일)
감독 : 데이빗 핀처
출연 :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기이한 이야기, 화려한 배우들, 그리고 데이빗 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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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영화 "추격자"(The Chaser)가 미국 워너브라더스에 리메이크 판권을 100만달러에 파는 조건으로 판매가 성사되었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외에도 박스 오피스 보너스, 전세계 흥행 수익 분배 등의 좋은 조건이었다고 하는군요.

이 소식은 현재 여러 해외 웹진에서도 보도하는 등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세븐데이즈"의 리메이크 판권 팔렸을 때는 별 이야기 없었고, "괴물2"의 작가가 정해졌을 때는 소식이 보이더군요.)

그 중 헐리우드 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킹덤 오브 헤븐", "디파티드"의 각본, 각색을 맡았으며, "디파티드"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윌리엄 모나한이 각본가로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너무도 유명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추격자"의 엄중호(김윤석 분) 역의 물망에 올라 있다고 합니다.

김윤석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작 자체가 정확히 확정된 것도 아닌 상태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라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저 정도 무게의 배우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상당히 좋네요. 그나저나 "올드보이"도 그렇고 무언가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는 제작 관련 소식도 뜸해지고 그러면서 잊혀지는 것들도 있는데... "추격자"는 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첫 장편데뷔작 "추격자"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300만명이 넘는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2008/01/31 - [Movie/Review] - [리뷰] 추격자 (2008)

추격자
엄중호(김윤석 분)는 전직 경찰이었으나 뒷돈을 받은 일로 옷을 벗고 지금은 보도방 업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 그런 그가 관리하는 아가씨들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고, 그는 그저 돈떼먹고 도망갔다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보도방 자체가 불법이다 보니 경찰에 신고해서 찾을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사라진 아가씨들이 ‘4885’라는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한 손님에게 불려 나간 후,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때 마침 미진(서영희 분)이 그 손님에게 불려나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중호는 ‘4885’ 그 놈이 자기가 관리하는 애들을 다른 곳에 팔아넘겼다고 생각하고는 그 녀석을 찾으려고 합니다. 우연히도 그 녀석을 잡아다가 같이 파출소에 가게 되지만 미진이 간 곳은 알 수도 없고, 지영민이라는 이 녀석이 갑자기 자기가 여자들을 죽였다고 자백합니다. 중호는 영민이 미친 척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날 저녁 벌어진 서울시장을 향한 오물투척으로 시끄러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경찰은 영민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서로 인계해 갑니다. 경찰은 영민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서는 그에게 이리저리 휘둘리지만, 영장이 없이 체포한 관계로 증거를 찾아 그것을 받지 못한 채 12시간이 흐르면 그를 내보내야 합니다. 이때까지 미진을 찾아 헤매던 중호는 영민이 살인범임을 알게 되고, 다시 영민을 쫓습니다.

지난 해 한국영화에는 스릴러 장르의 붐이 일었습니다. “리턴”, “검은집”, “세븐데이즈”, “우리동네”, “가면” 등. 그리고 올해의 “무방비도시”까지. 많은 스릴러 장르의 영화들이 만들어졌지만, 사실 호응을 얻었던 것은 “세븐데이즈”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 “추격자”는 어떨까요?

“추격자”는 처음부터 범인이 지영민이란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는 “우리 동네”와 비슷할 수 있지만, “우리 동네”를 포함한 영화들이 그러했던 것과 같은 과거에 얽힌 비밀은 없습니다. 영화는 현실만을 직시합니다. 과거를 동반해서 각각의 인물들에 동기를 부여하고, 정당성을 주장하거나 범인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려하지 않습니다. 영민은 그저 연쇄살인범일 뿐이지 그의 범행 동기나 그를 그렇게 만든 과거의 일, 이유 따위는 중요하지가 않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인 살인범. 그게 지영민의 전부입니다.

그런 영민에 비해 영화는 적어도 중호는 전직 경찰이라는 것은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관객도 영민보다는 중호에게 집중하기 조금은 더 수월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그는 선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인물인지라 관객이 그런 캐릭터를 접할 때 일종의 심리적 거리감이 들게 됩니다. “세븐 데이즈”의 비리 형사 김성열이 유머러스한 대사와 능글맞은 태도로 그 거리감을 극복했다면 중호는 어둡고 거친 캐릭터는 그대로 두고, 외적인 문제를 통해 그를 해결합니다. 무능력해보이기까지 하는 경찰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권력 앞에서 비굴해지고, 지영민의 말 한마디에 놀아나고 책임을 회피하는 공권력의 모습은 실망감으로 다가오고, 그에 반해 끊임없이 돌진하는 저돌적 중호의 캐릭터는 관객의 마음 속 벽을 허물고 다가옵니다. 그에 더해 미진의 딸과의 만남은 그에게서 약간의 선한 면도 드러내 보이면서 선함과 악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로 다시금 그려지게 합니다. 처음에는 외부적인 다른 장치를 통해서였다면 나아가면서 그에 더해 캐릭터의 성격으로도 관객들을 끌어 당기는 것입니다. 일종의 안티 히어로 같은 모습이랄까요.

이 영화의 매력은 중호의 캐릭터의 특성과 같은 지점에서 나옵니다. 저돌성. 흐지부지하고 걸리적거리는 내용 없이 오로지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위에도 언급했던 지리한 과거의 설명도 없고, 마치 그것이 영화의 모든 것인 양 목숨 거는 반전도 없습니다. 그저 나아갈 뿐입니다. 그 저돌적인 시원함 속에서 중호가 가진 그 팽팽한 긴장감처럼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최대 매력이자 미덕입니다.

추격자

거기에 더해, 이 영화 속 배우들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중호를 연기한 김윤석은 이미 “타짜”에서 적은 분량이었지만 악독한 카리스마로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추격자”에서 그는 영화 내내 “타짜” 아귀 이상의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입니다. 또한, 그와 대척점에 위치한 하정우 역시 지영민이라는 연쇄살인범 캐릭터를 훌륭히 표현해 내었습니다. “추격자”는 근래의 한국 영화 중 배우들의 연기가 가장 눈부시게 빛난 작품일 것입니다.

강하게 밀어붙이던 영화인지라 그에 비해 마지막 결론이 조금 약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매력은 이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합니다. “추격자”는 한국 스릴러 영화에 한 방점을 찍은, 나아가 근래의 전체 한국영화에서도 큰 인상을 주는 작품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무시무시한 장편 데뷔작을 내놓은 나홍진 감독의 이후가 벌써부터 무척 기대가 됩니다.

P.S 정식 개봉일은 2월 14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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