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핀토

이 소식은 말그대로 가쉽임을 미리 상기시켜드립니다. 영국 타블로이드 "더 선"에 의하면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여주인공인 프리다 핀토가 007 시리즈의 23번째 작품인 "본드23"(가칭)의 본드걸에 캐스팅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핀토는 이전 "퀀텀 오브 솔러스"의 캐스팅 단계 때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당시는 007과 사랑을 나누는 역으로 너무 어리다고 판단되었다고 합니다.

"더 선"은 얼마전에 대니 보일이 "본드23"의 감독에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는데, 정작 대니 보일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언제나 제임스 본드 영화들을 즐겨왔다. 하지만 내가 본드 영화를 연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왔는지 모르겠다.' 며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더 선"은 그럼에도 여전히 대니 보일이 "본드23"의 유력한 감독후보로, 만약 그가 감독직을 맡게된다면 핀토의 본드걸 캐스팅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 보도했습니다.

대니 보일이 영국&미국아카데미를 휩쓰니 조국 영국에서는 이렇게 반겨주는구나(?) 라고 생각하시고, 가볍게 넘기시면 될 소식입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돈 앞에서 결국은 그 얕은 우정의 깊이를 들어내고야 마는 인간의 속성을 보여준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와 희망없고 목표없는 청춘군상들의 삶을 그린 "트레인스포팅". 이 두 편으로 대니 보일은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 후 "비치"와 "28일 후", "선샤인"으로 이어진 그의 필모그래피가 닿은 곳은 뜻 밖에도 인도의 빈민가입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비카스 스와루프의 장편소설 "Q&A"를 "풀 몬티", "미스 페티그루의 하루"의 사이몬 뷰포이가 각색하고, 대니 보일이 연출을 맡은 영화입니다. 원작은 '람 모하마드 토마스'(라는 3개 종교의 이름을 가진)라는 소년이 거액의 상금이 걸린 퀴즈쇼에 출연, 답을 맞추게 되는 과정 속에서 현재와 그가 답을 알 수 밖에 없었던 그의 과거 경험담을 오가는 형태로 전개됩니다. 각색 과정에서의 캐릭터의 이름이나 이야기의 변경은 있지만, 영화는 기본적인 원작의 전개과정은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영화는 자말(데브 파텔 분)이 경찰서 취조실에서 갖은 심문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텔레마케팅 회사에서 고작 차 심부름이나 하는 녀석이 2천만 루피가 걸린 퀴즈 대회에서 마지막 한 문제를 앞두고까지 다 정답을 맞춰오니, 한쪽에서는 자말이 속임수를 쓰는지 의심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말은 그 곳에서 그런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심문 끝에도 자말은 자신은 답을 다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하고, 경관은 녹화된 비디오를 보여주며 어떻게 그가 답을 알아냈는지 알아내려 합니다.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도 올랐던 'O Saya'와 함께 어린시절의 자말과 그의 형 살림이 보입니다. 비행장에서 놀고 있던 자말, 살림, 그리고 아이들은 주둔하던 군인들에게 쫓기면서 빈민촌 구석구석을 달립니다. 대니 보일 자신의 "트레인스포팅"의 오프닝을 연상케 하는 이 영화의 오프닝 장면은 "트레인스포팅"과 마찬가지로 영화가 보여 줄 핵심을 드러냅니다. "트레인스포팅"의 그 모습이 훔치고, 사기치고, 더이상 망가질데가 없을때까지 망가지기 위해 달리는 청춘들의 모습이었다면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빈민가 골목을 이리저리 누비는 아이들의 모습은 바로 그 빈민가를 벗어나고픈 욕망의 또다른 표현이자 다닥다닥 붙어있는, 마치 우리네 과거 판자촌과 같은 인도 빈민촌의 모습을 잡는 부감샷은 그럼에도 그 곳을 벗어나지 못하는 하류층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빈민촌에서 벗어나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요?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신께서 운명지어주신 것과도 같은 기적.

영화는 퀴즈쇼에서 자말이 문제 하나하나를 맞이할때마다 그 문제의 답을 알게된 과거를 불러냅니다. 꼬맹이 시절 한 유명 영화배우의 팬이기도 했던 자말, 처음으로 타지마할을 보게 된 자말, 퀴즈쇼에 출전하기로 마음먹은 자말 등. 문제의 답은 모두 그의 삶 속에 있었습니다. 많은 부를 가지고,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한 빈민층 소년의 삶 속에 그 모든 문제의 답이 들어있었습니다. 답을 포함한 자말의 삶 속에는 인도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타지마할 주변에서 관광객의 가이드를 하던 중, 자리를 비운 사이에 관광객의 차가 다른 아이들에게 털리자 자말은 곤경에 처합니다. 그러자 그는 말합니다. '진짜 인도를 보고 싶다고 했죠? 이게 진짜 인도예요.' 영화는 자말의 과거를 통해 인도의 실제 모습을 담으려 합니다. 그리고 그 것을 통해 인도 빈민가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비인간적이고, 비양심적인 현실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런 막막만 현실에도 한줄기 희망은 있으니, 영화에서는 자말의 어릴 적 친구이자 그가 평생을 바라보는 소녀 라띠까(프리다 핀토 분)를 그 희망으로 내세웁니다. 자말은 라띠까를 위해 퀴즈쇼에 나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그것이 자말을 지금까지 살아숨쉬게 하는 이유입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영화는 경쾌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편집과 촬영에 국내에는 "춤추는 무뚜"로 알려진 A.R. 라만의 곡이 더해져 어두운 현실의 그늘이 드리워질지라도 일관된 흥을 잃지 않습니다. 영화는 따뜻하고 즐겁고, 감동적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존재합니다. 영화의 즐거움은 중반부까지는 유효합니다. 후반에 들어서 라띠까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영화는 상투성이라는 늪에 빠집니다. 물론, 이 영화의 결말은 애초부터 누구나 예상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런 예상가능한 결말일지라도 그 목적지를 향한 여정을 어떻게 꾸리느냐에 따라 너무도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은 낯설지만 그렇기에 더 새롭고 매력적인 음악과 그만큼 이색적인 인도의 모습, 그리고 그것을 담아내는 화면과 편집이 눈을 사로잡긴 하지만,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후반부의 이야기와 몇몇 연출은 지나친 진부함을 자아냅니다.

해외에서는 이 영화를 통해 대니 보일을 '디켄지언(Dickensian, 찰스 디킨스 애호가)'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이 영화를 두고 인도판 "올리버 트위스트"라고도 합니다. 그 말은 어쩌면 정확합니다. 자말의 삶을 통해 드러난 현실의 모습과 큰 부와 함께 행복을 누리는 주인공으로 마무리하는 이야기는 정확히 일치합니다. 동화 속 해피엔딩이 주는 매력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원하는 그런 삶을 꿈꿀 수 있게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환상의 잔영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그 잔영을 붙들기 위해 너무 안일하게 달려들었습니다. 이 영화가 가진 전체적인 매력을 생각한다면 그 모습은 단연 '추락'에 가깝습니다. 꿈을, 환상을 좇는 모습이 오히려 그 환상을 깨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그리는 그 꿈의 정체가 단순히 일확천금을 통한 일종의 신분상승으로의 귀결이라고 봤을때 그 실망은 더욱 커집니다.

국내 상영본에는 영화가 시작하기전 아카데미 시상식,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비롯, 각종  영화제 수상, 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내역이 무척이나 길게 나열됩니다. 마치 이런 느낌입니다. '봤지? 이 영화 대단한, 엄청난 영화야.'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재밌는 영화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영화는 아닙니다. 앞으로 대니 보일의 이름 앞에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감독이란 말이 붙을까요? 아니요. 그의 앞에는 여전히 "트레인스포팅"의 감독이란 타이틀이 붙을 것이며, 혹자들은 "쉘로우 그레이브"라는 인상적인 데뷔작으로 그의 이름을 기억할 것입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아니고 말입니다.

P.S 영화에서 인도의 모든 사람들은 자말의 도전에 흥분하고, 그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그의 성공에 다함께 기뻐합니다. 마치, 자기 일처럼. 그가 가진 상징성 때문입니다. 배우지도 못하고, 거리를 전전하던 아이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 성공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자신들도 혹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 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만큼 없는 자들의 성공이 있는자들보다 힘들기 때문에. 우리가 영화를 보며 자말의 성공을 기원하고, 기뻐하고 그것이 큰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진 '개천에서 용 나는' 기적을 바라며 살 수 밖에 없는, 그런 삶의 어딘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현실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꽃가루가 날리는 모습에서도 씁쓸함을 느꼈나 봅니다.

P.S2 원작 소설의 경우도 그리 큰 재미는 못느꼈습니다. 책장을 빨리 넘길 수 있게 해주던 그 속도감 정도.

P.S3 시사회를 통해 미리 접한 영화로, 국내에는 오는 3월 19일 개봉합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총 8개 부문을 휩쓸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더 선'이 전한 소식에 따르면, 영화의 감독인 대니 보일과 주연인 데브 파텔의, 원작과 영화 속의 퀴즈 쇼의 모태가 된 실제 퀴즈쇼 프로그램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 출연에 관한 이야기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둘은 퀴즈쇼에서 상금을 받게 되면 그 상금을 인도의 어린이를 위한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인도의 빈민가 소년이 엄청난 상금이 걸린 퀴즈쇼에 출연해 승자로 등극하는 과정과 정답을 알게 된 소년의 삶을 그린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국내에는 오는 3월 19일 개봉합니다.


"트레인스포팅", "28일 후"의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의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Q&A"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18세의 인도 뭄바이 빈민가 출신의 고아인 자말 말릭으로, 그는 그의 인생 중 최고의 날을 경험합니다. 인도의 모든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그는 인도판 "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미국 ABC 방송국의 인기퀴즈쇼프로그램. 국내에서는 아마 MBC에서 비용 지불하고 포맷을 사와서 "생방송 퀴즈가 좋다"를 만들었었죠?)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2000만 루피가 걸린 하나의 문제를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날 밤 쇼가 중단되고 그는 경찰에 속임수 혐의로 체포됩니다. 길거리의 부랑아나 다름없는 소년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아냐는 것이 바로 그 혐의의 발단입니다. 자말은 그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그와 그의 형이 빈민가에서 자라온 이야기를 합니다. 길거리에서 형제가 함께한 모험, 지역 갱들과의 다툼,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소녀 라티카. 자말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진행될 수록 그의 삶 속에 퀴즈쇼 문제의 해답들이 있었음이 밝혀집니다.

그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형사는 이어서 자말이 큰 돈에 관심이 없음을 알고 이를 궁금하게 여깁니다. 새 날이 밝고, 자말은 다시 퀴즈쇼의 마지막 문제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형사와 6000천만명의 시청자들은 알게 됩니다. 자말이 퀴즈쇼에 나온 이유를. 그는 돈이 아니라 사랑하는 소녀 라티카를 찾기 위해 퀴즈쇼에 참여한 것입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대니 보일과 인도 감독인 러브린 탄단이 공동 연출을 맡았으며, 아닐 카푸르, 이르판 칸 등의 발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합니다. 영화는 북미기준 11월 12일 개봉합니다.

P.S 예고편 전반부에 근래 괜찮게 들었던, 영국 혼성듀오 팅팅스(The Ting Tings)의 "Great DJ"가 흘러나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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