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에 "연공"이라는 일본 영화를 시사회를 통해 봤었드랬습니다. 보고 나서는.. 음.. '충격과 공포'였다랄까요. 대체 왜 이런 영화를 수입해 개봉하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됐었거든요.

지난 주 씨네21를 보니 올 하반기 국내 개봉예정인 외화를 소개해놓은 꼭지가 있더군요. 오늘 하나하나 자세히 넘겨보다보니... "연공"이 "우리 가장 사랑한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10월에 개봉을 하더군요. 소개 내용을 읽다보니 '1200만부의 판매고를 올린 일본의 모바일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이라고 하네요.

역시나...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귀여니' 소설 같은 건가요? 그렇다면 이 영화 내용이 그 모냥인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_-... 혹여라도 그때 시사회를 통해서 보신 분이 계시다면, 이런 제 생각에 크게 동감하실 듯...

연공
그냥 앞에 자잘한 내용 빼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순진한 여학생 미카는 날라리 같은 히로와, 첫만남에서의 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사랑에 빠집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둘의 사랑은 점차 커지지만 2학년인 된 해, 히로는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합니다. 미카는 영문도 모른체, 첫사랑과의 이별을 겪고 아파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 앞에는 어느새 히로와는 반대 이미지를 가진 부드러운 남자 유가 등장합니다. 그렇게 유와 새로운 사랑을 하지만, 미카는 왜 히로가 자신을 그렇게 떠났는지... 그 진실을 알게 됩니다.

...솔직히 이쯤 되면 왜 히로라는 녀석이 미카를 떠났고, 그 진실을 알게 된 미카가 어떻게 행동할지 짐작이 되지 않으십니까? 예, 저 녀석 3개월 남았데요. 정말 설마,설마 했는데 그대로 맞아떨어지더군요. 영화는 이런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진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억지스런 각종 사건과 존재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들을 간신히 끼워맞춰가며 굴러갑니다. 정말 그걸 보는 것 자체가 불안하달까요. 이것이 문제인지 배우들의 연기 역시 한없이 볼품없습니다. 히로 역을 맡은 미우라 하루마의 연기는 때때로 분위기와 전혀 걸맞지 않는 방향으로 튀면서, 이 영화가 혹시 일부러 코메디를 지향하고 만든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거기에 자막 번역에 있어서 뜻은 맞을테지만 그 말의 종결어미 등이 어색하게 사용되면서 진지한 장면을 또 한번에 코메디로 전복시켜버립니다.

정말 뭐라 입에 담을 수 없는 영화입니다. 대체, 이 영화의 수입사는 무엇을 믿고 이 영화를 수입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인지도 있는 영화에 끼워팔기 식으로 들어온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네요.

P.S1 ....영화 후반부에는 순간 오우삼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뜬금없이 거기서 비둘기가 왜?!
P.S2 ....마지막에는 정말 이제 좀 죽어버려! 라고 속으로 외쳐댔습니다...
P.S3 시사회로 접했는데, 개봉일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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